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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최민수씨(57)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최씨는 판결에 대해 "법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판결에 대해) 동의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서울남부지법 형사8단독 최연미 판사는 4일 특수협박과 특수재물손괴, 모욕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최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앞서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1년을 구형한 바 있다.
최 판사는 "피고인의 운전행위는 피해자에게 상당한 공포심을 줄 뿐 아니라 후속 사고 야기의 위험성이 있고, 실제 이 사건에서 피해차량 운전자가 피고인의 운전행위를 미처 피하지 못해 추돌사고가 발생했다"면서 "그럼에도 피고인은 법정에서 피해차량 운전자를 탓할 뿐 반성하고 있지 않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최씨 측은 "보복운전을 하지 않았고, 앞서 추돌사고가 발생한 뒤 피해차량이 도주하려는 것을 막았을 뿐"이라며 법정에서 공소사실 전부를 부인해왔다.
그러나 1심은 최씨의 특수협박과 모욕 혐의가 인정된다고 봤다. 최 판사는 "제출된 증거를 봤을 때 앞서 접촉사고가 의심될만한 정황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설령 접촉사고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부수적 동기에 불과할 뿐일기에 협박의 고의가 없었다는 점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오히려 피고인은 전방 차량을 앞질러 급제동하는 행위로 피고인은 피해자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만한 해악을 고지해 위협할 의사를 가지고 한 것으로 보이고, 이는 특수협박죄에서의 '해악의 고지'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또 모욕 혐의에 대해서도 "피고인은 사건 발생 후 다수의 행인 등이 있는 도로 노상에서 피해자의 운전행태를 언급하며 시비하다가 욕설을 하면서 경멸적 표현을 담은 욕설 등을 함으로써 피해자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평가를 저하시킬 위험이 있는 모욕행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다만 특수재물손괴 혐의에 대해서는 "피해차량의 견적서 내용에 작성된 427만원 상당의 수리비가 들도록 피해차량을 손괴했다는 점은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려워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무죄를 인정했다.
이날 역시 아내 강주은씨와 함께 재판에 출석한 최씨는 선고가 끝난 뒤 취재진 앞에서 "법이 그렇다면 그렇다고 받아들이되, 제가 그것을 수긍하거나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법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합리적이지 못한 상황을 만났을 때, 더구나 상대가 여성일 때는 남성이고 알려진 사람인 저로서는 대응이 더욱 힘들다"면서 "갑을관계가 형성됐다고 볼 수 있는 이번 사건에서 단순히 제가 갑이고 상대가 을이라는 것으로 간단하게 봐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대중에 알려진 사람이라는 조건이라는 약점을 가지고 (피해자가) '경찰서 가자' '연예인 생활 못하게 하겠다'는 등의 말을 했다. 그 말을 누가 참을 수 있나. 그래서 손가락 욕을 했고, 후회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씨는 항소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은 잘 모르겠다. 뭘 증명할 수 있겠나"라며 좀 더 생각해봐야한다고 밝혔다.
최씨는 지난해 9월17일 낮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도로에서 보복운전을 하고 상대 운전자에게 욕설을 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최씨는 앞 차량이 차선을 걸친 채 주행해 진로를 방해하자 해당 차량을 앞지른 뒤 급정거를 했다. 이에 따라 상대 차량은 최씨의 차량을 피하지 못해 접촉사고가 발생했다. 최씨는 또 사고가 발생한 뒤 차에서 내려 피해차량 운전자와 말다툼을 벌이는 과정에서 모욕적인 언행을 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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