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마하티르 모하맛(97)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푸트라자야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다음 달 치러질 15대 총선에 출마할 의사를 밝혔다./AFP 연합뉴스
올해 97세인 마하티르 모하맛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다음 달 실시될 전망인 차기 총선에 출사표를 던졌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들이 1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1925년생인 마하티르 전 총리는 지난달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보다 한 해 먼저 태어나 이번에 세 번째 총리직에 오르면 세계 최고령 국가 정상이 된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마하티르 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15대 총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차기 총리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우리 당이 (속한 야권 연합이) 승리해야 총리가 가능한데, 아직 누가 맡을지는 (당이)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현 총리는 지난 10일 “조기 총선을 위해 의회를 해산한다”고 발표했다. 연립정부 내 최대 정당인 통합말레이국민조직(UMNO)이 내분 끝에 조기 총선을 요구하자 나온 결정이었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의회 해산과 관련, “장마철에 총선을 실시해 투표율을 낮추려는 여당의 꼼수”라고 비판했다. 총선은 의회 해산 후 60일 이내에 치러야 하는데, 말레이시아 일부 지역에선 11월부터 우기(雨期)가 시작돼 야권 지지 성향이 강한 서민층 상당수가 투표에 참여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압둘라 말레이시아 국왕은 의회 해산을 승인하면서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조속히 총선을 치르길 바란다”고 밝혔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지금까지 두 차례 총리를 역임했다. 1981년 처음 총리직을 맡아 2003년까지 22년간 재임했다. 당시 농업 국가였던 말레이시아를 철강·자동차 등을 생산하는 경제 강국으로 성장시켜 ‘말레이시아 국부(國父)’로 칭송받았지만, 철권 통치를 펼쳐 독재자라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이후 정계 은퇴를 선언했지만, 2018년 다시 총리에 올랐고, 2020년 초까지 재임했다. 심장 질환 등으로 여러 차례 입원한 그는 올 초 위독설이 돌기도 했지만 회복한 뒤 정치 활동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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