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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가족 99세 할머니의 간절한 원망을 들어본다
2018년 10월 29일 21시 32분  조회:3874  추천:1  작성자: 오기활
 어찌하여 우리를 좋다, 나쁘다로 안 갈라주오?”

월전(9월 5일)에 필자는 한국 친구로부터 “나의 후배가 중풍에 걸렸는데 오선생이 쓴 책(시대의 맥박과 더불어 숨을 쉬는 사람들)의 587페지에 실린 김의사의 중풍치료약을 보내 주세요”라는 부탁을 받고 연길시 동아(東亞)진료소 김설희소장을 찾았다.

지난 세기 60년대에 김소장은 도문서 필자의 누님네와 길을 사이 두고 사이좋게 지낸 이웃이다.

볼일을 끝낸후 김소장의 “올해 99세인 친정어머니가 지금도 건강에 아무런 문제없이 정정히 보냅니다.”는 자랑에 호기심이 강한 필자는 김소장 따라 그의 저택으로 갔다.


10살 때 상한 손가락을 보이면서 가족항일사를 얘기하는 리남조할머니

“어머니, 손님이 왔습니다. 누군지 맞춰 보세요”

네쩨 딸이 어머님의 방문을 열며 하는 말에 백발이 풍성한 머리에 함박꽃 얼굴로 잔 웃음을 피우던 할머니가 한참후 “오기자구만!” 하면서 급히 침대에서 내려 필자의 두 손을 반갑게 잡아 주었다.
“나를 이렇게 쉽게 알아 봄두?”  “정말 대단하꾸마!”
“나는 오기자가 쓴 책들을 다 읽어 봤소, 정말 자랑스럽소!”
필자는 100세 할머니의 둘째 딸(김성희)과 도문중학교 동반동창이다.
그때 성희는 얼굴이 예쁜데다가 노래까지 잘하여 반에서 인기였고 그의 어머니(李南祚)는 도량이 넓고 선량하며 특히는 세상사에 박식한 것으로 동네의 인기였다.
필자를 만난 할머니는 소식이 없던 아들을 찾은 듯 그렇게도 기뻐하며 걸상까지 챙겨가지고 “오늘은 기자와 무릎말을  하껬소”며 웃음꽃을 피웠다.
할머니는 할아버지버지부터 아버지, 언니까지(사촌언니 李勤淑, 공산당원,  아버지가 언니네 생활난으로 언니를 부양했음)  항일활동으로 밖에서 돌다 보니 리남조는 열살 때부터 (형제 7남1녀) 어머니를 도와 가무며 농사일을 도와 나섰고 남편이 46년 전에 사망하다보니   혼자서 자식들의 뒤바라지를 하면서 5명의 자손들을 교수, 의사, 박사로 양성한 박사가정 어머니(할머니)였다.
할머니는 당신의 이름을 오얏 李, 앞 南, 복조 祚 라고, 原籍이 한국 경상북도 예천군 용궁면 무의리(慶尙北道 醴泉郡 龍宮面無依里)라고 더듬없이 말하고 나서 증조할아버지의 이름도 오얏 李 , 셀 數, 으뜸 元으로 리수원이라고 알려 줬다.
할머니는 근 백년전에 부모 따라 조선의 신의주를 거쳐 단동 ㅡ 심양 ㅡ해림 에서 살다가 나중에 동경성에 정착했다며 당년에 월강민들이 불렀다는 설음과 한에 넘친 “단동교”노래의 가사까지 술술 외웠다. 그리고 80년 전에 할아버지(리동락)를 따라 리향 30년 만에 고향에 가서 선조들의 산소를 찾아보았고 동네 친척에게 선조들의 산소를 잘 지켜달라며 두 마지기(2무)의 땅을 무상으로 주고 왔다는 이야기까지 곁들었다
할머니의 한어수평은 한족과 다름이 없다는 느낌을 주였다.
할머니에 따르면 항일독립군인 할아버지(리수원)는 “사람은 까막눈이 되여서는 안 된다”며 사비를 팔아 동네에6년제 사립학교를 세웠고 아버지(리대성)는 항일을 하다가 일본놈들에게 학살되였고 언니(리근숙)는28세 나이에 일본놈들에게 학살되였다고 한다.
  “오기자, 나는 주덕해전을 통독하면서 한 가문, 한 사람의 좋고 나쁨을 잘 알게 되였소, 그런데 우리 가문은 지금까지 좋은 사람들인지 나쁜 사람들인지를 모르고 있소.” “지금까지 중국에서 알려주지 않으니 한국에 물어 볼가,  조선에 물어 볼가,  아니면 일본에 물어 볼가?”(뜻인즉 가문의 항일력사 기록이 없다는 것 ㅡ 편자)
이렇게 물어보는 할머니는 당년에 아버지 등 5명이 일본놈들에게 학살된 사실은 후에 주보중장군한테서 알게 되였고 언니의 사적은 주보증장군의 부인 왕일지가 썩 후에 당지 해당부문에 리문숙의 항일사적을 곁들어서야 언니의 약간한 사적이 세상에 밝혀지고 목단강에 리근숙렬사비가 세워졌다고 한다.
할머니는 어려서부터 어머니를 도와 가사를 맡았다면서 10살 때 일제놈들이 툐벌하려 온다는 소식을 듣고 피난을 가면서 큰 돌로 돼지굴 굴문을 받쳐놓다가 그만 오른쪽 셋 째 손가락을 돌에 상해 석달간이나 고생했다고, 지금도 상한 손가락의 상처를 만지면서 “너도 나와 함께 백살을 먹는구나!”며 그때 일을 떠 올린다며 손가락 “자랑”을 하였다.
“나는 지금 자식들더러 납들지 말고 조용히  살라고 당부하오, 아니면 아버지가 항일렬사라고 해도 아무런 흔적이 없고 자식들만 고생을 시켰는데 납둬서는 무얼하오?”  “우리 집에 돈은 없고 자랑거리라면  나에게 박사자손이 5명이라는 것 뿐이요 ”
… …
“우리가 돈은 관계하자 말고 어머님의 치아를 몽땅 새롭게 바꿔드리자”
이날 자리를 같이한 자식들의 말참견에 필자는 고종명을 앞둔100세 로인에게 제철효도를 하는 자식들에게 머리가 숙여졌다.
영국의 유명한 력사가 에드워드핼릿카(E.H.카)는 “력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이다” “과거는 현재의 빛에 비춰졌을 때만이 비로소 리해될수 있으며 또한 현재도 과거의 조명속에서만이 충분히 리해될수 있다”고 하였다.
이에 비춰 필자는 한세기를 살아온 리남조의 눈물겨운 구술사가 대를 이을 영원한 력사로 기록되여 오늘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물론 미래에 살아갈 후세들에게 빛과 호소력으로 될만한 민족의 교양서로 하루속히 세상에 태여 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날 필자를 만나 그만큼이라도 처음 마음속 원망을 토로 했다며  기쁘하는 할머니는 기어코 층집에서 내려와  대문밖 멀리까지 필자를 전송하였다.
오기활

사진설명’
2, 대문밖까지 필자를 전송하는 100세 할머니와 함께 기념사진을 남겼다.
3, 이날 자리를 함께한 두 아들과 김설희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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