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캐릭터는 단명해도 배우는 장수한다…죽어야 사는 김갑수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7월6일 10시00분    조회:1215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민경원의 심스틸러]
드라마 ‘보좌관’서 권력 쫓는 송희섭 의원 
‘60일, 지정생존자’서 대통령 꿈 이뤘지만
1회 테러로 사망…단명 캐릭터 계보 이어
능수능란한 연기로 중년배우 한계 극복

드라마 ‘보좌관’에서 법무부 장관 자리를 노리는 송희섭 의원 역할을 맡은 배우 김갑수. [사진 JTBC]
“송희섭 의원이 결국 대통령이 된 거냐.” 
요즘 JTBC ‘보좌관’과 tvN ‘60일, 지정생존자’를 오가며 활약하고 있는 배우 김갑수(62)를 두고 나온 우스갯소리 중 하나다. 금ㆍ토요일에는 대한당 원내대표를 거쳐 법무부 장관을 꿈꾸는 송희섭 역할로 야심을 불태우는 동시에 월ㆍ화요일에는 대통령 양진만 역으로 등장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60일, 지정생존자’의 경우 방송 첫 회에 벌어진 국회의사당 폭탄 테러로 유명을 달리하긴 하지만 두 작품 모두 김갑수를 빼고 논하기 힘들 정도로 막중한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보좌관’에서 김갑수의 활약은 놀라울 정도. 분명 10년 만에 브라운관 나들이에 나선 이정재가 주인공인 드라마임에도 극에 팽팽함을 불어 넣는 것은 김갑수의 몫이다. 극 중 보좌관과 4선 의원으로 만난 이들은 권력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한눈에 보여준다. 제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자랑하는 보좌관이라 할지라도 결국 장기판 위에 올라가 있는 말일뿐, 그 말을 실제로 움직이는 사람은 의원 자신임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김갑수는 한발 물러서 있는 듯하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튀어나와 탁월한 존재감을 발휘한다. 

극 중 계란을 맞아 엉망이 됐음에도 ’원래 정치인은 맞으면서 크는 법“이라고 웃는 모습. [사진 JTBC]
주인 말을 듣지 않는 소 새끼를 처리하듯 밟을 땐 확실하게 응징하는 면모를 보인다. [사진 JTBC]
자연히 극의 전개 방향은 그의 작은 움직임 하나에도 크게 출렁인다. 가까이는 그를 둘러싼 보좌진 이정재와 정웅인이 그의 마음을 얻고자 경쟁하고, 같은 당에서 활동하는 국회의원들은 물론 당 밖의 의원들의 역학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자신이 가고자 하는 권력 가도에 조금이라도 위협이 될라치면 바로 싹을 자르고 판을 흔든다. 그것을 표현하는 움직임 역시 작지만 명확하다. 배알이 뒤틀렸을 때 신발을 벗어 던진다거나 조용히 노려보고 문을 닫는 정도지만 주변 공기의 흐름이 확 바뀌어버리는 것이다. 인물 설명에는 “노련하다기보단 비열하고 저열하다”고 쓰여 있지만, 그보다는 “능수능란하게 쥐락펴락한다”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을까. 

‘60일, 지정생존자’에 등장한 시간은 몇 분 되지 않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도 같은 맥락이다. 노론 이후 처음 정권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 진보적 성향의 대통령답게 김갑수는 소탈하면서도 강인한 면모를 보인다. 평소에는 사람 좋게 웃고 있는 모습이지만 결단을 내려야 할 때는 누구보다 단호하다. 배우로서 언제 칼을 뽑고 휘둘러야 할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단 얘기다. 이미 죽음을 맞이한 만큼 주로 회상신을 통해 얼굴을 비치겠지만 ‘보좌관’ 속 모습과 절묘하게 대비돼 더 깊은 여운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60일, 지정생존자’에서는 양진만 대통령 역을 맡았다. 방송 첫 회 사망하는 비운의 역할이다. [사진 tvN]
사실 김갑수가 연기를 잘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1977년 극단 현대극장에 1기 연구생으로 들어갔을 때부터 그는 지독한 연습벌레이자 노력파로 유명했다. 당시 고졸은 연극을 할 수 없다는 고정관념과 맞서 싸우기 위해 닥치는 대로 책을 읽고 각종 예술작품을 흡수해 왔기 때문이다. 덕분에 88년 KBS ‘바라밀’로 첫 드라마 캐스팅이 되고, 94년 영화 ‘태백산맥’으로 무대를 옮겨갈 때도 입소문 덕을 톡톡히 봤다. 영화 데뷔작으로 춘사영화상ㆍ백상예술대상ㆍ대종상 등에서 남우주연상을 휩쓸었으니 연기력은 일찌감치 검증받은 셈이다. 

하지만 40년 넘게 연기를 해온 배우가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기는 쉽지 않은 일. 이미 ‘연개소문’(2006)의 수양제처럼 대중의 뇌리에 또렷하게 각인된 모습이 있는 탓이다. 어떤 이는 2010년을 그의 전성기로 꼽을지도 모른다. ‘추노’ ‘제중원’ ‘거상 김만덕’ 등 여러 작품에서 활약했던 해이니 말이다. 통상 중견 배우들이 여러 작품에 동시다발적으로 나오면 겹치기 출연 논란이 불거짐에도 그만은 예외였다. 채널을 돌리면 그가 나올 정도로 자주 얼굴을 비쳤지만, 그의 연기한 인물이 비슷하다 여긴 사람이 없는 덕이다. 

2006년 드라마 ‘연개소문’에서는 수양제 역할로 호평 받았다. 그해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다. [사진 SBS]
어쩌면 그가 정형화된 틀을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이 같은 다작 덕분일지도 모른다. “배우가 중심이 되는 연극을 하고 싶다”며 98년 극단 ‘배우세상’을 창립해 10여년 간 이끌어온 그는 영화 ‘태백산맥’처럼 작품에 대한 평가는 갈릴지언정 배우 김갑수의 연기는 남는 놀라운 필모그래피를 채워왔으니 말이다. ‘제3공화국’(1993)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것을 시작으로 자결한 ‘태조왕건’(2000), 장보고 칼에 찔린 ‘해신’(2004), 추락사한 ‘혼’(2009), 총 맞은 데 이어 폭탄까지 터진 ‘아이리스’(2009, 2013) 등 극 중 숱한 죽음을 경험한 덕에 ‘단명 전문 배우’ ‘사망 전문 배우’ 등 웃지 못할 별명도 있지만 그 역시 캐릭터로 만들 수 있는 배우가 몇이나 될까. 

2010년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단명 전문 배우의 서러움을 고백하는 김갑수. 그해 방송된 드라마 ‘즐거운 나의 집’에서는 1분 20초 만에 사망한 적도 있다. [사진 MBC]
더욱 놀라운 것은 그의 도전이 현재진행형이란 사실이다. 지난해 ‘빌리 엘리어트’로 뮤지컬에 도전한 데 이어 올해는 영화 ‘뜨거운 피’에 주연으로 이름을 올렸다. 누군가의 아버지 혹은 회장님 캐릭터로 굳히기에 들어가는 대신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찾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다. 몇 해 전 인터뷰에서 그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로 “성실함을 잃어버리는 것”을 꼽았다. 이 기세라면 10년 후에도 우리는 그의 새로운 인생작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의 역할이 ‘단명’할지언정 배우로서 그의 커리어는 오래도록 ‘장수’할 것이 분명하니 말이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

중앙일보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6071
  • 돈스파이크가 ‘BTS 지민 닮은꼴’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돈스파이크는 7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게스트로 출연, “과거 윤종신이 한 방송에서 ‘돈스파이크 지민 닮은꼴’을 언급하면서 알려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돈스파이크는 “당시...
  • 2019-08-08
  • 최근 예능 프로그램 '아내의 맛'에 출연한 프로골퍼 케빈 나(36·나상욱)이 과거 논란에 휩싸였다.  6일 방송된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아내의 맛'에서는 케빈 나와 지혜 부부 일상이 공개됐다.  이날 방송에서 케빈 나의 가족은 전세기를 타고 등장했다. 예고편을 통해서도 라스베이...
  • 2019-08-08
  • “영화 오디션에 대본 들고 찾아가서 카메라 테스트도 하고, 12년 차 신인이죠. 열심히 하겠습니다.” 타고난 재능에 겸손함까지 더했다. 12년 전 ‘다시 만난 세계’로 걸그룹으로서 희망을 노래하던 소녀는 혼자서 2시간 콘서트를 거뜬히 해내는 디바가 됐다. 소녀시대란 타이틀을 잠시 내려두고 2년...
  • 2019-08-07
  • 1990년부터 시작된 미국 인기드라마 '베벌리힐스 아이들'(원제 Beverly Hills, 90210)이 29년 만에 리메이크돼 전파를 탄다. 폭스TV는 '베벌리힐스 아이들'의 중년판인 'BH 90210'을 여섯 가지 에피소드로 제작해 수요일 9시마다 방영한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출연배우들은 어느덧 중년이 됐...
  • 2019-08-07
  • 세계 최대 란제리 브랜드 ‘빅토리아시크릿’이 처음으로 트랜스젠더 여성을 모델로 발탁했다.  5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CNN 등에 따르면 브라질 출신 모델 발렌티나 삼파이우(22)가 빅토리아시크릿의 첫 트랜스젠더 여성 모델로 발탁됐다.  보도에 따르면 삼파이우의 에이전트 에리오 자논은...
  • 2019-08-07
  • ‘솔(Soul)의 여왕’ 어리사 프랭클린이 남겼다고 추정되는 자필 유서를 두고 법원이 필적 감정으로 법적 효력을 따져보기로 했다. 5일(현지시간) AP통신은 법원이 프랭클린 사망 뒤 발견된 자필 유서를 필적 전문가에게 맡겨 살피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심리는 6일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북쪽 오클랜드 카운티 공...
  • 2019-08-07
  • 김태욱 KBS 앵커가 ‘뉴스9’을 마무리하며 “이 볼펜은 국산”이라고 발언했다. 지난 4일 오후 방송된 KBS ‘뉴스 9’에서 김태욱 앵커는 클로징 멘트로 “방송 중에 제가 들고 있는 이 볼펜이 일제가 아니냐는 시청자의 항의 전화가 왔다”라며 자신이 들고 있는 볼펜을 들었다...
  • 2019-08-06
  • 가수 강타가 사생활 문제로 논란이 된 가운데, 강타의 절친한 친구로 알려진 가수 겸 배우 이지훈이 과거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밝힌 에피소드가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이지훈은 지난 2012년 KBS2 예능 '해피투게더3'에 출연해 "여자 문제로 강타와 6개월 동안 연락을 끊은 적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방송에서 이...
  • 2019-08-06
  • 가수 강다니엘이 트와이스 지효과 열애를 인정한 후 첫 심경을 털어놓았다.  강다니엘은 5일 늦은 오후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안녕하세요. 강다니엘입니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그는 이 글을 통해 '우선 오늘 오전 갑작스러운 소식을 접하고 많이 놀랐을 여러분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하루...
  • 2019-08-06
‹처음  이전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