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한다, 잘한다" 했더니 진짜 잘한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과 어우러져 제자리를 찾는 모양새다. 뿐인가. 열심히 구르고 굴러 제게 주어진 기회도 곧잘 잡아낸다. 타고난 입담과 재치로 '新 MC 꿈나무'로 거듭나고 있는 양세형이다.
 
개그맨 양세형이 지난 9월 17일 tvN 'SNL 코리아8'(이하 SNL8)의 메인 호스트로 출격했다. 이날 방송에서 그는 각종 콩트에 출연,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재치로 호스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패러디면 패러디, 애드리브면 애드리브 무엇 하나 놓치지 않고 깔끔히 소화해낸 것.
 
 
 



 
 
그는 영화 '부산행' 패러디 '추석행'에서는 좀비로 변신, 삼촌 역의 정상훈에게 명절 잔소리를 듣고 괴이한 소리를 지르며 사라져 웃음 폭탄을 안겼고, 드라마 '미생' 패러디 '미생 웨이터'에서는 작품 속 명대사를 읊으며 '웃픈' 연기를 선사했다.
 
눈길을 끈 것은 양세형의 연기력. tvN '코미디 빅리그'를 통해 쌓아 올린 콩트형 연기로 'SNL8' 크루들 사이에도 자연스레 녹아드는 노련함을 과시했다. 최근 양세형은 입담을 과시하는 예능감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SNL8'을 통해 그가 가진 본연의 매력과 실력을 다시금 증명해냈다는 점은 주목 할 만하다.
 
양세형은 지난 2003년 SBS '웃찾사'를 통해 데뷔한 뒤, 타고난 재치로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했다. 당시 '웃찾사' 전성기를 이끌던 인물 중 한 명이기도. 그러나 이후 특정 사건으로 인해 자숙의 시간을 거치게 됐고, 지금과 같은 궤도에 오르기까지 꽤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만 했다.
 
현재는 SBS 러브FM '윤형빈, 양세형의 투맨쇼' 고정 DJ부터 MBC 간판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예능감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상황. 이 가운데 대세 스타들이 출연한다는 'SNL8'의 메인 호스트 자리까지 꿰차며 세를 떨치고 있다.
 
양세형의 개그적 능력이 대중에게 보다 직접적으로 전달된 결정적 계기는 '무한도전' 출연이다. 첫 출연 당시만 해도 단발성일 줄만 알았건만, 기존 멤버들과 묘한 케미를 형성하며 꾸준히 자리를 채우고 있다. '국민 예능'이라는 타이틀을 단 '무한도전'인 만큼 그의 출연에는 호불호가 갈리곤 있지만,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점 또한 부정할 수 없다.
 
양세형은 '무한도전'에서 굴러온 돌과 같은 포지션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위치를 명확히 알고 그 언저리에서 틈새를 공략하며 '박힌 돌을 빼낸다'는 부정적 뉘앙스를 물 밑으로 가라앉히고 있다. 실제로 그는 막내 광희와는 커플 같은 케미로, 형들과는 형-동생의 서브 역할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
 
물론 양세형이 가야 할 길은 아직 구만리다. 타고난 입담과 재치로 예능 판을 휩쓸고 있다지만, 다듬어지지 못한 과격한 개그나 무리수 발언으로 공들여 세운 탑을 위태롭게 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세형의 행보는 지켜볼 만 하다. '무한도전'이라는 거대한 시험대에 오른 이후, 스스로 몸을 사리며 모난 부분을 깎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그가 'MC 꿈나무'라는 타이틀 안에서 어떻게 성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tvN 캡처, 제공/뉴스엔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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