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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배우는 것은 삶을 완성하는 공부이다
2026년 06월 17일 16시 32분  조회:28  추천:0  작성자: 오기활
죽음을 배우는 것은 삶을 완성하는 공부이다
 ---오기활선생 수필 「미리 배워야 할 죽음학」에 대한 생명철학적 고찰
-평론가 남태일
죽음은 인간이 끝내 피할 수 없는 마지막 문이다. 그러나 인류는 오래도록 그 문 앞에서 두 가지 태도를 보여 왔다. 하나는 죽음을 패배와 소멸로 바라보는 두려움이고, 다른 하나는 죽음을 삶의 완성과 귀환으로 받아들이는 지혜이다. 오기활선생의 수필 「미리 배워야 할 죽음학」은 바로 후자의 길을 보여주는 작품이다.이 글에서 말하는 죽음학은 장례 절차를 준비하는 기술도 아니고, 죽음 이후의 세계를 상상하는 종교적 담론도 아니다. 그것은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거꾸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묻는 깊은 생명철학이다.톨스토이는 “사람들은 겨울 준비는 하면서 죽음 준비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준비란 무덤이나 유언장을 마련하는 일이 아니라 영혼이 마지막 순간 평화롭게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이다. 결국 죽음은 삶의 반대편에 서 있는 적이 아니라, 인간이 걸어온 모든 시간을 비추어 보는 마지막 거울이다.오기활선생은 세 사람의 삶과 죽음 준비를 통해 이 철학을 보여준다. 김학철 선생님, 김수철 교수, 김용복 회장은 서로 다른 인생길을 걸었지만 마지막 순간 하나의 공통점에 도달한다. 그것은 죽음 앞에서도 자기 삶의 주인으로 남으려는 인간의 존엄이다.첫 번째 인물 김학철 선생의 죽음은 한 지식인이 보여준 정신적 독립의 마지막 선언이다.평생 시대의 풍파 속에서도 자신의 정신을 굽히지 않았던 그는 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죽음에 끌려가지 않고 스스로 죽음을 맞이하였다. “작가가 글을 쓰지 못하면 운명이 끝이다”라는 그의 말에는 단순한 체념이 아니라 한 인간이 자기 존재의 본질을 어떻게 이해했는지가 담겨 있다.그에게 생명이란 단순한 호흡의 지속이 아니었다. 사유하고, 창조하고, 자신의 정신을 표현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살아 있음이었다. 그래서 그는 의미 없는 육체적 연장을 거부하고 조용히 떠나는 길을 선택했다.그의 마지막은 패배가 아니라 완성이었다. 죽음 앞에서도 그는 세상의 평가와 형식적인 의식을 원하지 않았다. 두만강 물결에 자신의 흔적을 맡긴 것은 한 인간이 자연으로 돌아가는 가장 소박하면서도 장엄한 귀향이었다.두 번째 인물 김수철 교수의 죽음 준비는 동양적 생명관의 깊은 지혜를 보여준다.그는 죽음을 “참외나 도마도가 익으면 절로 떨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한마디 속에는 동양 철학의 자연 순응 사상이 담겨 있다.자연은 꽃이 피는 것을 축복하지만, 꽃이 지는 것을 비극이라고 하지 않는다. 봄의 새싹도 생명이고, 가을 낙엽도 생명 과정의 일부이다. 인간 또한 자연의 한 부분이라면 태어남과 늙음, 그리고 죽음 역시 하나의 순환이다.
그러나 김수철 교수의 죽음 준비가 더욱 감동적인 것은 단순히 죽음을 기다리는 자세가 아니기 때문이다. 90세가 넘은 나이에도 그는 《중국길림성식물독본》을 완성하기 위해 식물을 그리고 연구하였다.그에게 죽음을 준비한다는 것은 삶을 정리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마지막까지 자기 사명을 완수한다는 뜻이었다. 진정한 학자는 숨이 멈추는 날까지 배우고 남긴다. 그의 붓끝에서 피어난 식물 그림은 단순한 학술 자료가 아니라 한 생명이 다른 생명들에게 남기는 마지막 씨앗이었다.세 번째 인물 김용복 회장의 죽음 준비는 인간 완성의 또 다른 경지를 보여준다.그의 삶은 소유에서 나눔으로 향하는 여정이었다. 어린 시절 가난과 고난을 겪었지만 그는 성공 후 부를 자신의 울타리 안에 가두지 않았다. 흙농사에서 사람농사로, 다시 사랑농사로 나아간 그의 인생은 인간이 무엇을 남겨야 하는가를 묻는다.사람은 태어날 때 빈손으로 오지만 살아가며 수많은 것을 움켜쥔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인간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얼마나 많이 가졌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의미 있게 내려놓았는가이다.자신의 재산과 장기를 사회에 남기겠다는 김용복 회장의 선택은 죽음마저 또 다른 생명의 시작으로 바꾸는 행위이다. 그의 죽음 준비는 마지막 이별이 아니라 마지막 나눔이었다.동양 유교에서는 오복(五福)의 하나로 ‘고종명(考終命)’을 말한다. 이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자신의 삶을 완성하고, 자연의 순리에 따라 평온하게 마지막을 맞이하는 복을 뜻한다.현대 의학은 인간의 생명을 연장하는 놀라운 발전을 이루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에게 어려운 질문도 던지고 있다. “숨이 붙어 있는 것만이 진정 살아 있는 것인가?” “인간의 존엄은 생명의 길이에 있는가, 아니면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답게 존재하는 데 있는가?”물론 생명은 끝까지 존중되어야 하며 쉽게 포기할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회복 가능성이 사라진 순간에도 단순히 시간을 늘리는 것만을 목표로 한다면, 우리는 생명의 의미보다 생물학적 지속만 붙잡고 있는지도 모른다.오기활선생의 「미리 배워야 할 죽음학」이 우리에게 던지는 글은 결국 죽음을 생각하라는 것이 아니라 삶을 다시 바라보라는 철학적 메시지이다.죽음은 삶을 무너뜨리는 어둠이 아니다. 오히려 죽음이라는 끝이 있기에 오늘의 시간이 소중해지고, 사랑해야 할 사람이 더욱 귀해지고, 해야 할 일이 더욱 선명해진다.해가 저물기에 노을은 아름답고, 꽃이 지기에 피어 있는 순간은 눈부시다. 끝이 없는 삶에는 완성도 없다.김학철 선생은 정신의 자유로 죽음을 맞이했고, 김수철 교수는 자연의 순리 속에서도 마지막 사명을 붙들었으며, 김용복 회장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나누며 삶의 결실을 완성했다.세 사람은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잘 죽는다는 것은 죽음을 기다리는 일이 아니라, 마지막 날 후회하지 않을 삶을 오늘 살아가는 것이다.결국 죽음을 배우는 것은 죽는 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더 깊이 사랑하고, 더 의미 있게 남기고, 더 아름답게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 죽음학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죽음이 아니라 가장 빛나는 삶의 철학이 적혀 있다.
。。。。。。。。。。。。。。。
미리 배워야 할 “죽음학”  
오기활  
 “누구나 생을 다하면 무덤으로 간다. 죽음은 생의 파멸이며 안식과 평화를 얻는 순간이기도 하다. 죽음은 령혼의 일부분이며 무덤 저쪽에서 우리에게 말을 건다. 죽음을 미리 준비하라. 유언이나 장례절차, 제사 의식 등의 준비가 아니라 그대 령혼이 안식할수있는 준비를 하라는 것이다. 세상에서 죽음만큼 확실한것이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겨우살이 준비 하면서도 죽음을 준비하지 않는다.”
  이는 로씨아의 대문호 똘스또이의 말이다.
  필자가 죽음도 미리 배워야함을 알게됨은 이런 계기와모델이 있었기 때문이였다.
  첫 계기와 모델은 우리 민족의 “로신”이라 불리우는 고 김학철선생님이다.
  김학철선생님은  2001년 9월, 풍진세월을 외다리로 버티던 몸이 불치병으로 85세에 생의 가망이 없게 되자 “작가로 글을 쓰지 못하면 운명이 끝이다”고,  “사회의 부담을 덜고 가족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더는 련련하지 않고 깨끗이 떠나간다”며 “ 병원, 주사 절대 거부, 조용히 떠나겠다”며 최후의 21일을 단식, 단약을 했고 사망후 추도식이 없이 소규모의 친척과 친지들이 골회를 두만강에 띄워 고향으로 흘러 보냈다.
  둘째 계기와 모델은 “조선족의 리시진”인 연변농학원 로교수 김수철( 93세) 교수님이다.
  김교수님은  지난 해 필자가 취재때 “죽음을 어떻게 생각합니까?”는 물음에 “죽음은 참외나 도마도가 다 익으면 절로 떨어지는 것과 같은 자연사이다. 자연사 인생을 받아들이면 겁이 없게 된다.”  “나는 지금 죽을 준비를 한다. 죽기 전에 할 일을 해 놓고 죽어야 한다. 정판룡교수가 그랬다. 정교수는 암병에 시달리며 죽기전까지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하였다. 지금 나는 합작이 아닌 혼자서, 항목이 아닌 개인적으로 ‘중국길림성식물독본’출판을 위해 2600가지 식물을 그리고 있다. 이미 출판된 《길림성식물명록》에 빠진것이 많아 내가 보충해야 한다”며 로친(94세)이 있으면 방해된다고 딸네 집에 보내고 90고령에 홀로 자취를 하면서 죽을 준비를 하느라고 혼자라고 해도 적적할 새가 없단다.  
세 번째 계기와 모델은 한국의 영동농장 김용복회장(84세)님이다.
  김회장님은 3살에 어머니를 잃고 15살에 월사금을 내지 못해 학교에서 쫓겨난후 홀로 고향을 떠나 삶을 개척,  40대에 열사막의 나라 사우디에 가서 남새농사를 성공하여 부자로 금의환향 한 후 버려진 간석지를 사서 개척하여 매년1만 2000여석의 량질미를 나라에 바치는 한국제1농장주로 되였다.
  김회장은 사람농사, 흙농사, 사랑농사를 하는 뜨거운 농사군이다.
  1982년에 사재 10억원을 출자하여 “용복장학회 (재)”를 설립,  2005년 70세에 “흙농사”로” 130억원을 출자해 “한사랑농촌문화재단”을 설립, 80 세 나이에 제3세계어린이와 가난한 사람들을 대상해 “사랑농사”로 여생을 불태우고 있다.
   김회장은 “사랑농사”를 선언하는 대회에서 자기의 죽음을 이렇게 소개 하였다.
  ㅡ 매년 정초마다 내 몫의 재산(부인과 반반으로 나눔)전부와 장기(腸器)를 사회에 바친다는 유서를 써서 금고에 보관한다.”
  ㅡ 장례 때 준비로 유상(遺像)(활짝 웃으며 찍은 채색사진)과 제일 즐겨 부르는 노래 3곡을 선정해 놓았다.
  ㅡ 사망이 판단되면 사전에 수액관(輸液管)을 뽑아야 한다. 그리고 운명을 하면 박수로 저승에 보내라고 부탁하였다.
  ㅡ 장기를 모두 기증하고 나머지 유체는 화장을 한후 고향땅에 뿌린다.
  프랑스 제 5임 대통령 드골장군은 “나중에 죽임이 언제나 승리한다” 고, 영국의 유명작가 토마스 풀러는 “훌륭하게 죽는 법을 모르는 사람은 한마디로 살았을 때도 사는 법이 나빴던 사람이다“고 말했다.
  이 같이 필자가 만난 “죽음학”의 스승님들은 모두가  값진 삶으로 인생을 마무리를 하면서 아무런 미련도 없이 죽음을 당연히 받아들이는 분들이였다.
    죽음이 삶을 받쳐 준다. 때문에 그 삶이 더욱 빛난다. 그래서 누군가는 “잘 죽는 것이 잘 사는 것 보다 더 어렵다”고 여겨진다고 했다.
  그렇다. 풍진세상을 살아가는 일도 어렵지만 죽는 일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순조롭게 살다가 명을 다해 고통이 없이 가는 것은 다행한 일이지만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 본인은 물론 가족들이 함께 시달리게 되면 잘 죽는 일이 잘 사는죽음을 복으로 일보다 훨씬 어렵게 느껴질것이다. 그래서우리민족의 선조들이  고종명(考終命)을 오복(五福) 의 일복으로 했는가 본다.
  한 사람이 살다가 명이 끝날 때 병원에 실려가지 않고 평소에 살던 집에서 조용히 죽음을 맞이 하는 것이 지혜로운 것이다(물론 아빠트주거로 이웃에 불편이 있지만). 이미 사라져가는 잿불같은 목숨인데 하물며 약물을 주사하거나 산소호흡기를 들이대는 “연명”은 당사자에게 커다란 고통이며 사회와 가정에는 부담으로 된다.
  그래서 필자는 간병으로 15년을 시달리다가 병원에서거의 죽어가는 동생(54세)을 출원시키고 동생의 의식이 깨끗할 때 사후 처리를 어떻게 하겠다는 것을 일일이 교대하고 유언을 물어보고 집에서 조용히 운명시켰다. (단 집에서 운명하다 보니 사후에 장기를 의료연구부문에 기증하라는 동생의 유언을 실현 못했다)
필자는 현대 의술로도 소생이 불가능한 경우라면 조용히 한생의 막을 내리도록 곁들고 가능하면 평소에 낯이 익은 생활공간에서 친지들의 배웅을 받으면서 삶을 마감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하여 필자는 일찍부터 삶을 배우듯이 죽음도 미리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다.
              2025년 3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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