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발 필리핀행 여객기, 회항 소동…'펑' 소리와 함께 엔진서 섬광
15일 밤 인천공항에서 이륙해 필리핀 보라카이로 향하던 필리핀 에어라인 소속의 여객기가 엔진 이상으로 회항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정확한 탑승인원은 파악되지 않았으나, 한국인을 포함한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탑승자들은 인천 송도 호텔로 이동해 항공사측과 보상 문제 등을 협의중이다.
이날 인천국제공항공사·필리핀 항공 탑승객들에 따르면, 필리핀 에어라인 소속의 여객기(기종 A320) PR491가 이날 밤 9시44분께 필리핀의 유명 휴양지인 보라카이를 향해 인천공항을 이륙했다. 이 항공기는 인천 공항 출발 10여분만에 오른쪽 날개 쪽 엔진에서 수차례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붉은 섬광이 튀었고, 기내에서는 이를 목격한 일부 승객들이 비명을 지르는 등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항공사측은 이에 따라 기내 방송을 통해 인천공항 회항 사실을 알리고, 필리핀으로 향하던 기수를 돌려 다시 인천공항 활주로에 접근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바퀴가 기체 밖으로 내려오지 않는 등 랜딩기어 이상이 연이어 불거지며, 공항 착륙에 실패했다.
이 항공기는 이후 거의 2시간 가까이 4~5차례 착륙을 시도하다 인천공항을 이륙한지 1시간 40여분이 지난 밤 11시 21분께 인천공항 117번 게이트로 무사히 착륙했다.
인천공항측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앰뷸런스를 수 대 배치하는 등 한 때 대형 사고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기도 했다.
정확한 사고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승객들은 항공기가 인천공항에 무사히 착륙하자 ‘살았다’는 안도감에 눈물을 흘리며 환호와 함께 박수를 치는 등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 항공기에 탑승한 한 여성 승객은 “마지막 착륙 시도에 앞서 승객들의 위치를 옮기고 일부 어린이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히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며 당시 아찔한 순간을 털어놓았다.
이 승객은 이어 “항공사측이 별다른 위로의 말도 없이 면세품을 반납하라고 독촉해 승객들의 항의가 이어졌다”고 필리핀 항공측에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승객은 "마지막으로 시도 후 안되면 비상구를 뜯는 방법까지 애기가 나왔지만 마지막에 극적으로 착륙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륙 후 몇분이 지나지 않아 쾅하는 소리를 들었다"며 "이 같은 기종(에어버스 A320)이 어제 미국 필라델피아 공항에서 사고가 발생한 비행기라 더욱 겁이 났다"며 말했다.
이날 엔진 이상으로 보이는 기체결함으로 회항 소동을 빚은 필리핀 에어라인 소속의 항공기는 지난 13일 미국에서 사고가 난 항공기와 같은 기종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자 미국 일간지 데일리 뉴스 등에 다르면 이날 오후 6시30분께(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 국제공항에서 U.S 에어웨이의 여객기(A320 기종) 한대가 이륙 중 랜딩기어(항공기 이착륙 장치)에 문제가 생겨 항공기 앞쪽 타이어가 터져 활주로 바닥에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한편 인천~보라카이 필리핀항공 PR491 여객기는 당초 오후 8시50분 이륙할 예정이었으나, 여객기 기체 문제 등으로 지연돼다 오후 9시44분께 이륙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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