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여야 상·하원의원 6명과 만나 이민문제 해법을 논의하던 중 중미와 아프리카 국가들을 겨냥해 "우리가 왜 거지소굴 같은(shithole) 나라들에서 이 모든 사람들이 여기에 오도록 받아줘야 하느냐"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정보기관에서 인질 협상 전문가로 활동하는 한국계 미국인 여성에게 “왜 예쁜 한국 여자(pretty Korean lady)가 대북 협상 업무를 하지 않는가”라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현지 시각) 미국 NBC뉴스와 의회 전문지 더힐 등에 따르면, 한국계 미국인이자 정보 분석가로 활동하는 한 여성은 지난해 가을 트럼프 대통령 집무실에서 파키스탄 무장 단체에 의해 장기 억류됐다 석방된 가족에 대해 브리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리핑이 끝나자 여성 분석가에게 “어디 출신인가”라고 물었다. 이 여성은 “뉴욕”이라고 답했다. 이에 트럼프는 재차 ‘당신네 사람들’은 어디 출신이라고 물었고, 이 여성은 부모가 한국 출신이라고 답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주변에 있던 한 보좌관에게 “왜 ‘예쁜 한국 여자’가 트럼프 정부를 대표해서 대북 협상을 하는 업무를 하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이 여성 분석가는 외교 업무와는 무관하며, 인질 협상에 관한 훈련을 받은 분석가로 알려졌다. 이 상황을 전한 소식통은 NBC에 “마치 그녀가 어느 민족 출신인가에 따라 진로가 결정돼야 한다는 주장으로 해석됐다”고 말했다.
NBC 뉴스는 이날 ‘트럼프가 인종과 민족에 대한 발언으로 예법을 어긴 역사’라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했다. 더힐은 중미와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가 왜 거지소굴 같은 나라들에서 이 모든 사람들이 여기에 오도록 받아줘야 하느냐”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성 발언을 모아서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백악관에서 열린 이민정책 관련 회의에서 아이티와 엘살바도르, 아프리카 국가 출신 이민자를 언급하며 “왜 우리가 노르웨이 같은 나라가 아니라 거지소굴에서 온 이주민을 받아줘야 하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유엔은 트럼프 대통령을 인종차별주의자라고 강하게 비판했고, 아이티 정부가 자국 주재 미국 대사를 소환해 항의하는 등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험한 말은 했지만 거지소굴이라는 표현은 그때 입에 올린 말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 참석한 민주당의 딕 더빈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리카를 언급할 때 악의적인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했다”고 했다.
한 대통령의 측근은 NBC에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종류의 언어를 자주 사용한다”면서 “주위 사람들이 그래서는 안 된다고 종종 만류하곤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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