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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속 세상 엿보다-《가버나움》 가난이 낳은 비극□ 신연희
조글로미디어(ZOGLO) 2020년11월12일 10시24분    조회: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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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속담에‘가난 구제는 나라도 못한다.’고 했다. 서양 속담에도‘가난이 문으로 들어오면 사랑은 창문을 통해 날아간다.’고 했다. 심지어 영국에는‘가난뱅이들은 령혼이 없다.’는 속담도 있다.

나딘 라바키 감독의 영화《가버나움(何以为家)》은 가난이 낳은 비극을 다룬 이야기이다. 포스터에 쓰인‘나를 세상에 태여나게 한 부모님을 고소하고 싶어요.’라는 카피가 눈길을 사로잡은 이 영화는 우선 타이틀의 뜻부터 짚지 않을 수 없다. 영화에서는 126분이라는 짧지 않은 러닝타임 동안 언급조차 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버나움은 지명이다. 이스라엘의 갈릴리 바다가에 있던 마을로 신약성경에서 예루살렘 다음으로 많이 언급되는 지역이다. 예수가 많은 기적을 행한 곳으로 특히 백부장의 중풍 걸린 하인, 앓아누운 베드로의 장모, 들것에 실려 온 중풍병자 등을 치유한 곳이다.

하지만‘자비와 위로의 마을’이란 뜻의 이 지역에서 바리새인을 비롯한 종교 지도자들은 률법을 부르짖으며 복음을 거부하고 연약한 백성들은 가난과 강요된 률법으로 신음한다.

영화의 줄거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중동 국가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 슬럼가에서 태여난 12세 소년 자인의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되기까지 겪게 되는 가출, 구걸, 불법 체류자 모자와의 동거 생활 등 기구한 사연이 기본 스토리이다.

따라서 이 영화를 좀 더 실감나게 감상하려면 레바논이란 나라를 알아야 한다. 레바논은 2차 대전 이후 1944년에 독립한 나라인데 친서구적이며 보수적인 그리스도교도와 아랍 민족주의 색채가 짙은 급진적 이슬람교도라는 두 세력의 대립 우에 정부가 세워짐으로써 정치적으로 안정을 잃은 불운한 곳이다.

서로에게 가장 적대적인 기독교와 이슬람 세력이 부딪치는 곳, 하필 위치도 이스라엘과 수리아에 둘러싸여 있다. 1970년대 친미 로선의 대통령이 취임하고 헌법 개정으로 촉발된 정부군과 반군의 길고 긴 내전으로 나라꼴이 말이 아니게 됐다.

또 1970년 이후 20년 넘도록 계속된 팔레스타인 및 이슬람교 게릴라들과 이스라엘의 무장투쟁 등으로 전 국토가 황페화되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즉 영화를 보고 나면 단번에 알게 되지만 타이틀‘가버나움’이란 결국 수많은‘자인’(주인공의 이름)들이 살고 있는 레바논의 현재를 빗댄 것이라 볼 수 있다.

레바논과 프랑스의 합작 영화인《가버나움》의 감독 나딘 라바키는 레바논 출신 배우이기도 하다. 레바논의 한 대학 영화과 출신인데 졸업작품이 1998년 빠리 IMA가 개최한‘아랍영화비엔날레’에서 최우수 단편영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영화과 졸업작품이 국제영화제에서 상을 받을 정도면 감독으로서 자질을 객관적으로 검증받은 셈이다.

《가버나움》 이전에도 나딘 라바키는 베이루트에 살고 있는 레바논 녀성들의 유쾌한 로맨스를 그린 영화로 칸영화제에 초청되며 주목을 받았다. 감독으로서 세번째 작품인 《가버나움》으로는 제71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는 기염을 토했다. 제72회 영국 아카데미, 제91회 미국 아카데미와 제76회 골든 글로브 시상에서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당연히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오른 첫 레바논 영화이다.

영화는 교도서 수감을 위해 발가벗고 신체검사를 하는 자인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12세 소년이지만 제대로 먹지 못해 체구도 작고 바짝 말랐다. 부모가 출생 신고조차 하지 않아 신분도 확인 안되는 상황이다. 더구나 죄명은 나이에 걸맞지 않게 살인미수, 대체 자인에게는 무슨 사연이 있었던 것일가.

이 영화는 놀랍게도 레바논에서 실제 난민들을 캐스팅해 촬영했다. 주인공 자인 역의 자인 알 라피아는 수리아 난민 가정의 아이로 거리에서 생활하고 있었고 사하르 역의 하이타 아이잠은 베이루트 슬럼가에서 꽃을 팔다가 캐스팅됐다. 라힐 역의 요르다노스 시프로우 또한 실제 불법 체류자였다. 영화의 마스코트 요나스 역을 맡은 아기는 케니아 난민 부부의 딸이였다. 배우들이 연기를 해본 경험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대사를 외워서 한 것이 아니라 상황을 주고 그에 어울리는 대사를 알아서 하게 했다.

이 영화는 프랑스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자인 알 라피아를 비롯한 등장 배우들 대다수가 영화에서처럼 출생등록조차 돼있지 않았다. 영화제 일주일 전에 신분증이 발급되면서 간신히 참석할 수 있었다.

국가의 무능이 국민을 가난으로 내몰 때 가장 고통받는 건 바로 아이들이라는 사실을 영화는 차분히, 그러나 강력하게 보여준다.

영화의 명대사와 명장면을 공유한다.

영화의 시작과 끝 부분은 법정 장면이다. 교도소에 갇혀 있던 12세 소년 자인이 감방 내 TV를 통해 시사성 라이브 고발 프로그램을 접하고 교도소 내 공중전화로‘나를 낳은 내 부모를 고소하고 싶다.’라고 말하는 센세이셔널한 통화내용이 방송을 탔기 때문이다. 자발적으로 자인의 변호를 맡겠다고 나선 녀성 변호사, 그곁에 앉은 판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피고인으로 불려 나온 부모를 가리키며 특히 배속에 아기를 밴 엄마를 향해 자인은 말한다.

“내 부모에게 항의하고 싶어요. 어른들이 내 말을 귀담아 들어주길 원합니다. 자식을 양육할 능력이 없는 어른은 아기를 갖지 말기를 바랍니다. 나는 뭘 기억할가요? 폭력, 모욕, 두들겨 맞기, 체인과 몽둥이와 벨트로 맞기, 내가 들은 가장 친절한 말이라곤 이 창녀의 자식아, 저리가 였습니다. 신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위한 걸레가 되길 원했던 거예요. 당신이 배속에 배고 있는 아기는 나처럼 될거예요.”

연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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