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수색능력 부족 인정… 주변국에 통제권 일부 넘겨
예상 이동범위 14구역 분할… 中·호주·카자흐 등과 협의
유엔 "폭발 징후 감지 못해" 몰디브선 실종기 추정 목격담
말레이시아항공 실종기 수색을 총괄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당국이 지휘력에 한계를 느껴인근 국가들에 자체 수색을 진행하도록 통제권을 일부 넘겨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언론들이 19일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실종기의 예상 이동범위를 크게 14개 구역으로 나누고 인도네시아와 호주, 중국, 카자흐스탄 등 관련국들과 수색을 협의 중이다. 말레이 정부 당국자는 이들 국가가 각자 맡은 지역에서 주도적으로 수색을 진행할 필요가 있음을 인정했다.
수색 범위가 넓어진 이유도 있지만 상당 부분 말레이 당국의 능력 부족이 작용한 것이다. 실제로 실종기 수색 지원에 나선 인도와 태국, 일본, 인도네시아, 한국 등 여러 나라는 서 말레이 당국이 명확한 지시를 내리지 않아 발이 묶인 상태다. 현지에 해군 P-3C 초계기와 공군 C-130 수송기 한 대씩을 파견한 한국군 당국자가 말레이 정부의 수색 지시가 "그다지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일본 자위대가 파견한 P-3C기와 C-130기 등 항공기 네 대도 모두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인근 공항에 머물러 있고, 인도네시아 해군이 말라카 해협 수색 지원차 보낸 군함 네 척 역시 관련 작전 중단으로 대기 중이다. 중국은 인도양 북부 항로 가운데 자국 영내 지역을 샅샅이 뒤지는 한편으로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인근에서 지시를 기다리던 자국 선박을 이동시키기로 했다.
실종기의 수색은 북쪽으로 라오스에서 카스피해까지 남쪽으로 인도네시아 서부에서 인도양 남부까지 호주 대륙에 맞먹는 범위에서 26개국이 참여해 진행하고 있으나 유력한 단서는 아직 않다. 다만 실종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레이더 기록이나 비슷한 항공기를 봤다는 목격담, 실종경위에 대한 주장 등은 계속 나오고 있다.
태국 공군은 실종기가 사라진 지난 8일 자정께 쿠알라룸푸르를 출발했다가 유턴한 항공기의 신호 기록을 포착했다고 이날 밝혔다. 말레이시아 언론은 몰디브 주민들이 현지시간으로 8일 오전 6시15분께 낮게 비행하는 점보제트기를 목격했으며 흰색에 붉은색 줄이 있는 모습으로 말레이항공 여객기와 외관이 비슷했다고 보도했다.
전세계의 핵실험을 감시하는 유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는 실종 시점 이후 어떤 폭발이나 충돌 징후도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혀 항공기가 온전한 상태로 추락 또는 모처에 착륙했을 가능성에 힘을 실어줬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범행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조종사와 탑승객들의 개인 배경 조사에서는 아무런 단서도 전혀 발견되지 않고 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자하리 기장과 파리크 압둘 하미드(27) 부기장에 대한 조사에서 사고와 관련이 있을만한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중국 역시 자국 탑승객들의 개인 배경을 조사했으나 사고 관련 단서를 발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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