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0일 오기활선배와 함께 “중국 길림성 식물도감” 출판을 위하여 조양천진 세집에서 밤낮으로 고군분전하는 연변대학 농학원 김수철교수님(94)을 방문하였다.
첫 눈에 안긴 저택대문 어구에 자리한 큰 종이함 “보간상(報刊箱)”, “오늘 새벽 4시까지 글을 쓰다 보니 방금 잠에서 깨여났습니다”며 손님 맞이에 등한했다는 사과말씀, 지금까지 해마다 연변일보, 길림신문 등 신문잡지를 주문한다는 소개, 며칠 전에 900원을 팔아 “연변문학사전집”을 샀다는 자랑…에 실로 젊은이로 얼굴이 뜨거워 났다.
배움의 길은 끌이 없다.
94세 고령에 초심을 잊지 않고 뭉치 돈900 원을 팔아 문화사료전집(全集)을 사놓고 열심이 구독한다는 김교수님의 구지욕에 감동되고 머리가 숙여지며 어쩌면 내고향 산천의 한 줄기 시내물이 계곡을 혜치며 쉼없이 용용히 대해로 내달리는 경관을 보는 것만 같았다
필자가 얼굴이 뜨거워 진 데는 이런 원인도 있다.
지금은 년말이라 새해의 당보, 당간행물을 주문하라는 상급문건정신에 따라 큰 단위는 만 여원, 작은 단위는 몇 천원씩 당보, 당간행물을 주문한다.
그런데 문제는 참답게 구독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이다. 필자가 알아 본데 따르면 령도분들은 시간이 없다는데서, 또 재직 공무원들은 별로 볼 내용이 없다는 데서이다. 그래서 많은 당간행물들이 봉투도 뜯지 않은 채 년말이면 쓰레기 신세로 년 초의 몇 만원어치의 돈이 년 말에 몇 백원의 페물로 외면되여 팔린다.
이런 현상과 현실은 단 마디로 재정랑비이고 지식재충전이 랑비다. 글쎄 공작시간에도 핸드폰에 눈을 떼지 안으면서 신문잡지는 시간이 없고 내용이 없어 안 본다니 말이다.
그렇다면 94세 김옹이 2600종에 달하는 “중국 길림성 식물도감” 출판을 위해 지난 2년간 거의 혼자 몸으로 길림성과 길림성과 접근한 몽골지구산천을 다니며 사진을 찍으면서도 신문사와 잡지사를 찾아 다니며 신문잡지를 주문하는데 그에게 시간이 남아 돌아설가? 아니면 “볼 것이 없는” 신문잡지에서 남없는 “보물”을 찾으려고?
김옹의 말씀이다.
“나는 신문잡지에서 칼럼과 수필을 빠짐없이 다 봅니다. 거기에는 인생을 깨우치는 철리가 있으니까요?”
이에 비춰 도문시 법원 최은호법관의 자랑이 생각된다.
“몇 십년간 신문에서 수집한 ‘법률해석’ ‘법률문답’ 자료책이 나의 사업에 큰 도움이 되였습니다”
90고령에도 인생의 철리를 찾아 방황하는 김수철교수님을 새 시대 새 삶의 모델로 모시며 뜨거운 얼굴을 식혀본다.
성송권
(필자는 도문시공회주석조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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