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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과학탐험대장'이라 불러 줄 때 뿌듯"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8월23일 08시43분    조회: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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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리네 민박'서 과학탐험대장으로 나온 진짜 탐험가 문경수 씨

 

문경수 씨/사진=문경수

JTBC 예능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에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게스트가 있다. ‘과학탐험대장’으로 불린 문경수 씨다. 그는 앞마당에 텐트를 치고 지내는 장기투숙객으로 나온다. 문 씨는 투숙객들을 천문대로 인솔하고, 제주의 비경을 소개하며 ‘탐험’에 시청자들이 더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도록 해준다.

문 씨는 “방문자가 없었던 제 블로그에 하루 평균 6000명씩 들어오고 있다”며 방송 출현 후 변화를 말했다. 가장 뿌듯한 일은 길거리에서 자신을 알아본 사람들이 “어이, 과학탐험대장”이라고 부를 때다.

“제가 ‘과학탐험가’라는 타이틀을 사용한 건 어림잡아 3년 정도 됐어요. 그런데도 사람들은 익숙지 않다는 듯 제 소개를 들으면 10명 중 9명이 “직함이 뭐라구요”라고 되묻더군요. 방송이 나간 후부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저를 ‘과학탐험대장’이라고 불러요.”

그가 ‘탐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서울과학기술대(옛 서울산업대) 학부 시절 플라스틱소프트웨어라는 벤처기업에서 ‘아리랑 위성’ 관제 시스템을 설계하는 역할을 맡으면서부터다.

“저도 과포자(과학포기자) 중 한 명이었는데 제가 만든 관제 시스템을 단 위성이 우주에서 뭔가 시그널을 보낸다고 생각을 하니까, 어느 날 갑자기 무방비 상태에서 우주가 제 가슴 속에 훅 들어오면서 오지에 대한 동경이 생긴 것 같아요.”

 

문경수 씨/사진=문경수
 

문 씨는 탐험에 미쳐 죽을 고비도 수차례 넘겼다. 2009년 8월, 서호주로 가는 탐험대를 꾸리기 위해 사전 답사를 갔을 때다. 차가 물웅덩이에 빠져 3일간 도보로 200㎞ 가량을 빠져나온 적 있다.

“밤에 울어대는 늑대보다 더 무서웠던 건 가도가도 풍경이 바뀌지 않는 거였어요. 그때 저를 살린 것은 별자리였죠. 남반구 밤하늘에 있는 남십자성을 보며 계속 걷고 또 걸었어요. 이후 그곳에서 어떤 일본인 여행객이 조난을 당해 사망했다는 얘기를 들었죠. 호주 경찰이 그 여행객의 소지품을 수집하기 위해 궤적을 조사해보니 1km만 걸어나가면 마을에 당도할 수 있었는 데 일본인 여행객은 그 지역을 원을 그리며 계속 돌다 변을 당했다고 했어요.”

문 씨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외계 생명체를 연구하는 우주생물학자들과 함께 2년 주기로 호주 탐사를 떠나고 있다. 탐사원 중 유일한 아시아인으로 지금껏 3차례 동행하며 공룡 화석과 지질, 천체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일을 해 왔다. 그는 이 탐험대의 여정을 옮긴 ‘35억년 전 세상 그대로’라는 제목으로 책을 냈다.

“호주에서 여행사 일을 할 때였죠. 말도 어눌하고 돈도 없어 시간이 날 때면 서호주도서관과 자연사박물관을 자주 찾았죠. 신간 도서를 보던 중 지구 역사를 다루는 다큐멘터리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과학자 이름이 눈에 들어왔어요. 그 분이 서호주지질조사국에 일한다는 것을 알고 그날 밤 이메일을 보냈죠. 그것이 인연이 돼 NASA 탐험대 일원이 됐어요. 첫 탐험에선 이방인 취급을 받기도 했죠.”

문 씨가 해외 과학자들로부터 제일 많이 듣는 질문은 ‘제주에 가봤냐’다. 문 씨에 따르면 외국 연구자들 사이에선 제주가 아이슬란드 사화산과 하와이 빅아일랜드섬과 함께 ‘탐험 3대 명소’로 꼽힌다. “제주는 열점 화산으로 만들어진 미스테리 섬으로 탐험가에겐 꼭 가보고픈 선망의 대상이죠. 유네스코 3관왕에 올라 세계 관광객들이 감탄하는 곳이기도 한데 우리는 제주를 너무 못 알아보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생태적 자연의 보고를 가까이 두고서도 우리나라엔 왜 탐험 활동이 활성화되지 않았을까. “우리나라에도 지질·심해·공룡 분야에서 세계 톱클래스에 들어가는 과학자들이 있어요. 극지연구소처럼 탐험을 통해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소도 있죠. 그런데 평상시에 가보면 일류급 과학자들이 영수증 처리를 하고 있어요. 외국에선 학자에 준한 석·박사급 필드매니지먼트팀을 운영하고 있죠. 학자들이 완벽하게 탐험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지원해요. 또 주변에 보세요. 아이가 커서 공룡학자가 되겠다고 하면 부모님 대부분은 ‘뭐먹고 살래’라며 말릴 걸요.”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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