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경제 좀먹는 노인" 총살…"이젠 현실같다"는 섬뜩한 이 영화
조글로미디어(ZOGLO) 2022년10월11일 23시00분    조회:967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저출산 고령화

영화 '플랜75'는 국가가 75세 이상 노인에게 죽음을 권하는 '플랜75' 정책이 도입된, 머지 않은 미래의 일본 사회를 그린 작품이다.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고령층이 일본 경제를 좀먹고, 젊은 세대에게 커다란 부담감을 지우고 있다. 노인들은 분명 우리 사회에 부담이 되고 싶지 않을 것이다.”

한 젊은 남성이 이같은 주장을 남긴 뒤 노인들을 총기로 살해한다. 유사한 노인 혐오 범죄가 잇따르자 정부는 75세 이상 국민에게 스스로 죽음을 택할 권리를 부여하는 법안을 제정한다. 이른바 ‘플랜75’ 정책으로, 국민이 죽음을 신청하면 정부가 존엄사 절차를 시행해준다. 이 제도를 택하는 노인에게는 ‘위로금’ 명목으로 10만엔(약 98만원)도 지급한다. 공무원들은 공원을 돌며 정책을 홍보하고, TV 공익 광고에선 “언제 죽을지 결정할 수 있어서 좋다”며 웃는 노인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현실인지 상상인지 분간이 어려운 위 풍경은 다행히 영화 속 이야기다. 지난 6월 일본에서 개봉한 영화 ‘플랜75’(Plan75)는 이같은 섬뜩한 상상을 담아내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일본과 한국 모두 2025년이면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는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고령화 문제를 디스토피아적인 상상력으로 그려낸 이 영화가 던지는 질문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 영화가 장편 데뷔작인 하야카와 치에(46) 감독은 “약자에 대해 관용이 점차 사라져가는 일본 사회에 대한 분노감 때문에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했다.

일본 영화 ‘플랜75‘의 하야카와 치에 감독이 10일 부산 영화의 전당 씨네마운틴에서 본지와 개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일본 영화 ‘플랜75‘의 하야카와 치에 감독이 10일 부산 영화의 전당 씨네마운틴에서 본지와 개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약자에 관용 잃어가는 사회에 분노”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아시아영화의 창’ 섹션에 초청돼 방한 중인 하야카와 감독을 지난 10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만났다. ‘플랜75’의 초기 단편 버전이 담긴 옴니버스 영화 ‘10년’(2018)으로 BIFF를 두 차례 방문한 적 있다는 하야카와 감독은 “드디어 제 장편을 가지고 부산에 오게 돼 무척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신인상 격인 ‘황금카메라상 특별언급’을 받기도 한 그는 13일부터 열리는 시카고 국제영화제에도 초청받는 등 각종 국제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하야카와 감독은 약자에 대한 관용을 잃어가는 일본 사회를 직접 체감했던 계기로 2016년 가나가와현에서 벌어진 장애인 살해 사건을 꼽았다. 당시 중증 장애인 19명을 무참히 살해했던 범인은 “장애인은 해악만 끼친다”, “일본이 장애인을 안락사할 수 있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 등의 주장을 늘어놔 충격을 줬다.

영화 '플랜75' 속 노인들은

영화 '플랜75' 속 노인들은 "스스로 죽음을 택할 수 있어 좋다"고 말하거나, 건강검진을 받으면서 "삶에 집착하는 것처럼 보일까봐 민망하다"며 자신들에게 죽음을 권하는 사회 분위기에 순응한다.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하야카와 감독은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은 살 가치가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을 느낀 게 영화를 만드는 동기가 됐다”며 “가까운 미래에 실제 ‘플랜75’와 같은 제도가 생겨도 이상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사실 4년 전, 이 영화의 단편 버전을 처음 만들었을 때만 해도 ‘이런 일이 설마 일어나겠어’ 하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죠. 하지만 코로나19를 겪은 뒤에는 ‘진짜 현실 같다’는 반응이 많아졌어요. ‘플랜75’ 같은 제도가 실제로 있었으면 좋겠다는 반응도 많았고요.”

“국가에 순종적인 日 사회, 이대론 안된다는 위기감”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을 다룬 영화가 더욱 오싹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영화 속 이야기가 언제든 실제가 될지도 모른다는 현실감 때문이다. 특히 “죽음을 택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되레 제도에 순순히 따르는 영화 속 노인들의 모습은 평소 국가 정책에 순응적인 일본 사회 분위기를 고려하면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하야카와 감독은 “일본인은 ‘국가가 정한 것은 바꿀 수 없다’는 국민성을 갖고 있다”며 “전쟁을 했던 일본의 역사를 통해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져온 것 같지만,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강하게 들었다”고 했다. 영화 속 인물이 카메라를 똑바로 쳐다보는, 흔치 않은 연출을 영화에서 두 차례 활용한 감독은 “한 번은 이 위기가 닥쳐오는 걸 직감하는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고, 또 한 번은 관객들을 향해 ‘당신들도 이 시스템에 가담하고 있는 방관자 아니냐’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플랜75' 스틸컷. 호텔 청소를 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78세 가쿠타니 할머니는 일을 그만두게 된 뒤 구직에 번번이 실패하고, 친한 동료마저 고독사 하자 ‘플랜75’ 신청을 마음먹는다.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영화 '플랜75' 스틸컷. 호텔 청소를 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78세 가쿠타니 할머니는 일을 그만두게 된 뒤 구직에 번번이 실패하고, 친한 동료마저 고독사 하자 ‘플랜75’ 신청을 마음먹는다.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영화 '플랜75' 스틸컷.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영화 '플랜75' 스틸컷.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16
  •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이 1992∼1993년 동남아시아에서 의도적으로 위안부 피해 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데 이어 같은 시기에 인도네시아 작가의 위안부 서적 출간을 로비와 압력으로 저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일본 외교문서를 인용한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난 1993년 인도네시아 ...
  • 2013-10-14
  • 지구촌 정치ㆍ경제 권력에 '여인천하' 시대가 도래하면서 '여왕의 남자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지명자 재닛 옐런과 최근 3선 연임에 성공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검색하기">국제통화기금(IMF)의 첫 여성 수장인 크리스틴 라가르드, 그리고 2016년 미국 대선의 강력한 ...
  • 2013-10-14
  • 인도 중부지역에서 13일(현지시간) 힌두교 사원과 연결된 다리에 신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압사 사고가 발생, 최소 91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부상했다고 BBC방송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특히 사고가 나면서 40명 이상의 신자들이 다리 아래 강물로 추락, 실종돼 사망자 수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고는 이날 오전...
  • 2013-10-14
  • 통행금지 위반혐의로 지난 8월27일 구금…목매달아 자살 (카이로 AP=연합뉴스) 이집트 아스마일리아시(市) 경찰서 유치장에서 미국인이 죽은 채 발견됐다고 이집트 당국이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집트 카이로 주재 미국 대사관도 통행금지 위반으로 아스마일리아 경찰서 유치장에 구금돼있다 사망 상태로 발견된 미...
  • 2013-10-14
  • 범인은 사촌오빠…경찰 끈질긴 수사와 결정적 제보로 검거 (뉴욕=연합뉴스) 이상원 특파원 = 미국 뉴욕에서 대표적인 장기 미제사건으로 꼽혀온 '여아 피살사건'의 범인이 경찰의 끈질긴 수사 끝에 22년 만에 검거됐다. 미국 뉴욕 경찰은 맨해튼의 한 음식점에서 일하는 피해 여아의 사촌 오빠인 콘래도 후아...
  • 2013-10-14
  •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 콜롬비아 제2도시인 마데인에서 12일(현지시간) 밤 24층짜리 고급 아파트가 일부 무너져 최소한 11명이 실종됐다고 영국 BBC 방송과 외신 등이 전했다. 실종자들은 아파트 균열 상태를 조사하던 건축 관계자들이다. 올해 초 완공된 '스페이스'라는 이름의 이 아파트에 거주하...
  • 2013-10-14
  • 시속 220㎞의 강력한 바람을 동반한 사이클론(인도양 일대에서 발생하는 열대저기압) '파일린'이 12일(이하 현지 시각) 인도 동부를 강타해 최소 17명이 사망하고 100만명이 대피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위성사진으로 분석된 파일린은 프랑스 전 국토를 덮고도 남을 규모로 확인됐다. 이는 1999년 인도 오리사주...
  • 2013-10-14
  • 캅카스 출신 러' 청년 살해에 항의해 500여명 난동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남부 서(西)비률료보 지역에서 13일(현지시간) 민족 갈등에 따른 소요사태가 벌어졌다. 이 지역에 사는 러시아 청년이 남부 캅카스 지역 출신으로 추정되는 청년의 칼에 찔려 살해된 사건에 항의하는 러시아...
  • 2013-10-14
  •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베트남 북중부에 있는 폭죽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최소 21명이 사망했다고 AFP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지 육군 관계자는 이날 오전 7시 55분께(현지시간) 베트남 북중부 푸토성 Z121 군 기지 내 폭죽공장에서 폭발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익명의 군 구조대 관계자는 AFP와의 전화인터...
  • 2013-10-13
  •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 페루 동남부 라 콘벤시온주 쿠스코 지역에서 11일(현지시간) 밤 원주민이 탄 차량이 200m 낭떠러지로 추락해 최소 51명이 숨졌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 13명도 포함돼 있다고 페루 일간지 엘 코메르시오와 외신 등은 전했다. 정확한 탑승자 수가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일부 외신은...
  • 2013-10-13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