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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선족 감독 장률 영화 '후쿠오카' 곧 개봉
조글로미디어(ZOGLO) 2020년8월22일 23시26분    조회: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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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고 난해? 현실 그대로일 뿐" … '후쿠오카' 장률 감독이 그려낸 사랑의 모양
 

 


요즘 영화 <<후쿠오카>>가 곧 개봉되게 되면서 조선족 감독 장률이 화제의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럼 시네아스트 장률(58)이 그려낸 사랑은 어떤 모습일까.


지난해 말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돼 평단의 극찬을 받은 영화 '후쿠오카'(㈜률필름 제작). 메가폰을 든 장률 감독이 21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스윗라운지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단편 '11세'(2000)로 베니스국제영화제 단편경쟁부문에 진출하며 화려하게 등장한 이후 중국내 소수민족인 조선족 녀인의 삶을 그린 '망종'(2005), 탈북자와 조선족의 소년의 우정을 그린 '두만강'(2011) 등의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확실한 영화 세계관을 구축해온 시네아스트 장률 감독. 그가 '경주'(2014),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2018)에 이어 도시와 사랑을 통해 경계와 관계를 노래하는 이른바 도시 3부작의 마무리 격이 될 영화 '후쿠오카'로 다시 한번 관객을 만난다.

'후쿠오카'는 28년 전 한 녀자 때문에 절교한 두 남자 해효(권해효)와 제문(윤제문), 그리고 귀신 같은 한 여자 소담(박소담)의 기묘한 여행을 담은 작품으로 일상적인 상황 속에서 경계를 넘나드는 판타지적인 요소로 관계에 대한 담론을 던진다. 공간, 시간, 성별, 연령, 모든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여행기 속에 한중일 3국의 관계에 대한 담론을 담아, 혐오가 일상이 되어버린 시대의 가운데 놓인 한중일 3국에 서로가 돌고 도는 관계의 미로 속에 있음을 은유적으로 시사한다.

 

 


장률 감독은 후쿠오카를 영화의 배경으로 선택한 리유에 대해 설명했다. "후쿠오카라는 도시를 10년간 다녔다"는 그는 "한국과 가까운 외국 도시이기도 하고 후쿠오카 영화제도 많이 다니고 후쿠오카 영화제 관계자들과 만남을 많이 가졌다. 후쿠오카 영화제 사람들과 술자리를 하면서, 그 분들이 '우리 도시에서도 영화 좀 찍어달라'는 이야기를 하셨다. 그냥 례의상 하신 말씀일 수도 있는데 저는 진담으로 받아들였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후쿠오카라는 도시는 가깝기에 많이 다녀서 내가 잘 아는 도시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내가 잘 모르는 도시이기도 하다. 그리고 후쿠오카라는 도시를 생각하면, 일본 같지 않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일반적으로 도쿄와는 전혀 다르다. 사람들 사이의 왕래, 다른 문화의 관계 등이 훨씬 개방적이고 많이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영화에서 중요하게 등장하는 윤동주 시인의 시와도 관련이 있다고 설명하며 "그리고 무엇보다 윤동주 시인께서 후쿠오카에서 돌아가시지 않았나. 윤동주 시인이 중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공부하시고 일본 후쿠오카에서 돌아가셨다. 윤동주시인의 그런 동선에 대한 관심도 컸다"고 전했다. 또한 장감독은 후쿠오카라는 일본식 이름보다 복강(福岡)이라는 한자식 이름을 더 좋아한다며 "복 복(福), 언덕 강(岡) 아닌가. '행복의 언덕'이라는 느낌인데, 시 같은 느낌이 들지 않나. 시인이 돌아가신 곳에 시 같은 느낌을 주는 도시라는 점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장률 감독은 극중 인물들의 이름을 배우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리유에 대해 묻자 "가장 큰 리유는 내가 사람의 이름을 잘 짓지 못하기 때문이다"며 웃었다. "영화 제목 짓는 것도 어렵다. 굉장히 고민을 많이 찍는 편인데, 그래서 영화 제목은 항상 가장 간단하게 짓는 편이다. 같은 맥락에서 배역의 이름 같은 경우는 배우들만 동의를 해준다면 배우들의 이름을 그대로 쓸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묘하게 이름과 캐릭터와도 련결이 되는 지점이 있더라. '윤제문'의 문은 서점의 문을 상징하는 것 같아 극중 서점 주인인 제문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권해효'의 해는 바다 해(海)아닌가. 바다 도시인 후쿠오카에 사는 인물과도 잘 어울린다. 박소담이라는 이름은 담백하고 소백하지만 그릇이 넓은 사람의 느낌을 준다. 극중 소담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극중 가장 판타지적이고 오묘한 인물로 보여지는 소담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덧붙였다. 그는 '이상한 녀자'로 보이는 소담이라는 인물에 대해 "실제 생활에서도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사람과 알게 되면 오히려 그 사람이 아닌, 내가 더 이상한 사람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지 않나.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알고보면 그냥 자신의 개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뿐, 오히려 내가 다른 사람의 눈치를 너무 보고 살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소담 역시 그런 인물로 그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소담은 헌책방을 자주 다니는 인물로 그려지는데, 내 성장과정에 있어서 서점이라는 공간은 너무 중요하다. 사실 헌책방이라는 공간은 현대 주류는 아니지 않나. PC방 같은 공간이 주류라면 헌책방은 비주류, 옛날의 정서를 가진 공간이다. 그런 헌책방을 찾는 젊은 녀성인 소담은 옛 정서와 현대의 정서를 모두 가진 인물이다"라며 "그런 소담이 옛 정서에 머문 해효와 제문 두 사람이 가진 깊은 앙금과 문제를 연결해주고 해결해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군산'에 이어 '후쿠오카'까지 박소담, 윤제문과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된 장률 감독. 박해일 등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배우와 항상 다시금 호흡을 맞추는 그는 "한번 작품을 했던 배우는 다시 하게 되는 것 같다"라며 "사실 그런 것도 있다. 영화 촬영할 때 배우들이 '다음 작품도 함께 하자'라는 말을 자주 하지 않나. 그냥 례의를 차리려고 하는 말일 수도 있는데 나는 그걸 늘 약속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항상 밀어붙였다. 근데 이제서야 례의 차리는 것과 약속하는 걸 구분하게 됐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이번 해 권해효씨와도 마찬가지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났는데 '감독님, 기회가 되면 같이 영화를 해보고 싶습니다'라고 하더라. 그래서 바로 전화번호를 달라고 해서 영화를 하게 됐다. 그 친구 실수한거다"라며 기분 좋게 웃었다.

 

 


장률 감독은 여러가지 해석으로 읽히기도 하는 '후쿠오카'에 대해 "'후쿠오카'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라고 정의했다. 그는 "사랑이란 의미는 럽다. 어떤 남녀가 만나 행복하게 살게 된다는 사랑도 좋지만, 대부분의 사랑은 이뤄지지 않지 않나. 또한 사랑을 하다가도 그 사랑이 증오 바뀌기도 한다. 나는 그 모든 걸 사랑의 범주로 본다. 그런 사랑을 우리 삶에서 어떻게 소화해야 할지, 성사되는 사랑이 아닌 사랑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보여주는 영화가 '후쿠오카'다"라고 설명했다.

장률 감독은 연출자가 영화를 만들 때 모든 설정과 소품 하나하나에 철저한 속뜻과 의미를 부여하진 않는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영화 속에 언급되는 한국의 윤동주시인, 중국의 장편소설 금병매, 일본의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등을 사용한 의미에 대해서 묻자 "시인이나 소설가는 작품을 만들 때 설정하나 소품 하나 모두 치밀하게 설정하는데, 영화 감독들은 현장에서 즉석에서 령감을 받아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 모두 현장에서 눈에 보인 것들이 우연한 기회에 사용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반 관객에게 다소 난해하거나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그냥 모든 이야기를 일상처럼 생각한다면 하나도 어렵지 않다. 나는 어렵게 말하는 사람도 아니고 어렵게 말하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다. 모두가 잘 안다고 생각했던 현실을 더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있고, 다른 사람을 잘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생각도 많이 하지 않나. 영화는 그런 걸 보여주는 것 뿐"이라며 "나는 그런 현실을 이야기할 뿐이다. 마치 내 영화는 어렵고 분석해야 한다는 건 '영화는 멋져야 한다'는 관념에서 오는 서로간의 오해인 것 같다. 나는 현실에서 영화를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랭혹한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리던 '두만강' '풍경' 등의 초기작과 달리 '군산: 거위를 말하다',  '경주' 그리고 '후쿠오카' 등 판타지적 요소가 가미된 최근작과 비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장 감독은 "나의 생활이 달라졌고, 그런 것이 영화에 반영된 것 같다"며 "제가 2012년에서 한국에서 살기 시작했고 나의 공간이 변했고 만나는 사람들도 달라졌다. 한국에서는 문인들과 영화하는 사람들, 학생들을 많이 만나게 됐고, 예전보다는 삶의 폭이 작아진 게 사실이다. 현실의 삶이 좁아지면 아무래도 상상을 많이 하게 되지 않나. 그런 변화가 반영된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재중동포이기에 늘 영화마다 '아이덴티티', '정체성', '경계인의 이야기' 등으로 해석되는 장률 감독의 영화. 장감독은 "영화를 만들 때 정체성을 이야기를 하려고 의도를 갖고 만들지는 않는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영화를 찍을 때마다 그런 걸 일일이 생각하지 않지만, 나의 출신이라는 건 숨길 수 없는 것이 아닌가.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묻어나오는 게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한편, '후쿠오카'는 오는 2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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