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시골선생님의 외길 삶
조글로미디어(ZOGLO) 2013년5월22일 09시40분    조회:5592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김상화

点击浏览下一页

봄에는 향긋한 산나물 냄새가 코끝을 찌르고 가을에는 울긋불긋 단풍으로 아름답게 물드는 오붓한 시골이였다. 화룡시 남평진에서도 더 깊숙이 들어앉은 고령촌에는 100년의 력사를 자랑하는 조선족소학교-용화소학교가 있다.

차로 고령촌까지 가는것도 쉽지 않았다. 고령촌이 가까와질수록 산세가 험해지고 길이 복잡하게 꼬이기 시작했다. 한아름 되는 나무가 겹겹으로 하늘을 가린 산길을 힘겨웁게 2시간정도를 달려서야 아담한 크기의 용화소학교에 다달았다. 학생수 4명, 선생님 8명이 고작이지만 그들의 모습에는 그늘이란 찾아볼수 없다.

세월이 흐르면서 오구작작 모여들던 애들이 하나, 둘씩 시가지로 떠나가고 몇 안남은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는 지금까지 고령마을에 남아있는 유일한 조선족소학교이다. 때묻지 않은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외면할수 없어 30여년을 굳게 한자리를 지켜온 김상화씨에게 학교는 그리움이고 추억이였다.

그 추억과 그리움중엔 유년시절 추억도 한몫 한다. 이른 아침 마을 앞산에서 뻐꾸기가 울 때 긴 사래의 보리밭 사이를 지나 학교로 향했단다. 그리고 학교 울타리에 서있는 앵두나무에서 빨갛게 익은 앵두를 주머니 가득 따 먹기도 하고 수업시간을 빼먹고 온종일 세치네잡이를 하기도 하고…

그렇게 용화소학교는 고령 두메산골을 배경으로 그의 어린시절까지 잇닿아있어 더욱 애틋하다.

하지만 지금은 가르칠 애들이 몇 안돼 이젠 열정도 식었다는 김상화씨는 “속시원히 페교처리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진적도 한두번이 아닙니다”고 독한 말을 내뱉기도 한다. 그래놓고도 이튿날 새벽부터 제일 먼저 학교에 출근해 교실마다 난로불을 피워놓는다, 비자루를 쥐여들고 청소를 한다 북새통이다. 그러기를 어언 30여년…

시골학교 선생님이란 외길을 걷다보니 어찌보면 영락없는 농사군의 모습이다. 농사철이면 학부모들 일에 발벗고 나선다. 수업이 끝나면 선생님들과 조를 무어 벼모내기에, 기음에, 땔감모으기에 못하는 일이 없다. 요즘 이들에겐 별 구경거리 없는 산촌이지만 그에겐 그야말로 별천지이다. 주말이면 산나물 뜯기에도 나선다. 그래서 더욱 소소한 감동을 주기도 한다. 산촌아이들과 고향의 품에서 그는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살고있었다.

그의 책상우에는 누르스름한 손때묻은 필기책 하나가 고스란히 놓여있다. 매일 아침 출근해서 꼭 한번은 펼쳐보는 낡은 필기책은 다름아닌 이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의 이름이 적혀있는 기록부이다. 지난 1948년부터 지금까지 모든 졸업생들을 기록해놓은 필기책은 2001년 김상화씨가 교장을 맡아하면서부터 물려받은 이 학교 대대로 내려오는 "보물단지"이다.

"모두 1800여명의 졸업생이름이 적혀져있습니다. 350여페지중 200페지만 사용했습니다. 애들이 점점 줄어들면서 이 기록부가 채워치지 못할가봐 걱정됩니다. "

그 기록부를 만지작거리는 그의 량미간의 주름이 깊어간다.

"저 운동장에서 뛰놀던 아이들이 어른이 되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돼서 다시 찾아오는 이들이 많습니다. 학교도 옛날 모습이 아니라 섭섭해하시다가도 이 기록부를 보여주면 그리도 좋아하던 모습을 제가 어찌 잊겠습니까"고 말하는 김상화씨는 흘러나오는 눈물을 억지로 꾸역꾸역 밀어넣느라 애쓴다.

"이 시골마을은 제게는 참 따뜻한 곳이였습니다. 평생 그리운 이름으로만 기억될 용화소학교 마지막 지킴이는 제가 할겁니다."

그의 말처럼 김상화씨와 산촌아이들의 가슴속에 행복했던 나날들이 사람사는 세상의 따뜻한 추억으로 남겨지기를 기대해 본다.

연변일보 글·사진 정영철 신연희 기자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인간의 지혜 개발하는데 힘쓰라 청도연광정밀공업유한회사 량경일리사장의 이야기     "오또기는 균형을 이루어주는 중심이 있기때문에 넘어지지 않는다. 회사도 균형을 유지할수 있는 중심이 있어야 치렬한 시장경쟁속에서 흔들리더라도 넘어지지 않고 발전을 거듭할수 있다." 량경일(42세)리사장의 말이다. 20...
  • 2012-11-21
  • 특별기획-중국조선족기업인(41) -청도한성자수유한회사 황철호사장   황철호사장이 자수생산현장을 돌아보고있다.     황철호(黄哲浩) 프로필 나이: 47세 료녕성 안산고중 졸업 청도한성자수유한회사 사장 청도금성투자관리유한회사 사장 청도오크투자천태성분회사 사장 청도조선족기업협회 부회장 청도에서...
  • 2012-11-20
  •  아리랑주간이  만난 사람 (24) 현 주당위 당사연구실 로간부 당지부서기 한무길로인의 인터뷰     퇴직은 전근, 죽음은 이사일뿐이다. 그만큼 인민을 위한 일에 게을리하지 않을것이다! 분투는 영원히 멈추지 않을것이다…     “남을 도와주며 산다는것은 늘 웃으면서 살수 있...
  • 2012-11-19
  • 아리랑주간이 만난 사람 (23)  노스페이스 연길총판 한춘향사장 인터뷰     노스페이스 의복 기능성에서 패션감각까지 더해 직원들에게 즐거움 고객에게 감동을 주자     세계적인 아웃도어( 外) 명품 노스페이스(The North Face)가 연길에 정착한지도 8년에 접어들었다. 1997년 노스페이스는 한...
  • 2012-11-19
  • 환자의 육체적아픔 정신적고통 함께 치료하는 중의 환자의 육체적아픔 정신적고통 함께 치료하는 중의 환자들은 의사를 따라 병 보인다는 말이 있다. 연길시우대무휼병원 의난병진찰부의 한채옥(51세) 부주임이 바로 그런 의사이다. 화룡시중의원, 룡정시병원, 연변중서의병원에서 근무할 때에도 환자들이 많기로 소문이 자...
  • 2012-11-19
  • 한광천 사장 내한해 교류행사 주관…12개 업체와 MOU '2012 헤이룽장(黑龍江)성 문화산업 협력발전을 위한 한국 교류행사' 참석차 11일 방한한 한광천(韓光天·48) 흑룡강신문 사장. 한 사장은 흑룡강신문이 수년 전부터 '종이신문 시장'의 위축과 동포들의 국내외 이주로 독자가 감소할 것으로...
  • 2012-11-16
  • 기획-길림신문이 만난 사람 -중한 수교의 공훈특사 중국주한교민총회 총회장 한성호의 이국생활 60여년을 더듬어   한성호(韩晟昊)프로필(简历) 1927년 8월 28일 중국 길림성 장백현 출생 1948년 7월 조선을 거쳐 한국에 정착 위만시기 길림사도대학 수업 한국 경희대학 한의과 수업 신동화한의원 원장 미국 캘리포니...
  • 2012-11-16
  • 림송숙대표, 따뜻한 사랑으로 주민과 동행하는 사회구역 “집사” 11월 12일발 인민넷소식(기자 김홍화):세인이 주목하는 중국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가 8일 오전 인민대회당에서 성황리에 개막되였다. 11월 10일 저녁 길림성 가두사회구역의 유일한 대표로 이번 18차당대회에 참석한 연길시 공원가두 원휘사...
  • 2012-11-15
  • —한국 동의과학대 관광중국어전공 김명자 교수 김명자 교수(우3)가 한국 동의과학대 관광중국어전공 학생들과 학습과 생활에 대해 미팅을 하고 있다.   (흑룡강신문=하얼빈) 하얼빈 출신으로 한국 동의과학대학 관광중국어전공 교수로 재직중인 김명자(48세,조선족 )교수는 지나온 인생에서 각기 절반씩 중국과 한국...
  • 2012-11-15
  • —청도백통수출입유한회사 조현찬 사장과의 이야기 지난 10월 청도시에서 펼쳐진 “서란컵 조선족 민속축제”는 말 그대로 청도지역 20만명 조선족뿐만아니라 북경, 상해 등 전국 각지에 산재해 살고있는 ...
  • 2012-11-14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