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N ‘사랑의 불시착’ 활력소 2인방 ② 유수빈
“‘후라이 안 까구’(거짓말 하지 않고) 꿈만 같습니다.”
사실적인 북한 사투리에 정갈하게 딱 올려붙인 헤어스타일. 어딘지 험상궂은 인상이지만 입만 열면 웃음이 만발한다. 21.7%(닐슨코리아)의 시청률로 16일 종영한 tvN ‘사랑의 불시착’의 두 ‘감초’ 연기자 양경원과 유수빈 이야기다. 북한 민경대대 5중대 소속 표치수와 김주먹 역을 각각 연기하며 제대로 시청자 눈도장을 찍었다. 드라마의 여운을 채 지우지 못한 이들을 각각 15일 서울 동작구의 한 카페와 17일 서울시 서대문구 스포츠동아 사옥에서 만났다.
‘주먹이’는 북한의 신세대 캐릭터
욕심 다 빼고 보니 부담 덜 했어요
천천히, 똑바로 성장하고 싶어요
“데뷔 4년 만에 ‘20%대 드라마’에 출연? 상상도 못 했죠.”
유수빈(28)이 요즘 자주 하는 말은 “이게 말이 돼?”이다. 2013년 군 복무 중 ‘한 줄기 빛’이었던 SBS ‘별에서 온 그대’의 박지은 작가가 쓴 작품에 출연한 것부터가 그렇다. 3차에 걸친 오디션을 보고 마침내 ‘사랑의 불시착’에 합류했을 땐 친구들 앞에서 “와아!” 탄성을 질렀다. 종영 후에도 마찬가지다. 최종회가 tvN 역대 드라마 최고시청률을 갈아 치웠다고 하니 “안 믿긴다”며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다.
촬영현장은 녹록지 않았다. 장벽은 “잘하고 싶은 욕심”이었다. ‘한국드라마 덕후(팬)’라는 설정 때문에 재치 넘치는 김주먹을 수줍고 내성적인 캐릭터로 여기기도 했다. “망하기 직전까지” 갔던 유수빈을 잡아준 사람은 이정효 PD였다. 이 PD의 “주먹이는 ‘북한의 신세대’, 그거면 충분해”라는 말이 장벽을 깨주었다.
“욕심을 다 빼고 보니 대본에 다 나와 있더라고요.”
스크린이나 TV로만 봤던 현빈·손예진과 연기 호흡을 맞추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주먹이다!”라고 알아봐 주기도 한다. 고등학교 2학년 무렵, 남을 웃기기 좋아해 “개그맨이 되어볼까” 싶어 연기학원에 발을 들일 때에만 해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다.
그래도 “내 앞길 똑바로 걷는 것에 신경 쓸 때”라며 너털웃음을 웃는다. 그는 “학원에 다니기 시작한 지 1주일 만에 치른 모의 테스트에서 전체 2등을 한 순간 훅 빨려 들어간 연기의 매력”에 아직도 푹 빠져있는 덕분에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고 한다.
영화 ‘엑시트’에서 “따따따! 따따!”를 외치며 시작한 코믹 캐릭터는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언젠가 이를 넘어 “폭 넓고 다양한 연기”를 펼치고 싶다. 롤모델은 연기자 이희준이다. 일면식도 없지만 영화 ‘해무’를 보고 반해 “꼭 한 번 함께 연기하는 게 꿈”이다. 영화와 드라마로 만나 조언을 아끼지 않는 조정석, 김경남 등은 든든한 응원군이다.
스스로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돈이나 인기보다 연기를 정말로 잘 하고 싶다”는 간절함만이 그를 움직이는 힘이기 때문이다.
“천천히, 똑바로, 제대로 밟아가면서 성장하고 싶어요. 매번 뒤돌았을 때 분명하게, 아주 조금씩 나아지는 제가 좋아요.”
● 유수빈
▲ 1992년 11월6일생
▲ 2017년 성결대 연극영화과 졸업
▲ 2016년 영화 ‘커튼콜’로 데뷔
▲ 2017년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
▲ 2018년 MBC ‘이별이 떠났다’
▲ 2019년 영화 ‘엑시트’ MBC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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