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8일 참의원 선거 유세 중 피격당해 숨진 아베 전 총리./EPA 연합뉴스
8일 불의의 총격에 숨진 고(故) 아베신조 전 총리에 대해 일본 정부가 국장으로 치루기로 결정한 가운데 아사히신문이 국장 반대의 ‘센류’를 게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총격 사망이라는 비극 앞에서 일본인 전체가 슬퍼하는 가운데 국가가 나서 국장을 치루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발언을 아사히신문이 센류를 이용해 지적하는 모양새다. 아사히신문이 센류 특유의 촌철살인으로 국장의 문제점을 짚어, 찬반 양론의 가르는 촉발제가 될 전망이다. 네티즌 사이에선 ‘아사히폐간’과 같은 공격도 거세다. 한국의 네이버와 유사한 야후재팬의 ‘기사 랭킹’ 순위(18일 8시 기준)에는 아사히신문의 센류 관련 기사들이 1위는 물론이고 10위권내에 3~4개나 포함돼있다.
아사히신문은 16일 지면에 ‘아사히센류’를 7편 게재했다. 센류는 5자, 7자, 5자의 음율을 가진 일본의 정형시다. 일본의 대표적 정형시인 하이쿠와 똑같은 음율이지만, 계절어와 같은 하이쿠의 특징이 없어 보다 자유롭다. 센류는 현대에 들어와 구어체로 본인의 생각을 전달, 인기를 얻고 있다. 아사히센류라는 코너는 독자가 보내온 센류를 선정해 지면에 게재한다. 16일의 센류의 내용은 이렇다.
의혹많았던, 그런 사람이 국장, 우린 이런 나라.(후쿠오카현 요시하라 씨)
이용 당했다, 민폐를 당하는, 민주주의.(미에현 마이쿠마 씨)
죽어서도, 세금 사용하는, 촌지 송금. (사이타마현 다나카 씨)
손탁쿠(남의 마음을 헤아리는것)는, 언제까지 이어지나, 저승까지. (도쿄 사토 씨)
국장이란 건, 국가가 끝장이라는, 그런 말인가.(미에현 이시카와 씨) 설명 : ‘국가가 끝장’의 해석은 실제 일본어에선 음독과 훈독에 따른 중의적인 표현임.
동기를 들어보니, 테러는 아니었다, 라고 하네요. (가나가와현 아사히로 씨)
아아 무섭다, 이렇게 역사라는게, 만들어지네. (후쿠오카현 이시 씨)
지난 7월 12일 도쿄의 한 사찰에서 가족장으로 치른 장례식후 아베 전 총리의 운구차가 자민당사 앞을 지나고 있다./교도/로이터 연합뉴스
7편의 센류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국장 관련한 반대 근거를 뚜렷하게 하나씩 집어냈다. 예컨대 아베 총격과 관련, 자민당에서 ‘민주주의가 총격을 당했고,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했지만, 정작 용의자는 ‘정치적인 의사는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선거 방해의 뜻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민주주의가 이용당했다. 국장은 민주주의에 대한 민폐다’라는 취지의 센류로 지적한 것이다. 또한 일본에선 국장에 대한 법률적인 근거가 없는 상황이라, 2차 세계 대전 이후에 각료 의결로 국장을 치룬 경우는 1번의 예외만 있을 뿐이다. 국장은 국가가 모든 비용을 지불하는데, 이를 두고 ‘촌지 송금’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인터넷에선 찬반 논란이 거세다. ‘아사히신문은 죽은 이를 얼마나 때려야 속이 시원할 것인다’라며 아사히신문폐간의 태그를 다는 네티즌도 많다. 하지만 일부 연예인이 ‘아사히센류’를 인용, ‘국장 반대’ 태그를 다는 등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일본 정당 가운데는 사회민주당과 일본공산당, 레이와신센구미 등 3개 정당이 국장 반대의 의사를 표했다.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은 아직 국장 관련 공식 코멘트를 내지 않고 있다.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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