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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규리 “연기는 좋지만 연예인 삶 좋은지 모르겠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8월12일 05시23분    조회:1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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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하는 순간을 위해 이 직업으로 사는 것 같아요.”

배우 남규리는 어느덧 데뷔 14년차를 맞이했다. 지난 2006년 보컬그룹 씨야 1집 앨범 ‘여인의 향기’로 데뷔한 후 ‘49일’ ‘해운대 연인들’ ‘그래, 그런거야’ ‘붉은 달 푸른 해’ 등 드라마를 통해 배우로서 꾸준히 시청자들과 만나왔던 그는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이몽’에서 경성구락부의 재즈싱어이자 이영진(이요원 분)의 친구, 그리고 밀정으로 활약했다. 

남규리는 최근 진행된 ‘이몽’ 인터뷰에서 진취적인 여성 캐릭터에 대한 갈증을 풀었다는 종영 소감을 털어놨다. 그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던 역할이었다. 아름답지만은 않았고 희로애락도 분명한 역할이었다”며 “저는 늘 작품을 기다리는 사람이고 작품을 운명적으로 만나야 하는 것이라 생각하기도 한다. 내가 과연 이런 좋은 작품을 할 수 있을까 항상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또 남규리는 “그동안 저예산 영화도 찍고 시청률이 안 나오는 드라마도 해봤다. 물론 어떤 상황에서도 끝까지 열심히 하긴 했지만 막연하게 그런 생각을 갖고 있던 차에 ‘이몽’과 ‘붉은달 푸른해’를 하게 됐다”며 “배우는 운명을 타는구나 생각했던 게 ‘학대나 여성성이 싫어진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왔었다. 나이가 점차 들면 남성 호르몬도 생기고, 중성적으로 변해가지 않나. 이젠 예전처럼 마냥 ‘소녀소녀’하진 않으니까 시간이 가면서 조금 더 주체적인 캐릭터를 바라게 됐다”고 설명했다. 


남규리는 “어릴 때는 그런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숨겼다면, 지금은 갖고 있는 성향대로 나가고 싶은 바람이 크더라”며 “막연한 생각을 할 때쯤에 이 작품들이 왔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저는 사실 액티비티한 걸 좋아하고, 무언가에 몰두하는 걸 좋아한다”며 “그런 감성을 꺼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제가 표현해보지 못한 인물을 만나지 못한 게 감사했다. 이런 부분을 느끼는 시점에서 비슷한 작품들을 만나게 돼서 그걸 연기하게 되는 기회가 온 것이 감사하더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그는 인간 남규리와 배우로서 남규리의 삶에 대해 돌아보기도 했다. 그는 “어릴 적부터 나름의 신념이 있었던 이이였다. 중학생 때 덩치 큰 학생이 할머니에게 욕한 적이 있는데 지켜보다 참지 못하고 소리지른 적도 있었다”며 “요즘에는 두려워지는 부분도 있다. ‘이럴 때는 가만히 있어야지’ 할 때도 있다. 배우라는 직업이 마냥 정의롭지는 못하는 직업인 것 같다. 마냥 내가 하고 싶은 얘기만은 할 수 없더라”는 이야기를 했다. 

 
남규리는 “연습생을 7~8년을 했다가 우연히 데뷔하게 됐는데 사람들은 갑자기 혜택을 받아서 데뷔 한 줄 알겠지만, 저의 인생에 노력 없는 결과물은 없었다. 한 번도 없었다. 이 직업을 되게 하기 싫을 때도 있었다”고도 솔직하게 고백했다. 이어 “연기할 때는 이 직업이 너무 좋은데 연예인의 삶이 좋은지는 모르겠더라. 연기하는 순간을 위해 이 직업으로 사는 것 같다”며 “연기나 노래가 좋지 않았으면 견디기 힘든 부분도 많았을 거다. 자유에 대한 갈망도 있기도 하고 막연하게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연극, 버스킹 그런 것들도 하고 싶지만 내가 혼자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더라. 무던히 신념을 갖고 살아왔다고 생각했지만 그런 것을 경험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아직도 있다. 전쟁을 해서라도 경험해야 했던 게 아니었을까 싶다”고 지난 시간을 돌이켰다. 

남규리는 평소의 삶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저는 술을 잘 못 마시기도 하고 술도 잘 안 마신다. 삶이 되게 심심하다. 어떤 프로그램 출연 제의가 들어와도 보여줄 게 없어서 스트레스를 받게 되더라. 결국 안 하게 되지만”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아침에 일어나서 청소하고 밥 먹고 밤에는 항상 산책하고 이어폰 꽃고 돌아다닌다. 연예인 친구도 없다. 저는 친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분들은 아닐 수도 있어서”라며 “물론 연락하는 (비연예인) 친구는 있지만 주로 선배님들과 연락하는 것 같다. 임주환 오빠나 박하나씨, 장소연 언니와 연기 얘길 많이 하는 것 같다. (관계에서) 상처받지 말아야지 했던 적도 있었다. 사랑하는 친구들, 스태프들 등 다 오고 가는 것이더라. 영원할 수 없다고 깨달은 순간부터는 그렇게 생각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남규리는 ‘이몽’이 자신에게 갖는 의미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독립운동은 우리의 소중한 역사”라며 “지금의 평범하지만 행복한 삶을 누리게 해준 선조들이 계시기 때문에 감사하다는 마음을 더욱 갖게 됐다. 살다보면 불평불만만 하고 괴로워 하기만하는 순간들이 많았다. 그런 상황에서 이런 드라마를 만나게 된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삶을 살 수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하고 교만하지 않게 되는 계기가 됐다”며 “또 선조들의 노고와 피와 땀을 통해 이런 삶을 살 수 있게 된 걸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었다. 작가님께서도 ‘이몽’의 인물들은 어렵게 공부해야 하는 인물들이 아니고, 역사를 통해 쉽게 소화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저도 역사를 잘 아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피부로 선조들에 대한 감사를 더욱 느끼게 된 계기였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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