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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남자의 천국’?…일부다처제의 이면 들여다보니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11월7일 08시56분    조회:1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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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 카이로 특파원
 “거기 가면 부인이나 여럿 얻어와.”

 이슬람 신도가 인구의 90%인 이집트에 특파원으로 발령이 났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이런 농담을 많이 들었다. 법적으로 아내를 4명까지 둘 수 있는 일부다처제를 인정하는 이슬람 문화가 내심 부러웠던 건지 유독 유부남들이 이런 농을 했다.

 카이로에 와 무슬림 남성들과 편하게 만나는 자리에서 일부다처제에 대한 견해를 물어봤다. ‘이집트=남자의 천국’이라는 선입견은 완벽한 편견이었다. 기자가 만난 무슬림 남성들은 주로 30∼50대였는데, 하나같이 여러 아내를 두는 데 거부감을 드러냈다. 자기들 주변에도 일부다처로 살아가는 이들이 거의 없다고 했다. 둘 이상의 아내를 둔 유부남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법적으로 허용된 중혼(重婚)을 꺼리는 이유는 돈 때문이다. 결혼을 한 번 할 때마다 막대한 비용이 들고 부양 의무가 주어지는 게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중혼을 하면 아내마다 따로 집을 한 채씩 얻어줘야 하고, 생활비나 선물 같은 경제적 지원도 아내마다 동등하게 해줘야 한다. 그런 부담을 감수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50대 유부남 무슬림 마흐무드 씨는 “결혼을 두 명이랑 하느니 몰래 애인을 두는 게 훨씬 낫다”고 말했다.

 일부다처 가정은 부인이 각자 다른 집에 살고 남편이 정기적으로 집을 옮겨 다니는 방식으로 유지된다. 흔히 상상하는 것처럼 한 집에 여러 부인이 같이 사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한 건물에 살아도 각자 다른 층에 산다. 남편이 새 부인을 들이려면 본부인의 승낙을 받아야 하는데,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없는 부인이 울며 겨자 먹기로 남편의 결혼을 허락하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부인끼리 사이가 좋을 리가 없다.
 
 이슬람 가정 문화는 남성 중심적인 가부장적 성향이 강하지만 가장의 권위가 유지되려면 생계를 보장해줘야 한다. 돈을 벌어다 주지 못하는데 권위만 내세웠다간 이혼당하기 십상이다. 2011년 1월 시민혁명 이후 이어지는 사회 불안으로 경제가 곤두박질치면서 이집트의 이혼율은 급상승하고 있다. 이집트의 이혼 건수는 2014년 18만244건에서 2015년 19만9867건으로 1년 만에 10.9%나 늘었다. 이혼 건수 중 67.6%가 여성이 먼저 이혼을 요구한 경우다. 

 
 기자가 만난 카이로 가정법원 판사는 요즘 여성이 이혼을 요구하는 사건의 70% 이상이 남편의 경제적 무능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이슬람 문화에서는 여성이 먼저 이혼을 요구하면 혼전에 계약서로 약조한 위자료를 일절 받을 수 없다. 그럼에도 과거와 달리 요즘에는 생계조차 책임져주지 못하는 남편이 많아진 데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면서 부인 주도 이혼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가 추락하면서 이집트 총각들의 혼인 전선에도 비상이 걸렸다. 부모가 집을 사준다고 해도 인테리어 비용으로만 적어도 15만 이집트파운드(약 1100만 원)는 들어간다. 차량과 가전제품, 신부에게 줄 지참금과 예물까지 합치면 50만 이집트파운드(약 3700만 원)는 필요하다. 직장인 평균 월급이 30만 원 수준인 데다 실업률이 20%에 육박하는 이집트에선 엄청난 금액이다. 

 요즘 같은 때엔 일부다처는커녕 아내 한 명 데리고 살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최근 이집트 정부가 자국 화폐가치를 48% 절하하고 정부보조금을 대거 삭감하는 조치를 단행했으니 앞으로 살림살이는 더욱 팍팍해질 것이다. 이집트의 고개 숙인 남자는 좀처럼 일어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돈 못 벌어오는 가장은 집에서 기를 못 펴고 사는 건 이슬람 국가나 한국이나 마찬가지다. 
  
조동주 카이로 특파원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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