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조커’… 악은 어떻게 탄생했나 현실지옥의 ‘사회학 개론’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9월27일 05시27분    조회:1139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우리가 ‘배트맨’ 시리즈의 배경인 ‘고담(Gotham)시’ 안으로 들어간다면 과연 제정신으로 살 수 있을까. 테러, 강도, 살인 청부가 일상이고 마피아와 좀도둑이 우글거리는 곳. 부패한 검찰과 경찰, 테러당하는 판사. 환경미화원의 파업으로 곳곳에 쓰레기가 넘쳐흐르며 쥐들이 우글거리는 곳. 정의는 늘 좌절되는 곳. 무엇보다 약자는 언제나 무관심과 무례함의 대상이 되는 곳.


다음 달 2일 개봉하는 영화 ‘조커’는 미국 DC코믹스 만화에서 혼돈과 악 그 자체로 등장하는 캐릭터 ‘조커’의 기원에 관한 이야기이자 조커를 잉태한 고담시에 관한 이야기다.


노쇠한 어머니를 모시고 고담시에 사는 광대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은 머레이 프랭클린(로버트 드니로)처럼 유명한 코미디언이 되어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싶어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본인은 늘 웃음거리로 전락하는 신세다. 기괴한 웃음을 조절하지 못하는 장애와 경제적 궁핍에 시달리지만 사회복지라는 명목으로 이뤄지는 상담은 지극히 형식적이고 그마저도 지원금 부족으로 끊긴다. 가진 자들과 못 가진 자들 사이에는 서로에 대한 증오가 넘쳐흐른다. “엄마는 제게 늘 웃으라고 말씀하셨어요”라고 하는 플렉의 말은 공허하고 짙은 분장 속 그의 웃음이 늘 울음과 겹쳐 보이는 이유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다크 나이트’(2008년)가 배트맨과 조커를 통해 풀어내는 선과 악의 철학 개론에 가깝다면 ‘조커’는 플렉의 삶을 통해 우리가 사는 세상을 들여다보는 사회학 개론으로 다가간다. 토드 필립스 감독은 잠수정을 타고 암흑의 심연으로 조금씩 내려가듯 ‘조커’라는 캐릭터를 통해 사회가 후천적으로 만들어내는 악의 기원을 탐험한다.

영화의 말미 마침내 아서 플렉은 사라지고 도심의 소요 한가운데 ‘조커’만 남는 그 순간, 고담시는 곳곳이 파괴되며 무정부 상태에 이른다. 플렉과 고담시를 서서히 망가뜨린 건 지극히 사소한 것들이다. 분노에 찬 사람들을 스스럼없이 ‘광대’라고 부르는 공감의 결여,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등을 돌리는 무례함이다.



필립스 감독은 셰익스피어에서 햄릿을 꺼내 변주하듯 새로운 형태의 코믹스 영화를 만들어냈다. 코믹스 캐릭터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으며 ‘조커’는 올해 열린 제76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슈퍼히어로를 다루는 코믹스 영화가 세계 주요 영화제에서 최고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26일 열린 라이브 콘퍼런스에서 필립스 감독은 “영화가 언제나 당대의 다양한 일들을 반영한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 이 영화에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사회경제적인 지위, 취약계층이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지 등이 담겼다. 이 영화를 보고 사람들이 다양한 문제에 대해 논의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화 속 조커를 온전히 완성하는 건 플렉과 조커를 넘나드는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다. 피닉스는 냉혹한 사회에서 탄생한 괴물을 그리기 위해 하루에 사과 하나만 먹으며 23kg을 감량해 한 사내가 파괴돼 가는 과정을 완벽하게 연기해 낸다. 피닉스는 라이브 콘퍼런스에서 “이 배역에 많은 걸 쏟아부을수록 소진되거나 고갈되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더 에너지를 받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다크 나이트’에서 열연한 히스 레저의 ‘조커’와 영원히 비교될 운명을 타고났지만 피닉스는 플렉의 얼굴에 담긴 천진함과 분노, 광기, 좌절만으로도 거대한 아이맥스 스크린을 빈틈없이 채운다.

동아일보

파일 [ 3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4
  • 영화 '시동'(감독 최정열)이 '강철비'(감독 양우석), '신과 함께' 시리즈(이상 감독 김용화)에 이어 웹툰 원작 영화의 흥행 계보를 이어갈까. '시동'은 정체불명 단발머리 주방방 거석이형(마동석 분)을 만난 어설픈 반항아 택일(박정민 분)과 무작정 사회로 뛰어든 의욕충만 반항아 상필...
  • 2019-12-04
  • 영화 ‘백두산’(감독 이해준, 김병서)이 12월 19일 개봉을 확정했다. CJ엔터테인먼트는 2일 ‘백두산’의 개봉일을 12월 19일로 확정한 사실을 알리며 이병헌, 하정우, 마동석, 전혜진, 배수지 등의 얼굴이 들어간 메인 포스터를 공개했다. ‘백두산’은 남과 북 모두를 집어삼킬 초유의 재...
  • 2019-12-02
  • 천만 5편 배출 전망…코미디·여성 서사 강세 관객 몰린 '겨울왕국2'[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올해 극장 관객이 사상 최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 총 관객은 2억421만3천297명으로 ...
  • 2019-12-01
  • 이영애 주연 '나를 찾아줘'가 올해 가장 강렬한 스릴러의 탄생을 알렸다. 영화 '나를 찾아줘'는 11월27일 개봉을 맞이해 영화를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관람 포인트를 공개했다.  # 한시도 예측할 수 없는 긴장감 넘치는 전개 '나를 찾아줘'는 6년 전 실종된 아들을 봤다는 연락을 받은 &...
  • 2019-11-27
  •   겨울왕국1 [월트디즈니] 5년만에 돌아온 겨울왕국2에 대한 반응이 뜨겁습니다. 하지만 이와중에 ‘1편만 못하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나옵니다. 대체로 이야기가 지루하고 삽입곡 중 ‘Let it go’ 같은 큰것 한방이 부족하다는 반응입니다. 1편으로 우리의 눈높이가 지나치게 높아진 건 아닐...
  • 2019-11-26
  • 영화 '겨울왕국 2'(감독 크리스 벅, 제니퍼 리)가 5일째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켰다. 26일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1일 개봉한 '겨울왕국 2'는 25일 35만3789명을 모아 누적 관객 수 479만1668명을 기록했다. '겨울왕국 2'는 숨겨진 과거의 비밀과 새로운 운명을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 2019-11-26
  • 처음으로 ‘민족 제재 시나리오 공모’ 활동에  입선 제28회 중국금계(金鸡)백화영화제가 11월 19일-23일 하문에서 진행되는 기간, ‘제3회 민족 제재 영화 시나리오 공모’에서 연변 조선족을 창작 주체로 한 시나리오 2편이 큰 상을 안았다. 소수민족의 우수한 문화를 보호하고 전승...
  • 2019-11-25
  • 배우 박정민이 이병헌, 이정재에 이어 마동석, 정해인과 유쾌한 연기 시너지를 선보인다.  영화 ‘시동’(최정열 감독)은 정체불명 단발머리 주방장 거석이형(마동석 분)을 만난 어설픈 반항아 택일(박정민 분)과 무작정 사회로 뛰어든 의욕충만 반항아 상필(정해인 분)이 진짜 세상을 맛보는 유쾌한 이야기...
  • 2019-11-25
  •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만든 할리우드 제작자가 이번에는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전기 영화를 제작키로 해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할리우드 연예매체들은 마이클 잭슨의 초상권을 보유한 '더 마이클 잭슨 에스테이트'가 제작자 '그레이엄 킹'과 영화 제작에 관한 계약을 맺었다고...
  • 2019-11-25
  • [앵커]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미국 관객도 사로잡으며 아카데미상 수상에 한 걸음 더 다가서고 있습니다. 특히 외국어영화상 부문뿐 아니라 작품상, 각본상, 미술상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거론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김선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올해 탄...
  • 2019-11-14
‹처음  이전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