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1일 오전, 도문시 량수진 량수촌 21촌민소조의 조장 문영금씨로부터 시동생 최동원일가에 대한 소개를 듣고 그들을 찾았다. 《정말 그들처럼 착실하게 살면 외국에 돈벌러 가려고 아득바득 할 필요가 없습니다.》
량수촌권복순서기도 문영금조장의 말에 동을 달았다. 《부부가 손잡고 올해 논과 밭을 5헥트를 다루고있습니다. 남들 같으면 그쯤이면 힘들고 손 딸린다고 봄가을에 삯군도 쓰겠지만 일욕심 많은 젊은부부라 그들은 자기 힘을 다룹니다. 각시는 산후 두달부터 밭에 붙어있다싶이 하구요.》
요즘 농촌 젊은세대들속에서 들리는 서글픈 화제와는 달리 아주 후끈한 이야기였다. 마침 시동생부부가 자기 집으로 놀러와 있다는 소리를 들은 우리는 그들을 만났다.
자그마한 체구의 k나이와 푼더분한 녀인이 젖먹이 딸애를 데리고 있었다.
최동운과 그의 안해 려왕봉, 그리고 석달난 딸.
사실 올해 40살나는 최동원씨도 많은 농촌젊은이들과 마찬가지로 타향품팔이 경력자였다. 몇해간의 타향생활을 버리고 농사일에 몸담기로 작심한것은 2003년초, 타향에서 삼륜차부로도 일하고 돈 좀 벌자 5000원의 밑천을 가지고 심양에 들어가 이불을 되거리해보기도 한 그는 결국 귀향을 선택한것이다.
《남의 밑에서 그것도 타향에서 괴롭고 외롭고 힘들게 일하기보다 고향에서 농사를 착실하게 짓는것이 보다 현실적임을 실감했습니다.》
최동원씨는 귀향을 숙명처럼 받아들였다. 고향에 돌아와 첫해는 논밭을 조금 다루며 감을 잡아보았다. 이듬해에는 친구를 통해 왕청현 하마탕의 려왕봉씨는 만나 2월에 백년가약을 맺게 되였고 그 시각부터 젊은 부부의 미래꿈이 엄동속에서 싹트기 시작했다. 그해 그들부부는 2만원수입을 올렸다. 그 재미에 최동원부부는 형수 문영금조장에게 남이 양도하는 밭이 있으면 알선해달라고 청탁했다. 형수의 도움으로 올해 논 1.7헥타르, 밭 3헥타르 남짓이 다루게 된 이들부부는 대부금도 맡지 않고 유기벼재배에 종자옥수수, 콩농사를 지었는데 4만원 수입을 어림짐작하고있다.
《일이 사랑이라고 너무 대견스럽습니다. 그래서 남이 양도하는 밭이 생기면 그냥 시동생한테 알선해주었습니다.》
문영금조장은 그뿐만이 아니라고 했다. 동서가 비록 한족이지만 살림살이를 잘하는것은 물론 풍을 맞은 시어머니에 대해서도 세수시켜주고 리발해주고 부근에 문화오락모임만 있으면 모시고 다니는 등 여간 살뜰하지 않아 보면 볼수록 사랑스럽고 그래서 힘 자라는대로 도와주고있다고 했다.
《명년에 양도하는 밭만 있으면 더 부치려고 합니다. 얼마 있으면 얼마를요. 천직인데 고생으로 생각하면 잘못이지요. 전문기술일이 아니고서는 일이 힘들기는 매한가지가 아니겠습니까.》
최동원, 려왕봉부부의 래년 꿈은 더욱 컸다.
김성광기자
신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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