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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음법칙의 페단
주청룡
한국에서는 일부의 소리가 단어의 첫머리에 발음되는 것을 꺼려 다른 소리로 발음되는 두음법칙(‘ㅣ, ㅑ, ㅕ, ㅛ, ㅠ’ 앞에서의 ‘ㄹ’과 ‘ㄴ’이 ‘ㅇ’이 되고, ‘ㅏ, ㅓ, ㅗ, ㅜ, ㅡ, ㅐ, ㅔ, ㅚ’ 앞의 ‘ㄹ’은 ‘ㄴ’으로 변하는 것)을 한글맞춤법에 적용하고 있다. 례하면 래일(來日)이 내일로, 녀자(女子)가 여자로 되는 등이다.
두음법칙을 적용하면 모종방면에서 우점이 있겠지만 필자는 그 우점보다 두음법칙으로 오는 페단이 적지 않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두음법칙의 사용으로 하여 오는 페단들을 보면
(1) 서로 다른 성들사이에 혼돈이 생긴다.
두음법칙의 사용으로 하여 버들 ‘류(柳)', 도끼 ‘류(劉)' 수풀 ‘림(林)', 들보 ‘량(梁)’자의 성을 가진 사람들이 불만이 많다. 두음법칙에서 버들 ‘류(柳)’, 도끼 ‘류(劉)’를 모두 ‘유’라고 부르는데 성씨에는 그러할 ‘유’(兪)도 있다. 그러므로 버들 ‘류’, 도끼 ‘류’가 그러 할 ‘유’와 혼돈하게 된다. 이외에도 두음법칙으로 하여 수풀 ‘림(林)’과 맡 을 ‘임(任)'이 모두 ‘임’으로, 들보 ‘량(梁)’과 백양 양(楊)을 모두 ‘양’으로 발음하여 ‘林’과 ‘任’, ‘梁’과 ‘楊’이 구별이 안 된다.
(2) 한 사람의 성이 경우에 따라 두가지로 된다.
례를 들면 리(李), 류(柳), 림(林)씨 등 성을 가진 아가씨를 부를 때 ‘미스리’, ‘미스류’, ‘미스림’으로 부르는데 이때에는 성이 뒤에 오므로 두음법칙이 적용되지 않아 본래의 한자음대로 리, 류, 림으로 부르고 성이 앞에 올때에는 두음법칙이 적용되므로 이, 유, 임으로 부르게 된다. 이렇게 두음법칙으로 하여 한 사람이 두가지 성을 쓸 경우가 있다.
(3) 친 형제사이에도 서로 다른 성을 가지게 되다.
례를 들면 금강산 리산가족상봉에서 북쪽의 형님은 ‘리’씨인데 남쪽의 동생은 ‘이’씨이다. 분명히 동부동모(同父同母)의 친 형제인데 한국의 두음법칙으로 하여 성이 서로 다르게 된다.
“조선의 태조 리성계가 후손들에게 물려준 성은 리씨인데 너희들은 리성계의 후손이라면서 왜서 성이 이씨냐?”는 우스개 소리도 나온다.
(4) 성명권 침해로 된다.
1996년 10월, 한국대법원에서 사람의 이름 성씨 적기는 두음법칙에 따른다는 내용을 담은 '호적예(례)규'를 발표하여 성씨 사용에서 강제적으로 두음법칙을 적용하였기에 두음법칙으로 하여 성씨가 변화된 사람에게는 성명권 침해로 되였다. 류(柳)씨성을 가진 사람을 비롯한 두음법칙으로 하여 성씨가 변화된 일부 사람들이 우리의 성씨를 돌려 달라는 함성도 있었다. 하여
(5) 자전을 찾기에 불편을 준다.
한글은 표음(表音)문자이기에 뜻을 나타내지 못한다. 그러므로 그 글자나 단어의 뜻을 알기 위해 한자자전에서 표의(表意)문자인 한자를 찾을 때가 있다. 성이 ‘羅(라)’씨인 사람이 두음법칙에 의해 성이 ‘나’씨로 되여있다. 자기의 성을 한자로 찾으려면 ‘나’자로 들어가면 찾을수 없기에 이때에는 ‘라’자로 들어가야 한자 ‘羅’를 찾을수 있다. 얼마나 불편을 주는가?
(6) 두음법칙은 한자어와 한자어단어의 원래의 의미가 상실된다.
한국에서는 두음법칙으로 하여 ‘로인’(老人)’을 ‘노인’이라고 하는데 ‘로인’이란 한자어 늙을 ‘[老]로’자에 사람 ‘[人]인’자를 써서 늙은이, 또는 늙은 사람이란 뜻인데 한자어에 늙을 ‘노’자는 없으므로 ‘노인’이라고 하면 단어의 원 뜻이 상실된다. 또 바깥에 가설한 무대를 한자음대로 하면 ‘로천무대’로 되지만 한국에서는 두음법칙으로 하여‘노천무대’라고 한다, 한자어 원래의 뜻은 드러날 ‘로’(露)자에 하늘 ‘천(天) 자를 써서 하늘이 들어난 무대란 뜻인데 한자어에 드러날 ‘노’자가 없으므로 ‘노천무대’라고 하면 단어의 원 뜻이 상실된다.
한국에서 두음법칙을 쓰는 리유는 우리 말에서 첫소리의 ‘ㄹ’과 중모음(重母音)앞에 ‘ㄴ’가 오면 발음하기 바쁘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두음법칙으로 쓰이는 말도 기실 전체 우리 겨레들이 다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말이 아니고 일부 지방의 방언에 지나지 않는 것을 두음법칙으로 만들어 한글맞춤법에 적용한것이다 .우리 한겨레인 조선과 중국의 조선족들 그리고 재일동포들은 ‘ㄹ’과 ‘ㄴ’두음을 어려움 없이 발음하고 있다. 습관상의 문제이지 한국에서 말하는 ‘라면(拉麵)’은 ‘나면’이라고 하지 않아도 아주 순통하게 발음되지 않는가? 외국어나 외래어도 순통하게 발음할라니(외국어나 외래어에서는 두음법칙을 쓰지 않고 있다.) ‘ㄹ’과 ‘ㄴ’은 우리말 우리글이기 때문에 발음이 어려울 것 없다. 오히려 두음법칙의 사용은 우리의 발음능력을 퇴화시킨 것이라고 본다.
한국에서는 다년간 두음법칙으로 발음하여 왔으므로 습관이 되지 않아 두음 법칙으로 오는 발음을 한자어의 원 발음대로 하려면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되는데 그렇다면 일부 중국의 조선족들이 왜 무턱대고 한국을 따라배워 많은 페단을 갖고 있는 두음법칙을 쓰는가 하는 것이다. 필자의 견해로는 중국조선족은 반드시 중국조선어언어규범에 따라 두음법칙을 쓰지 말아야 한다고 본다.
흑룡강신문 2010년 4울 1일, 동북아신문 2010년 8월 3일,
중앙인민방송 2011년 10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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