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50) 대표 프로듀서가 본인 및 소속 연예인들이 관련된 각종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전격 사퇴했다. 동생 양민석(46) 대표이사도 동반 사퇴했다.
양현석은 14일 오후 4시께 YG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오늘부로 YG의 모든 직책과 모든 업무를 내려놓으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말들이 무분별하게 사실처럼 이야기되는 지금 상황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참아왔다. 하지만 더는 힘들 것 같다"며 "향후 조사과정을 통해 모든 진실이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양민석 역시 2시간 뒤인 이날 오후 6시 내부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사퇴 의사를 전했다.
그는 "양현석 총괄님께서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한 결정이 오해 없이 전달되기 위해서는 제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YG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양현석 총괄님과 저는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는 믿음에 그동안의 온갖 억측들을 묵묵히 견디며 음악 활동과 경영에 몰입하고 있었다. 하지만 견디는 것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렵다는 생각에 이르게 됐다"며 "제 결정이 긍정적인 변화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양현석은 YG 소속 그룹 '아이콘'의 전 멤버 비아이(본명 김한빈·23)의 마약 관련 의혹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비아이 마약 의혹은 물론 YG 외압과 경찰 유착 여부를 엄정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필요시 양현석을 조사할 가능성도 열어놨다.
1996년 설립된 YG엔터테인먼트는 SM, JYP와 함께 3대 기획사로 불리며 승승장구했지만 끊임없는 약물 파동에 휘말렸다.
빅뱅 지드래곤, 탑, 투애니원 박봄이 수년 전 약물 사용으로 질타받았으며 최근에는 코카인 투약으로 기소된 래퍼 겸 작곡가 쿠시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또 빅뱅의 전 멤버 승리가 버닝썬 사태에 휘말려, 그 와중에 해외 투자자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았는가 하면 양현석 자신도 성 접대 의혹을 받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3월 31일 기준 YG 최대주주는 양현석이다. 보통주 315만1천188주(16.12%)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현석 동생인 양민석 대표이사는 64만7천910주(3.31%)를 보유했다.
지난 3월 22일 YG 제2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양민석 대표이사는 사내이사 재선임이 무산될지도 모른다는 관측을 깨고 재선임에 성공했다.
그러나 각종 의혹이 일면서 재선임 석 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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