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필자는 피로연의 몇가지 이벤트를 조직하려 했는데 혼주측에서 가족에 춤노래를 부를 사람이 없고 축사나 축시를 올릴 친구들도 없다기에 피로연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하여 <<젊은 부부들에게 하고픈 말>>이란 글로 나의 첫 <<주례사>>를 헌사했다.
이하 <<젊은 부부에게 하고픈 말>> 은 이런 세가지다.
- 먼저 신랑 신부에게 마음으로 축하의 꽃다발을 드립니다
오늘 이 뜻 깊은 자리에서 내가 걸어온 인생에 비춰 이제 곧 부부로 새 가정을 이루게 될 젊은부부에게 이런 말을 하고 싶습니다.
첫째는 사랑을 가꾸는 이야기 입니다.
이제 며칠이면 결혼할 처녀가 어떻게 하면 남편의 사랑을 얻고 백년해로를 할수 있는가를 어머님께 물었답니다.
어머니는 아무 말도 없이 마당에 나가더니 두 손으로 모래를 움켜쥐고 딸에게 보였습니다.
어머니가 두 손으로 부드럽게 잡은 모래는 한알도 흘러내리지 않고 그대로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가 모래를 꽉 움켜쥐자 손가락 사이로 모래가 조금씩 흘러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더 세게 움켜쥐면 쥘수록 흘러내리는 모래가 더 많았습니다.
<<부부간의 사랑도 이와 같이 부드럽게 잡는 것이란다.>>
어머니는 조용히 사랑의 도리를 말해주었습니다.
사랑은 부드럽고 고이고이 가꾸어야 더욱 깊어진다고, 움켜잡으려고 하면 할수록 더 멀리 달아나는 것이 사랑이라고.
그리고 어머니는 결혼이란 무엇인가를 부언했답니다.
<<결혼이란 3주간 연구하고 3개월간 사랑하고 3 년간 싸우며 30년을 참는 것이란다.>>
둘째는 지금부터 서로 사랑하지 말고 좋아하라는 부탁입니다.
흔히 결혼식에 가면 늘 이런 말을 듣습니다.
<<서로 사랑하십시오. 검은 머리 파뿌리가 되도록 사랑하십시오.>>
그러나 오늘 나는 두 젊은들에게 <<이제부터는 사랑하지 말고 좋아 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련애를 하고 좋아하는 사람과 결혼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둘이 만나서 서로를 알았고 래일을 속삭이며 련애하던 그 날들 속에서 서로가 사랑을 많이 했을 것입니다.
사랑은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꽃을 사랑하면 물을 주고 좋아하면 꺽는다고 합니다.
젊은이들의 결혼은 이미 사랑의 단계를 넘어서 서로가 좋아하는 꽃을 꺽어 결혼하는 것입니다.
그네들은 서로가 좋기 때문에 내 남편이 되고 내안해로 되였습니다.
사랑은 감정이나 결혼은 생활입니다.
생활은 사랑할 때처럼 두 눈을 크게 뜨고 서로를 살피던 때가 아닌, 지그시 한눈을 감고 서로의 허물을 못 본척하며 서로가 좋아하면 됩니다.
어느 날 안해가 생머리를 파마했다면 안해의 그 파마머리를 좋아하고 또 언젠가 남편이 수염을 깍지 않아 더부룩했다면 <<야 정말 야성이 있네!>>하며 남편의 그 텁수룩한 얼굴을 좋아 하세요.
서로를 좋아할 때 둘의 생활은 아침의 해살마냥 신선하고 밝습니다.
셋째로 물의 진리를 배웁시다.
물은 높은 곳을 만나면 에돌아 흐르고 웅덩이를 만나면 고였다가 찬 다음 계속하여 흐릅니다.
강물을 보십시오. 산을 만나면 그 산을 끼고 돌아서 흐르고 깊은 수렁을 만나면 고여서 넘치며 흐릅니다.
나무는 자기를 높이려니 오를수록 외가지로 뻗고 물은 자기를 낯추며 아래로만 흐르기에 흐를수록 커져서 바다를 이룹니다.
물은 유연하지만 약하지 않습니다. 한방울씩 떨어지는 락수가 단단한 돌을 구멍냅니다.
로자는《최상의 선덕(善德)은 물과 같은것이다》며 《가장 선한 사람은 물 같은 성품을 지닌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그릇에 따라 모양을 바꾸며 조금도 거역없는 물의 유연성, 스스로 높이려 하지 않는 물의 겸허성, 무서운 에너지를 비장하고 있는 물의 힘.
이런 물의 섭리는 인생을 살아가는 최상의 방법으로 물의 섭리를 우리의 몸에 익히면 누구라도 인생에서 대성할수 있습니다.
남자는 집을 짓고 녀자는 가정을 짓는다고 합니다.
오늘부터 이 자리를 함께한 모든 하객들이 김군과 량양이 꾸려가는 행복한 가정을 지켜볼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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