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치과의사가 하던 얘기다 흔히 치과의사를 찾는 손님들이 어금니는 눈에 잘 띄우지 않으니 아무거나 값싼 걸로 하고 앞 이는 비싼 걸로 예쁘게 해달라고 한다. 분명 어금니는 남의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치아 중에서 가장 힘들고 중한 일을 하기에 더 소중하게 다루며 대접을 잘해야 하는데 말이다.
치과의사의 “어금니례찬”에서 허상림선생님(원 연변대학공학원원장)이 소개하던 방학봉교수가 떠올랐다. 방학봉교수(80)는 “발해사연구”를 위해 남모르는 “어금니’로 묵묵히 일해왔다. 1949년 9월 연변대학력사계 1기생 방학봉은 돈화현 륙정산에서 정혜공주묘와 진릉의 발굴, 정리에 참가하고 우리민족의 발해사가 남긴 수수께끼를 풀려는 뜻을 품고 심신을 바쳐 고군분투로 75세에 이르러 “발해사연구”총서 등 발해사연구관련 저작을 35부나 펼쳐냈다. 그간 “반우파투쟁”과 “문화대혁명”의 역경속에서도 갖은 억울함을 당했어도 자기만의 큰 뜻을 접지 않고 발해사연구의 “어금니”로 되여 51세—59세 사이에 6부의 저작을, 60세—75세 사이에 29부의 저작을 출판하였다. 기간 그가 혼자몸으로 심산속을 헤가르며 발해무덤탑고찰을 다니다가 외로운 죽음을 당할번한 사례가 몇 번이나 된다. 칠십고령에도 려행단체를 따라다니며 가이드로 “알바”를 하면서 저작출판 경비를 해결하였다.
그가 펼쳐낸 저작은 중국조선족의 발해사연구에 공백을 메웠고 한국, 일본 등 국외 력사학계의 권위들은 방교수를 “발해왕” “중국발해연구의 최고권위자”라 칭한다.
외적으로 드러나 눈에 반짝거리는것만이 보석이 아니다. 우리가 가져야 함은 마음의 량식이다. 민족의 력사의 발굴, 정리를 위하여 반짝거리지도, 눈에 띄지도 않는 숨긴 곳에서 자기 혼자만의 그림자를 밟으면서 수십년을 하루와 같이 보배로운 걸음을 걸어온 방교수야 말로 참된 보석이다.
어떤 사람은 자기만이 보배인양 다투어 나서서 일순간을 반짝하고는 어느새 퇴색해 버린다. 또 어떤 사람은 윗사람에게만 반짝거리는 보석으로 보여진다. 외면보다도 보이지 않는 내면에서 보석처럼 진선미로 꾸며진 삶이 참된 삶이다.
“중국에서 조선족의 위망은 그래도 주덕해를 대표한 개혁개방 전 30년 우리민족의 로혁명가, 과학가, 로력모범들의 덕망과 위훈으로 하여 수립되였다.”는 허상림선생님의 사관에 동감이다.
최근 30년에 반짝이는 우리 민족의 앞니들도 예쁘지만 30년전 우리 민족의 “어금니”들이 그립고 거룩하다.
이 시각 발해사의 발굴, 정리를 위해 일편단심 “어금니”로 일해온 방학봉교수를 좀 더 일찍 “60주년에 만나본 60인”(《길림신문》공화국창건60돐특별기획)에서 정체적으로 만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앞선다. 오기활 (《길림신문》2009.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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