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상지조중 서금매학생 "친구들이 있어 외롭지 않아요"]
초여름의 록음이 짙어가는 좋은 아침 상지시조선족중학교에 다니는 서금매(19세)는 친구들의 부축을 받으면서 활기차게 교정으로 들어섰다. 언제보나 정다운 교정, 친근한 동학들, 소아마비로 어쩌면 학창이 하나의 꿈의 루각으로 될번했던 곳이였지만 금매는 매일같이 자기의 손발이 되여주는 정다운 친구들로 하여 오늘은 어엿한 고중생이 되였다.
서금매는 7년전에 연수현 수산촌으로부터 상지시로 오게 되였다. 상지시로 오던날 서금매의 어머니 최선옥씨는 딸의 입학을 두고 근심부터 앞섰다. 마을에 있을 때는 학교가 마을에 있다보니 금매가 불구자라고 해도 훈훈한 마을인심에 별로 불편이 없었지만 시내는 생소한 곳이였다.
최선옥씨는 딸이 동학들로부터 차거운 눈길을 받지 않을가 우려되였던것이다. 개학하던날 금매의 어머니 최선옥씨는 남달리 구지욕이 강한 딸을 데리고 학교로 가던날은 차마 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애원에 가까운 눈으로 자기를 바라보는 금매를 두고 끝내는 결심을 내리고 학교로 갔다.
학교가던 첫날 점심때가 가까워 오자 최선옥씨는 부랴부랴 집문을 나섰다. 불구자인 딸이 점심밥은 집에 와서 먹어야 했던것이다. 집문을 나서던 그는 동학들에게 업혀 마당에 들어서는 딸을 보고는 그 자리에 굳어지고 말았다.
금매를 업고 서있는 초롱초롱한 눈길들을 마주보던 최선옥씨는 할말을 찾지못하고 말았다. 금매에게 점심을 먹이고 난후 최선옥씨가 금매를 데리고 학교로 가려고 하는데 금매의 동학들이 다시 찾아왔다. 그가 금매를 자기가 데리고 간다고 말했지만 금매의 동학들은 서로가 금매를 자기가 업고 간다고 다투기까지 했다.
결국은 애숭이들에게 지고만 최선옥씨는 금매를 업고 희희닥닥 멀어져가는 애숭이들을 눈바램 하다가 왈칵 터지는 오열을 참지못하고 말았다. 그때로부터 시작된 금매가 학교가는 길에는 하루도 빠짐없이 장장 7년동안 따뜻한 손길이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금매가 소학교 5학년에 다니던 겨울이였다. 그날은 마침일요일이였다. 최선옥씨는 농촌에 일보러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던중 차가 고장나게 되였다. 집에는 금매가 혼자서 있었던것이다. 오도가도 못하고 길에서 4시간이나 보낸 최선옥씨가 집에 들어서니 밤중이였다. 집문을 열고 들어선 그는 침대우에서 금매를 안고 자고있는 영숙이(17세)와 해은이(17세)를 보았다.
금매어머니의 손에서 가방이 떨어져 나갔다. 금매어머니는 와락 달려들어 아이들을 끌어 안았다. '영숙아... 해은아... 내딸아...' 평생농촌에서 살아온 한 녀인의 가슴으로 뜨거운 난류가 굽이쳐 흘러갔다. 친형제인들 이보다 더하랴.
상지시조선족중학교의 '세 자매'라면 교정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 이 '세 자매'가 바로 금매의 친구들인 영숙이와 해은이다. 금매보다 두 살아래인 영숙이와 해은이는 금매를 언니로 친구로 사귀면서 7년동안 하루도 빠짐이 없이 소학교 4학년때부터 오늘까지 금매의 동반자가 되여 눈이오나 비가오나 바람이 부나 다정한 형제로 어깨 나란히 학교로 다닌다.
한번은 금매가 동학들에게 너무나도 수고를 끼치는것 같아 학업을 그만 두려고까지 했다. 이 일을 알게된 영숙이와 해은이는 하루는 금매를 찾아왔다. 금매는 자기가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학교갈것을 거절했다. 영숙이와 해은이는 금매를 설복하다못해 만일 금매가 학교로 가지 않으면 자기들도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금매의 고집을 돌려세울수 없었다. 영숙이와 해은이는 울면서 밖으로 나갔다. 밖에서는 소낙비가 억수로 쏟아지고 있었다. 친구들에게 미안한 일을 하고 가슴아파 창문으로 다가간 금매는 그 자리에 굳어지고 말았다. 영숙이와 해은이가 자기집 마당에서 비를 맞으면서 서있었던것이다. 금매는 벌벌 기여서 밖으로 나가면서 '영숙아... 해은아...나 학교갈래...'하고 말했다. 셋은 억수로 쏟아지는 비속에서 한덩이가 되고 말았다.
상지시조선족중학교에 가면 영숙이와 해은이를 비롯한 금매네 반의 동학들과 학교의 선생님들이 금매를 두고 엮어간 감동적인 이야기가 너무나도 많다. 전에 담임선생이였던 황경룡선생님이 사업조동으로 외지에 가서도 학기마다 전화로 금매의 근황을 알아보면서 용기를 주고 지금의 반주임인 최광봉선생님도 금매를 각별히 관심하여 금매에게는 언제나 뜻밖의 영예와 자랑거리를 만들어주고 있다.
상지시조선족중학교에 가면 친구들과 함께 걸어 다니는 금매의 모습이 하나의 아름다운 풍경선이 되여 많은 학생들에게 사색을 던져주고 무언의 추동으로 되고 있다. 어쩌면 오지에 버려질수도 있었던 가녀린 싹이 건실한 토양을 만나 토실토실 자라라고 있다.
금매에게 계절마다 열리군 하는 교내운동대회 때는 제일 고통스러운 때이기도 했다. 자기도 동학들과같이 운동장에서 마음것 뛰놀고 싶었던것이였다. 하여 동학들은 운동대회때는 금매에게 제일 앞자리에다 자리를 마련해주고 자기들이 상품이라도 타게되면 꼭 금매에게 한몫을 주군하여 금매의 마음을 덥혀주기도 한다.
금매는 자기가 선생님들과 동학들에게 너무나도 많은 마음의 빚을 지고 산다면서 열심히 공부하는것으로 동학들에게 보답하련다고 말했다. 지금 금매는 학습성적이 반에서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해마다 금매의 생일날에는 동학들이 간소한 례물을 준비해가지고는 금매네 집에 모여 금매의 생일을 축하해주고 방학이 되면 금매가 집에서 적적해 한다고 함께 들놀이도 가고 한다는 동학들, 금매가 불구자이다보니 때로는 자비감으로 앵돌아져도 동학들은 모두 너그럽게 받아주군 한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올것이다. 세월이 흘러 금매가 대학으로 가는 그날을 위하여 얼마나 많은 아름다운 심령들이 자기의 마음을 갈라 소외된 공간에 있는 외로운 심령을 달래주고 있는가. 그속에는 영숙이가 있고 해은이가 있고 선생님들이 있으며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 묵묵하면서도 풋풋하고 연연한 사랑속에 살아가는 금매는 행복하기만 하다.
2006/05/29 흑룡강신문 김동규 진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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