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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라. 연합뉴스
아이돌그룹 카라 출신 구하라(28)가 24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구하라가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사인과 사고 경위를 파악 중이다. 구하라는 지난 5월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바 있다. 당시엔 매니저의 이른 신고로 구하라가 곧장 병원으로 옮겨져 생명엔 지장이 없었다.
구하라는 일본에서 K팝 한류를 이끌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아이돌이었지만, 무대 밖 삶은 그렇지 않았다. 구하라는 지난여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안녕’ ‘‘힘들어도 안 힘든 척 아파도 안 아픈 척 그렇게 계속 참고 살다 보니, 겉은 멀쩡해 보이는 데 속은 엉망진창으로 망가지고 있는 것 같은 기분’ 등의 글을 올렸다 지웠다. 구하라는 지난해 9월 전 남자친구와 폭행으로 서로 고소를 하는 등 사생활로 구설에 오른 뒤 불안정한 심리 상태로 주위의 우려를 사 왔다. 구하라는 연예기획사 콘텐츠와이와 올 초 계약이 끝난 뒤 일본 에이전시 프로덕션오기와 전속 계약을 맺었다. 구하라는 아픔을 딛고 지난 13일 일본에서 싱글 ‘미드나잇 퀸’을 공개한 뒤 현지에서 팬들과 만나왔다. 구하라는 지난 5월 일본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여러 일이 겹쳐서 마음이 괴로웠다"라며 "하지만 이제부터는 마음을 강하게 하고 또 건강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해 그의 사망 소식에 안타까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구하라는 지난달 14일 세상을 뜬 가수 설리(25ㆍ최진리)와 친한 동료였다. 구하라는 설리가 숨진 뒤 지난달 SNS 라이브 방송을 진행해 설리를 추모하며 “언니가 네 몫까지 열심히 살게”라며 눈물을 쏟기도 했다. 설리가 세상을 떠난 지 40여 일만에 그와 친했던 구하라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 일각에선 ‘베르테르 효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베르테르 효과는 유명인이나 평소 선망하던 인물이 목숨을 끊으면 그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을 뜻한다.
설리와 구하라는 모두 10대부터 연예인으로 활동하거나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다. 두 아이돌의 잇단 사망으로 어릴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하며 치열한 경쟁에 내몰려 정신적 스트레스를 크게 받는 이들의 심리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소년 시기에 악성댓글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리면 쉽게 불면증에 빠지게 되고, 사생활을 포기하고 주변과 격리돼 살다 보면 우울감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아이돌그룹 세븐틴 멤버인 에스쿱스는 최근 심리 불안을 이유로, 트와이스 멤버인 미나는 지난 7월 극도의 심리적 긴장 상태와 불안감을 겪고 있다며 활동을 각각 잠정 중단했다. 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의원장은 “어려서부터 연습생 생활을 한 아이돌은 또래와 비교해 학교를 통한 사회화 과정을 거치지 않아 외부 충격에 더욱 취약하다”라며 “그럴수록 아이돌과 시간을 많이 보내는 주변 스태프나 가족이 아이돌의 심리 상태를 꾸준히 옆에서 지켜보며 관리해주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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