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끊고 500㎞ 비행' 확인→부인→再확인… 말레이, 뭘 숨기나
[중요 정보 번복하자 의혹 증폭… 153명 희생된 중국 "뭐가 진실이냐"]
-부기장은 '조종석의 카사노바'?
3년前 조종석 탔던 여성 "조종사들 정면 보지도 않고 비행 중 담배 피우고 사진 찍어"
239명을 태우고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MH370) 보잉 777 여객기가 레이더망에서 사라진 지 1시간여 만에 500㎞ 떨어진 지점에서 포착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이러한 내용을 언론에 흘렸다가 서둘러 부인했으며, 다시 이 내용이 맞는다고 번복해 의혹은 점점 짙어지고 있다.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은 11일 오후(현지 시각) 로잘리 다우드 공군 총사령관의 말을 인용해 "실종 여객기가 베트남 남부 해역에서 통신이 끊기고 한 시간 뒤 말레이 반도 서쪽의 말라카해협에서 군 레이더망에 감지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여객기가 고의로 통신 장치를 끈 채 방향을 바꿔 약 500㎞를 비행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 때문에 조종사의 자살설과 납치설 등 추측이 일어났다. 말레이시아 민항국도 "실종된 여객기가 공중 납치를 당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우드 사령관은 하루 만인 12일 오전 "레이더 감지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회항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것이 잘못 전달된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이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자 다우드 사령관은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당일인) 8일 오전 2시 15분쯤 페낭섬 북서쪽 해상에서 어떤 비행 물체가 군 레이더에 감지된 것은 사실"이라며 "사고 여객기로 확인되진 않았다"고 또 말을 바꿨다. 이처럼 중요한 정보가 계속 번복되자 수색 당사국들은 말레이시아 당국이 뭔가를 숨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153명이 희생된 중국 외무부는 이날 "여객기 사고와 관련된 정보에 너무 많은 혼란이 있다"며 "어떤 정보가 맞는지 파악하는 게 굉장히 어렵다"고 불만을 표했다. 사고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공동 수색에 참가한 베트남 정부도 "말레이시아 정부에 두 차례나 여객기 회항 정보를 요청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며 "이대로는 수색 참가가 무의미하다"며 수색 중단을 선언했다가 이날 다시 수색을 개시하는 등 혼란은 극에 달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당국의 사건 대처는 초반부터 총체적 난맥상을 보였다. 말레이시아는 위조 여권 소지 탑승자가 4명이라고 했다가 2명이라고 번복했고, 2명의 위조 여권이 인터폴 데이터베이스에 입력돼 있다는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정부의 발표도 부인했다. 이에 대해 허술한 출입국 심사에 대한 비난을 피하려는 꼼수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자료사진 실종 려객기의 조종사들
말레이시아항공 조종사들이 보여준 극도의 기강 해이도 비판 대상이 됐다. 실종된 이번 여객기의 부기장인 파리크 하미드(27)가 지난 2011년 12월 태국 푸껫~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운항 도중 조종석에 미모의 금발 백인 여성 둘을 탑승시켰다는 사실이 호주 TV에 의해 공개되면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호주에 사는 백인 여성 존티 루스가 호주 '채널9'의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밝힌 바에 따르면 두 여성에게 접근해 조종석 탑승을 먼저 권유한 쪽은 하미드 부기장이었다. 조종석 내부의 모습은 더 황당했다. 조종사들은 거의 정면을 보지 않았고 비행 내내 담배를 피웠으며 여성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조종사들은 끊임없이 말을 걸어 이 여성들을 계속 즐겁게 해 줬으며 '쿠알라룸푸르에 며칠 더 머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유창경 인하대 항공운항과 교수는 "첨단 비행기는 비행 항로와 고도 등을 제어하는 자동조정장치(auto pilot)와 속도를 유지하는 자동출력제어장치(auto throttle) 덕분에 조종사가 수동 조종을 하지 않아도 항로를 유지한다"면서도 "하지만 늘 긴장 상태에서 비상사태에 대비해야 하는 조종사가 허가받지 않은 민간인을 조종석에 태운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호주 데일리텔레그래프는 이와 관련, '플레이보이 파일럿' '조종석의 카사노바'라는 기사를 내놨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12일 사고기의 마지막 교신 내용을 공개했다. 기장이 마지막으로 한 말은 "문제없다. 알겠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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