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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제1 도련선(中이 1980년대 설정한 해상 방어선)' 넘는 中해군… 美·日 긴장
남중국해→인도양→서태평양… 군함 3척이 최근 23일동안 누벼
중국 해군이 미군의 독무대였던 태평양에서 새 항로를 개척하며 세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이 13일 보도했다. 시진핑(習近平) 집권 이후 중국은 1980년대 스스로 설정한 해상 방어선인 '제1 도련선(島鏈線·island chain·오키나와~대만~필리핀을 연결하는 선)'을 거침없이 돌파해 미국·일본 등을 긴장시키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중국 남해함대 소속 군함 3척은 최근 남중국해를 지나 인도양으로 가면서 인도네시아 자바섬과 수마트라섬 사이의 순다 해협을 처음 통과했다. 이어 인도양을 돌아 서태평양에 진출할 때는 인도네시아 발리 근처의 롬복 해협과 보르네오 인근의 마카사르 해협을 처음 항해했다. 이 함대는 23일 동안 남중국해→인도양→서태평양을 차례로 누비며 1만4000여㎞에 달하는 원양 훈련을 마치고 지난 11일 귀환했다. 지난달에는 중국과 러시아 해군이 지중해에서 첫 합동 군사훈련을 시행했다. 호주의 아시아 안보 전문가 로리 메드카프는 "중국 해군의 최근 움직임은 갈수록 커지는 중국의 힘을 과시하려는 것"이라며 "동·남중국해를 벗어난 해역(태평양)에서 중국 해군의 존재감은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7월 중국 군함 5척은 일본 홋카이도 부근의 소야(宗谷) 해협을 처음 통과해 서태평양에 진출했다. 당시 중국 관영 매체는 "제1 도련선을 돌파한다는 중국의 오랜 꿈을 실현했다"고 적었다. 그 무렵 중국군 초계기도 오키나와 부근의 미야코(宮古) 해협을 처음 뚫고 태평양 상공을 날았다. 베이징의 군사 소식통은 "방어에 치중하던 중국 해군이 '중화 민족의 부흥'을 내건 시진핑 집권 이후 '대양 해군'의 역량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해군이 약했다. 그러나 패권국으로 등장하려면 과거 영국이나 현재 미국처럼 해군력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는 것이다.
중국은 2012년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遼寧)함 취역을 시작으로 해군력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중국 온라인 매체인 국제재선(國際在線)은 "중국 해군이 2013년에만 28척의 전함과 잠수함을 증강 배치했다"고 전했다. 이 중에는 중국판 이지스함인 '052D급 구축함'과 핵추진 신형 잠수함(094형)도 포함됐다. 이 핵잠수함은 미 본토를 직접 타격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쥐랑-2'를 탑재할 수 있다. 지난달 중국은 랴오닝성 다롄(大連)에서 두 번째 항모를 자체 기술로 건조 중이라는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미국은 중국의 해군력 강화를 경계하고 있다. 미 해군정보처는 최근 미 의회 청문회에서 "중국 해군력이 10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져 서방 해군과 비슷한 수준에 올랐다"며 "미 해군이 서태평양에서 중국 해군과 맞붙을 경우 상당히 조심해야 한다"고 보고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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