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탄발사기와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이슬람계 추정 괴한들이 프랑스 파리의 한 시사주간지 본사를 공격해 12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이 주간지는 지난 수 년 간 이슬람교를 풍자하는 만평을 실어 논란을 일으킨 곳이다.
이번 공격은 지난 20년 사이 프랑스에서 일어난 최악의 테러 공격이다.
7일(현지시각) 프랑스 AFP통신 등은 이날 오후 12시 54분(한국시각 오후 8시 54분) 파리 도심 11구(區)에 위치한 시사주간지 ‘샤를리 엡도(Charlie Hebdo)’ 본사에서 총격 사건이 일어나 2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 공격으로 스테판 샤르보니에 편집국장 등 이 언론사 기자 및 만평 담당자 10명과 경찰관 2명이 사망했다고 프랑스 경찰은 밝혔다. 부상자 10명 가운데 4명은 중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AK-47 자동소총과 유탄발사기로 무장하고 검은색 복면을 뒤집어 쓴 2명 이상의 괴한이 샤를리 엡도 건물 2층에 있는 편집국으로 들어갔고, 몇 분 뒤 50차례 이상의 총성과 최소 한 차례의 폭발음이 들렸다. 사고 당시 이 언론사 사무실에는 주간 편집회의를 위해 상당수 기자들이 모여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목격자는 “범인들이 군복처럼 보이는 옷을 입고 있었다”며 “주간지 사무실 내부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고 전했다. 범인들은 범행 당시 아랍어로 “신은 위대하다”, “선지자(무함마드)를 위해 복수했다” 등의 구호를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범인들은 건물 밖으로 나와 출동한 경찰관들과 총격전을 벌였으며, 부상을 입고 인도에 쓰러진 한 경찰관의 머리에 소총을 대고 발사했다. 그 뒤 범인들은 2대 이상의 차량을 강탈해 도주했다.
사건 직후 프랑스 당국은 파리에 최고 수준의 테러 경보를 발령했다.
사건 현장에 도착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샤를리 엡도’에 대한 치명적인 테러 공격”이라며 “최근 몇 주 동안 여러 건의 테러 공격을 사전에 무력화한 바 있다”고 밝혔다.
샤를리 엡도는 2011년과 2012년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카툰을 실어 이슬람 극단주의들로부터 수 차례 테러 위협을 받았던 풍자 전문 주간지이다. 2011년 11월에는 이슬람계 괴한들로부터 화염병 공격을 받기도 했다. 이슬람교에서는 무함마드를 그림으로 나타내는 것이 금기시돼 있다.
샤를리 엡도는 이날 오전에도 트위터에 이라크의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Islamic State)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를 풍자하는 카툰을 올렸다. IS는 샤를리 엡도가 풍자 트윗을 게재하기 수 분 전에 “샤를리 엡도를 공격하겠다”고 위협했다고 AP는 전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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