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과 발전: 중국조선족 비물질문화유산에 나래를!
전월매(천진사범대학교
지난 10월 26일, 국무원 학위위원회에서는 천진대학에서 신청한 전국 최초의 비물질문화유산학 융합학과(交叉學科) 석사학위과정의 개설을 허가한다고 발표하였다. 이는 2021년 3월 교육부에서 비물질문화유산보호를 대학교 학부학과목의 새로운 전공목록으로 지정한 후의 구체화 작업이며 또한 4월에 국무원 학위위원회판공실에서 내린 <부분적 학위과정에서 비물질문화유산방면의 인재양성사업을 시행할 데 관한 통지>와 8월에 중공중앙 판공청과 국무원 판공청에서 내린 <비물질문화유산의 보호사업을 진일보 강화할 데 관한 의견> 문건 정신과도 맞물린다. <비물질문화유산의 보호사업을 진일보 강화할 데 관한 의견>에서는 특히 “대학교의 비물질문화유산학과 체계와 전공 건설을 강화하고 조건이 되는 대학교에서는 자주적으로 석사과정과 박사과정을 개설할 수 있다”라고 명확히 했다. 비물질문화유산학과의 공식적 설립은 우리 나라 비물질문화유산학(非物質文化遺産學)의 인재양성이 고차원적이고 전문적인 새로운 력사적 단계에 진입했음을 설명한다.
비물질문화유산(非物質文化遺産)은 중국에서 쓰는 용어로 간단하게 非遺라고도 한다. 한국, 일본, 대만에서는 인류무형유산(人類無形遺産)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정식이름은 ‘인류구전 및 무형 유산 걸작(Masterpieces of the Oral and Intangible Heritage of Humanity)’으로 이를 줄여서 인류무형문화유산이라 부른다. 비물질문화유산과 인류무형유산은 용어상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모두 형체가 없는 문화유산을 뜻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이 둘을 혼용하여 쓰되 무형유산에 치중하여 이야기하려고 한다.
인류무형문화유산은2003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에 의거하여 문화적 다양성과 창의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대표목록 또는 긴급목록에 각국의 무형유산을 등재하는 제도이다. 2005년까지는 유네스코 프로그람사업이였으나 그 이후로 세계유산과 마찬가지로 국가 정부간 협약으로 발전되였다. 인류무형유산에 대한 연구와 관심은 길어서 20년밖에 되지 않는다. 중국학계에서의 중시도 20세기말 정부에서의 중시가 시작되면서 점차 가열되기 시작하여 21세기초에 진입해서야 이 개념이 실천의 토론에 이르게 되었고 차츰 사회로 진출하여 백성들에게 알려지고 익숙해지게 되였다. 인류무형문화유산이 형체가 없는 유산이라면 세계문화유산은 인류의 보편적이고 뛰여난 가치를 지닌 부동산유산이고 기록유산은 고문서 등 귀중한 기록물을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한 동산의 유산이다.
인류무형문화유산은 주로 그 다양성과 창의성에 근간을 두고 있다. 그 사례로 중국의 단오절(端午节), 고금예술(古琴艺术), 중국조선족농악무(中国朝鲜族农乐舞), 중국그림자극(中国皮影戏) 등; 한국의 단오제, 농악무, 아리랑, 김장문화 등; 조선의 아리랑과 김장문화를 들 수 있다.
단오가 5월의 세시풍속을 가리키는 용어이고 단오제가 한국과 중국에 모두 있지만 각자 형성된 문화는 다르다. 2005년에 유네스코에 등재한 한국의 강릉단오제는 신화, 가면극, 제의, 무속 등 강릉단오제의 독창성을 지니고 있으며 신과 함께 인간의 애환을 풀어내고자 하였다면 2009년에 유네스코에 등재한 중국의 단오절은 위령과 치병에 기원을 두고 있다. 강릉문화제는 강릉지방에서 대관령 산길의 안전통행 또는 풍작, 풍어와 같은 청안을 기원하여 거행하는 동제이고 창포를 삶은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단오떡을 먹는 등 풍습이 있다면 중국 단오절은 룡선겨루기를 하고 쭝즈를 먹는다. 이는 인류가 창조한 문화의 다양성과 독창성을 증명하고 있다.
조선반도의 한국과 조선이 유네스코 문화재에 등재한 ‘아리랑’도 그렇다. 한국의 아리랑(2012)은 경기도, 충청도, 강원도,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제주도 지역의 아리랑이라면 조선의 아리랑은 평양, 평안도, 황해도, 강원도, 함경도, 자강도 지역의 아리랑이다. 2009년 국가급 비물질문화유산으로 등재한 조선족의 아리랑타령도 한국, 조선과 다른 력사적, 음악적 정서가 다른 중국조선족아리랑이다. 이는 “아리랑은 꽃씨와 같은 것이다. 꽃씨가 옷깃에 묻어 연변땅에 뿌려지면 연변지형에 맞는 꽃이 피고 로씨야에 떨어지면 로씨야지형에 맞는 꽃이 피듯이 꽃씨는 같지만 꽃은 지형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어느 학자의 말과 같이 근원은 조선반도이지만 조선족의 력사적, 음악적정서에 맞게 창조된 아리랑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2013년에 유네스코에 등재한 한국의 김장문화가 한국의 남부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이라면 조선의 김장문화는 북부지역을 대표하는 김장이다. 중국조선족의 경우, 성급무형문화유산인, 길림성 도문시에서 신청한 조선족김치담그기(2009), 흑룡강성 녕안시에서 신청한 조선족김치(2016)는 모두 나름대로의 독특성과 다양성을 말해주고 있다.
2009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중국조선족의 농악무는 중국조선족 최초의 세계급 무형문화유산이자 중국의 유일무이한 무용종목의 세계급 무형문화유산이다. 중국조선족의 농악무(2009)는 분명히 뿌리를 조선반도에 두고 있지만 백여년이라는 중국의 력사인문자연환경 속에서 나름대로의 변화양상을 거쳐 조선족농악의 대명사로 각인되여 2014년 유네스코에 등재한 한국농악과 구별된다.
민속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이주초기 조선족의 농악무는 조선반도의 성격을 지니고 있었고 지역적 특수성이 결여되여있었는데 새 중국이 창건되고 문화대혁명의 단절기를 거친 후에 완전히 바뀌였다는 것이다. 즉 중국의 현실정치를 충실하게 반영하고 타악기가 자취를 감추고 관현악반주가 등장하며 마을단위의 종합놀이에서 상모춤위주의 무대공연으로 바뀌는 등 더이상 놀이가 아닌 순수 예술로 탈변했다는 것이다. 농악무의 상모춤도 조선반도의 원형을 유지하면서 조선족만의 새로운 특징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대상모는 20세기 70년대에 나타났으며 형태와 색상도 검정색으로부터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붉은 색과 연분홍색으로 바뀌었고 기법도 조선족만의 천권기법과 삼채식 띠돌리기 등의 독특한 기법이 가미되였다는 것이다.
조선족농악무는 조선족문화가 지니고 있는 특징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바로 조선반도에서 이주하면서 지니고 온 조선민족의 특성과 오랜 세월 중국이란 환경에서 농경생활하면서 지닌 대륙의 문화와 기질이 융합되여 창조되고 발전한 나름대로의 생산문화적이고 공동체적이며 이중적인 독특하고 다양한 성격이다.
조선족문화는 우리의 선조들이 조선반도에서 중국으로 이주하여 생활하는 150여년이란 정착과정에서 창조해낸 지혜의 결정체이다. 그러나 농경생활이 중심이 되여 형성된 우리의 문화는 현재 도시화로 인한 인구류동으로 조선족집거지의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시장경제로 인한 상업개발과 현대화한 생산생활방식으로 전통문화의 생태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특히 형체가 없이 가변적 성격을 띤 비물질문화유산은 잘 보호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소실될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조선족 비물질문화유산을 보호하고 전승하려면 일련의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방안의 모색이 필요하다. 우선은 학술적으로 조선족 비물질문화유산을 하나의 학문으로 혹은 학과목으로 지정하고 이에 대한 전면적이고 체계적인 자료정리와 깊이 있는 연구작업이 선행되여야 하고 학회 설립, 학회지 만들기 등의 작업이 필요이다. 다음은 제도적으로 비물질문화유산의 발굴과 경비조달, 인재양성, 저작권보호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 다음으로 시장경제의 상업적 요소와 현대화의 콘텐츠를 리용한 박물관 설립, 문화축제 활성화, 홈페이지 구축 등 일련의 홍보작업이 선양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조선족문화의 근원은 조선반도에 뿌리를 두고 있기에 조선족 비물질문화유산의 전승과 발전을 위한 조선반도와의 협력과 련대가 필요하다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 조선민족문화권 내지는 동아시아 문화권에서의 국제적인 협력을 도모해야 한다.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우리의 문화를 어떻게 이끌고 또 후손들에게 어떻게 넘겨줄 것인가를 항상 고민해야 한다. 문화가 없는 민족은 령혼이 없는 민족이다. 문화는 한 민족의 아이덴티티(특징)과 그 시대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아이콘이다. 또한 문화는 어느 민족, 어느 국가를 떠나 세계적인 것이다. 중국조선족이 특유의 문화에 나래를 달아 더욱 도약하는 민족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2021년 12월 6일
인민넷 조문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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