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에는 이성에게 마음이 쏠리는것을 표시한 속담으로 “물 본 기러기, 꽃 본 나비”라는 말이있다. 아마 여기에서 물이요 꽃이요 하는 말은 필시 녀성을 두고 하는 말일것이다.
그런데 요즘 나는 훈춘현 마천자공사 마신대대에서 우에 말한 속담과 딱 들어맞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해 12월 9일, 훈춘시내로 생산대 짚을 실어다 팔고 집으로 돌아오던 마신1대 사원 김동섭은 소수레에 앉아 흥흥 코노래를 부르며 소를 재우쳤다.
하긴 김동섭에게 있어서 흥타령이 날만도 하였다. 올해따라 마신대대는 대풍이 들어 말그대로 집집이 오구작작, 사람마다 희희락락 웃음꽃으로 나날을 보내는 판이니까 말이다.
그가 얼마쯤 갔을 때였다. 양포공사로 간다는 한 할머니와 40여세 되여 보이는 한 아주머니가 소수레에 앉자고 청을 들었다. 김동섭의 선선한 대답에 수레에 앉은 할머니와 아주머니는 그가 마신에 있다는 말을 듣고 그곳 형편을 물었다.
그러지 않아도 대풍을 안아와 뭉치돈을 탄 자기 대대 사람들의 기쁨을 어디다 말하지 못해 궁금해 하던 김동섭은 때를 만난지라 자랑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 마신1대만 보더라도 돈을 타지 못한 집이 없지요. 식량표준은 매인당 750근이고 공가는 2원 50전씩 갔지요. 돈을 제일 많이 탄 집에서는 2,900원이요, 제일 적게 탄집이 300원이랍니다. 그래서 지금 자전거, 재봉침을 다투어 사느라고 야단입니다. 어떤 집에서는 텔레비죤까지 사놓았지요!”
그 할머니와 아주머니는 이 소문을 못들은것도 아니고 지나 다니며 못본것도 아니였지만 이 청년의 말에 혀를 끌끌 찼다.
“마신에 맞춤한 총각이 있으면 오죽 좋겠소?” 할머니 이 말에 김동섭은 귀가 번쩍 띄웠다.
“우리 마신대대에는 27-28살되는 총각들이 많습니다. 저도 총각입니다. 얌전한 처녀가 있으면 소개해 주십시요.” 김동섭은 제법 푸접좋게 말하였다.
이때야 할머니는 김동섭을 찬찬히 뜯어보기 시작하였다.
“말이 낫으니 말이지 이 할머니가 지금 사위감을 고르는 중이요.” 옆에 앉아 잠자코 듣고만 있던 아주머니가 넌지시 곁쐐기를 질렀다. 김동섭은 원래 처녀들과 마주쳐도 먼저 눈길을 피하는 수집은 성격을 가지고있지만 아주머니의 이 말을 듣고 그 할머니쪽으로 돌아 앉으며 롱을 걸었다.
“제같은 사람한테 딸을 주면 평생 고생은 안합니다.”
이 일이 있은뒤 김동섭은 롱담삼아 한 그 말을 감감 잊어버렸다.
그러나 시집 보낼 딸을 가진 그 할머니는 이 총각의 모습을 그리면서 그의 말을 스쳐버리지 않았다. 어느 하루 할머니는 집안식구들을 앉혀놓고 속생각을 터놓았다.
“마신의 그 총각이 마음이 고와보이구 듬직해 보이더만!”
“고장부터 마음에 듭니다. 그런 곳에 시집보내면 남부럽지 않게 살지요.”
아들과 며느리도 맞장구를 쳤다.
키는 보통키이고 마음씨 곱고 예쁘장하게 생긴 처녀는 어머니, 오빠, 형님의 말을 다소곳이 들으면서 골을 숙인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처녀의 생각은 여느 집안식구들보다 깊었다.
(시내면 어떻고 농촌이면 어떠랴? 새시대의 청년으로서 어찌 잘 사는 고장만 탐내겠는가? 하지만 가난한 면모를 개변한 그들의 정신은 얼마나 고귀한가? 황금파도 물결치던 벼포기마다에 낯모를 그 총각의 땀방울도 스며있을것이다.) 이런 생각에 잠긴 처녀는 은근히 가슴이 울렁거리고 그 총각을 만나보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처녀는 둘이 손잡고 사회주의 새 농촌을 꾸릴 황홀한 래일을 그리며 달콤한 희망을 가슴속에 수놓기 시작하였다.
소뿔은 단김에 빼야 한다고 처녀의 오빠는 김동섭의 정황을 알아보려고 마신으로 갔다. 집으로 돌아온 오빠는 동네 사람한테서 알아보고 또 당자와 이야기 해보았는데 과연 좋다고 하였다. 미구에 동섭이와 포자연 4대에 있는 그 처녀가 백년가약을 맺었다.
그런데 이전엔 왜서 마신대대 총각들이 대상을 얻기 바빴다고 하는가? 그것은 마신이 구차했기 때문이다. 3년전만 해도 전 대대 평균 공가가 60전이고 인구당 식량이 410근 좌우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마천자공사에서 구차한 곳을 보려면 마신에 가서 보라고까지 하였다.
“4인무리”가 녹장난 뒤 마신대대의 사람들은 농촌에서의 당의 제반 정책의 위력하에 한마음 한뜻으로 굳게 뭉쳐 싸워 가장 가난하던 이고장을 전 현치고도 가장 부유한 고장으로 만들었다.
신록이 움트는 새 봄, 푸르싱싱한 벼가 키를 다투며 자라는 한 여름철, 황금나락이 물결치는 가을, 줄지어 일어선 벽돌집들은 이곳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마음을 잡고 놓지 않는다. 그러니 어찌 딸가진 부모들이 이런 풍요한 고장으로 시집보내려 하지 않고 또 처녀들이 새 생활이 꽃피는 이 고장 총각들과 연분을 맺으려 하지 않으랴? 살림이 활짝 꽃피니 몇해째 장가들려고 벼르던 총각들이 겨울 한달사이에 다섯이나 대상을 얻었다. 여기에 동섭이까지 합하면 여섯이나 된다. 실로 꽃 만난 나비, 물 만난 기러기란 이래 두고 하는 말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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