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시내에서 전염병이나 대기근 때문에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의 유골이 대량으로 발견됐다.
프랑스 국립고고학연구소(INRAP) 연구진이 파리 2구에 있는 슈퍼마켓 모노프리 공사에 앞서 이 지역을 조사하던 중 유골 200여구를 발견했다고 르 파리지앵이 지난달 28일 보도했다.
이 지역은 12세기부터 17세기까지 운영된 "삼위일체 병원"에 딸려 있던 공동묘지이다. 애초 이곳에 있던 유골은 18세기에 파리 지하 묘지인 카타콩브로 모두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고고학자들은 이 때문에 슈퍼마켓 지하에서 유골 몇 개를 발견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 곳에서 지난달 27일까지 매장지 8개가 발견됐다. 이 중 7개 매장지는 유골이 각각 5~20구씩 발견됐으며, 2~5층씩 쌓여있었다. 나머지 한 매장지에선 150구가 넘는 유골이 발견됐다. 유골과 함께 중세 도자기 파편 등도 함께 찾아냈다.
이들이 왜 숨졌는지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고고학자들은 시신들이 동시에 매장된 것으로 보고 있다. 외관상 죽음의 원인을 추정할 만한 부상이나 질병의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흑사병과 같은 전염병, 대기근 등 사망 원인에 대한 다양한 추정이 나오고 있다. 파리는 14~16세기 흑사병이 창궐했으며, 17세기에는 천연두로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
현장을 조사한 고고학자 이사벨 아바디는 "시신들이 무덤에 던져진 것이 아니라 정성스럽게 한 방향으로 놓여 있었다"고 르 파리지앵에 말했다.
고고학 연구소는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을 통해 이들이 언제 집단 매장됐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정부는 조사가 끝나면 유골을 묻을 새 장소를 찾아 장례를 치를 계획이다.
료녕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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