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흔들리는 세상□ 신연희
조글로미디어(ZOGLO) 2021년4월8일 09시08분    조회:1778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제93회 아카데미영화상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더 파더》는 은퇴한 80대 로인 안소니의 혼란을 스릴러 뺨 치는 긴장감과 먹먹한 울림 속에 그려냈다.

《더 파더》는 《양들의 침묵》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던 안소니 흡킨스(84살)가 력대 여섯번째로 오스카 후보작으로 올라 두번째 수상을 노리는 작품이다. 은퇴한 80대 로인을 연기하는 그의 극중 이름은 안소니, 먼저 연극으로 올려졌던 작품을 영화로 옮긴 원작자 플로리안 젤러 감독이 처음으로 그를 캐스팅하기로 마음먹었기에 지은 이름이다.

런던의 고풍스러운 아빠트에서 클래식을 즐기며 평온하게 살아가던 그에게 어느 날 중년의 딸 앤이 빠리로 떠나겠다고 알려오면서 혼란이 시작된다.

초반에 자신의 집에 들어온 낯선 녀인을 의심하는 아버지의 시선에 맞춰 스릴러처럼 진행되지만 얼마 안 가 진짜 의심스러운 것은 ‘나’라는 정체성, 그 존엄성을 믿지 못하는 상태라는 게 드러난다.

‘나무잎들이 바스러져간다’며 흐느끼는 안소니의 호소 뒤에 창밖 푸르른 신록을 대비시켜 누구나 늙고 죽는다는 인생의 진리를 묵언으로 전한다. 세익스피어의 ‘리어왕’의 메시지를 현대적으로 변주한 듯한 이 영화는 고풍스러운 아빠트의 가구, 미술 등 소품이 또 다른 등장인물일 정도로 영상, 음악 구성이 매혹적이다. 아카데미 작품상외에 각색상, 미술상, 편집상 등에 후보로 올랐다. 애틋하고 담담한 눈빛으로 스크린을 채운 콜맨은 이번에 녀우조연상 트로피에 도전한다.

영화는 치매에 걸린 한 남성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심리스릴러로 ‘믿을 수 없는 화자’인 로인의 인식세계 안으로 초대받은 관객들은 간접적으로나마 그의 고통을 체험하게 되고 우리 모두가 가야 할 필멸의 운명 앞에서 막막함과 먹먹함을 동시에 느낀다.

영화는 안소니와 딸 앤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 그와 함께 떠난다고 말하는 앤에게 안소니는 “날 버리고 떠난다는 거구나. 나는 어떻게 되는 거냐?”고 묻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어느 날, 여느때처럼 장을 보고 돌아와 부엌에 있는 안소니의 귀에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린다. 거실에 나와 보니 낯선 남자가 제집인 듯 편안하게 앉아있다. 안소니는 그에게 누구냐고 묻고 그가 자신이 앤의 남편 폴이라고 말한다. 안소니는 얼마 전 딸이 빠리로 간다고 했던 사실을 떠올리며 앤과 10년째 같이 살고 있다는 폴에게 그 사실을 말해버린다.

그때 딸이 집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자신이 앤이라고 말하는 녀자의 얼굴은 딸과 많이 다르다. 아버지는 딸에게 폴은 어디 갔느냐 묻지만 딸은 리혼한 지 5년이 됐다고 말한다. 딸은 아버지에게 새로운 간병인이 올 것이라고 얘기한다. 안소니는 새로운 간병인이 될 로라가 자신이 편애하는 딸 루시를 닮은 것 같아 마음에 든다.

안소니의 하루하루는 비슷하게 반복된다. 그 속에서 사람들의 얼굴이 달라지기도 하고 낮과 밤이 뒤바뀌기도 하며 딸의 상황이 바뀌기도 한다.

온통 뒤죽박죽이 된 듯한 안소니의 세계 속에서 관객들은 그의 트라우마와 상처를 엿보게 된다. 딸에 대한 미안함과 자신의 상황을 어쩔 수 없이 깨달아야 할 때의 처연함, 자신에게 무엇인가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지만 막을 수 없을 때의 무력함, 여전히 건재하다는 자신감, 어떤 상황도 그 누구도 믿을 수 없기에 늘 마음에 품고 있을 수밖에 없는 의심. 다양한 감정들이 안소니를 통과해간다.

영화는 일종의 스릴러이다. 치매환자인 안소니의 시점으로 진행되기에 관객들은 그가 보여주는 사건의 외곡된 파편들을 퍼즐처럼 맞춰 진실을 확인해야 하고 그 과정이 무척 흥미롭다.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연기는 관객들의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자신의 이름을 딴 캐릭터 안소니를 연기하는 안소니 홉킨스는 절정의 연기를 보여준다. 그가 연기하는 안소니는 어린아이처럼 순했다가도 맹렬하게 화를 내며 의심하고 때로는 슬픔을 견디지 못하는 모습으로 련민을 자아낸다.

그렇게 영화는 기억을 잃어가는 로인의 고독한 감정만으로도 스크린을 꽉 채운다.

나이 듦과 인생에 대한 통찰도 묵직하다. 평생 믿어왔던 모든 것이 흔들리는 것에 혼란을 느끼는 아버지의 이야기이자 나약해지는 아버지를 바라보며 가족에 대한 책임감과 자신의 삶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 딸의 이야기이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서 자식이 부모의 보호자가 되고 부모가 자식에게 의존해야 하는 순간이 다가온다는 것 그리고 우리의 삶에서 그것을 피할 수 없다는 보편적인 진실을 담담하게 전한다.

그들의 삶을 뒤흔든 것은 무엇일가?

치매는 낯설지 않은 소재이다. 대중매체에서도, 주변에서도 이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매환자들이 처한 상황을 완전히 리해하기는 어렵다. 때때로 그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궁금해진다.

영화는 관객들로 하여금 치매에 걸린 한 로인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주변인들과의 관계까지 예측할 수 있도록 연출한 영화이다. 안소니 홉킨스와 올리비아 콜맨의 열연과 깊이 있고 긴장감 넘치는 연출은 관객에게 그 상황 안에 놓인 주체가 되는 경험을 선사한다.

영화는 안소니의 뒤섞인 기억 속에서 본인은 물론 그의 주변인들이 처해있는 고통스럽고 혼란스러운 상황을 체험할 수 있도록 관객들을 이끈다.

그의 기억인지 혹은 망상인지 뒤죽박죽 섞인 상황들 속에서 현재인지 과거인지 알 수 없는 시점들로 관객 역시 혼란으로 밀어넣으며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영화는 치매라는 소재를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

연변일보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9738
  • 엠씨더맥스 이수가 악플러에 대한 맞대응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는 과거 그의 미성년자 성매수 사건과 관련한 논란에 다시 불을 붙이는 결과로 돌아왔다. 이수는 최근 자신의 SNS 라이브 방송에서 데뷔 25주년 기념 신곡을 공개하면서 "모두가 좋아하는 것은 세상에 존재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것이든 좋아하는 사...
  • 2020-04-01
  • 지난 3월18일 급성패혈증으로 생을 마감한 故 문지윤(향년 37세)이 마지막으로 촬영한 유작이 공개된다. 故 문지윤은 지난 2월 서울과 제주도를 오가며 15년만의 즐거운 두번째 광고촬영을 진행하였고, 광고 온에어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후반작업이 잠시 중단됐다. 이후 ‘故 문지윤...
  • 2020-04-01
  •     (흑룡강신문=하얼빈) 최근 국가라지오텔레비죤총국은 상해라지오텔레비죤방송국을 비롯해 북경, 강소성, 호북성 등 지역의 방송국 관계자들과 화상회의를 갖고 드라마 ‘함께(在一起)’에 대한 제작 및 방영을 두고 론의했다.   드라마 ‘함께’는 상하편으로 구성된 10개의 이야기, 총 ...
  • 2020-03-31
  • 이민호·김고은 ‘더킹’ 17일 첫방 김은숙표 로맨스 벌써부터 화제 영화 ‘나의 청춘은…’ 29일 개봉 순정만화 같은 대만 로맨스 기대 봄바람을 타고 로맨스가 온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실천으로 만남은 물론 야외활동 자제로 꽃놀이까지 ‘랜선 꽃구경’으로 대신해야 하는 요...
  • 2020-03-31
  • '부럽지' 최송현이 아나운서 동기들에게 연인 이재한을 소개했다. 30일 오후 방송된 MBC '부러우면 지는거다'에서는 아나운서 동기들을 만난 최송현, 신혼집을 찾은 이원일-김유진, 서킷 데이트를 즐기는 지숙-이두희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최송현은 여의도 KBS 앞 공원에서 이지애, 오정연과 만나 담소...
  • 2020-03-31
  • 최근 마스크 부족 대란과 관련해 정부를 비판해 화제를 모았던 배우 장미인애가 이번에는 정부의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정책에 대해 분노했다. 이후 자신에게 비판 댓글이 쏟아지자 이를 참지 못한 듯 누리꾼들과 설전을 벌였고, 급기야 배우를 하지 않겠다는 댓글을 남겨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장미인애는 30일 자...
  • 2020-03-31
  • 가수 송대관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부동산 관련 사건 이후 아내가 세상을 떠났다는 루머에 대해 모든 사실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30일 방송된 SBS플러스 '밥은 먹고 다니냐'에는 송대관이 게스트로 출연해 자신의 가정사를 공개했다. 이날 송대관은 가수로 승승장구하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사건인 아내 관련...
  • 2020-03-31
  • '동반 프리선언'으로 화제를 모았던 김민정-조충현 전 아나운서 부부가 '동상이몽2'에 출격한다. 부부가 함께 예능에 출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0일 방송 관계자에 따르면 김민정-조충현 부부가 최근 SBS '동상이몽2 - 너는 내 운명' 녹화를 마쳤다. 두 사람은 스페셜 부부로 출연, 2주간 ...
  • 2020-03-31
  • 영탁이 돈과 인간관계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29일 방송된 TBS FM '최일구의 허리케인 라디오'에는 고정 게스트인 트로트 가수 영탁, 방송인 박슬기가 등장했다. 이날 방송에는 친구에게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는 청취차의 사연이 공개됐다. 사연자는 "친구에게 돈을 빌려줬는데 1년이 넘도록 돌려받지 못했...
  • 2020-03-30
  • ‘믿고 보는 배우’ 천우희가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 출연을 확정 짓고 촬영에 돌입했다.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수상한 고객들’ 등을 연출한 조진모 감독의 신작으로 만남과 기다림의 과정을 겪으며 서로에게 스며든 세 청춘의 모습을 그린 따뜻한 이야기다. 천...
  • 2020-03-30
‹처음  이전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