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경제 좀먹는 노인" 총살…"이젠 현실같다"는 섬뜩한 이 영화
조글로미디어(ZOGLO) 2022년10월11일 23시00분    조회:1238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저출산 고령화

영화 '플랜75'는 국가가 75세 이상 노인에게 죽음을 권하는 '플랜75' 정책이 도입된, 머지 않은 미래의 일본 사회를 그린 작품이다.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고령층이 일본 경제를 좀먹고, 젊은 세대에게 커다란 부담감을 지우고 있다. 노인들은 분명 우리 사회에 부담이 되고 싶지 않을 것이다.”

한 젊은 남성이 이같은 주장을 남긴 뒤 노인들을 총기로 살해한다. 유사한 노인 혐오 범죄가 잇따르자 정부는 75세 이상 국민에게 스스로 죽음을 택할 권리를 부여하는 법안을 제정한다. 이른바 ‘플랜75’ 정책으로, 국민이 죽음을 신청하면 정부가 존엄사 절차를 시행해준다. 이 제도를 택하는 노인에게는 ‘위로금’ 명목으로 10만엔(약 98만원)도 지급한다. 공무원들은 공원을 돌며 정책을 홍보하고, TV 공익 광고에선 “언제 죽을지 결정할 수 있어서 좋다”며 웃는 노인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현실인지 상상인지 분간이 어려운 위 풍경은 다행히 영화 속 이야기다. 지난 6월 일본에서 개봉한 영화 ‘플랜75’(Plan75)는 이같은 섬뜩한 상상을 담아내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일본과 한국 모두 2025년이면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는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고령화 문제를 디스토피아적인 상상력으로 그려낸 이 영화가 던지는 질문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 영화가 장편 데뷔작인 하야카와 치에(46) 감독은 “약자에 대해 관용이 점차 사라져가는 일본 사회에 대한 분노감 때문에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했다.

일본 영화 ‘플랜75‘의 하야카와 치에 감독이 10일 부산 영화의 전당 씨네마운틴에서 본지와 개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일본 영화 ‘플랜75‘의 하야카와 치에 감독이 10일 부산 영화의 전당 씨네마운틴에서 본지와 개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약자에 관용 잃어가는 사회에 분노”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아시아영화의 창’ 섹션에 초청돼 방한 중인 하야카와 감독을 지난 10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만났다. ‘플랜75’의 초기 단편 버전이 담긴 옴니버스 영화 ‘10년’(2018)으로 BIFF를 두 차례 방문한 적 있다는 하야카와 감독은 “드디어 제 장편을 가지고 부산에 오게 돼 무척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신인상 격인 ‘황금카메라상 특별언급’을 받기도 한 그는 13일부터 열리는 시카고 국제영화제에도 초청받는 등 각종 국제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하야카와 감독은 약자에 대한 관용을 잃어가는 일본 사회를 직접 체감했던 계기로 2016년 가나가와현에서 벌어진 장애인 살해 사건을 꼽았다. 당시 중증 장애인 19명을 무참히 살해했던 범인은 “장애인은 해악만 끼친다”, “일본이 장애인을 안락사할 수 있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 등의 주장을 늘어놔 충격을 줬다.

영화 '플랜75' 속 노인들은

영화 '플랜75' 속 노인들은 "스스로 죽음을 택할 수 있어 좋다"고 말하거나, 건강검진을 받으면서 "삶에 집착하는 것처럼 보일까봐 민망하다"며 자신들에게 죽음을 권하는 사회 분위기에 순응한다.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하야카와 감독은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은 살 가치가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을 느낀 게 영화를 만드는 동기가 됐다”며 “가까운 미래에 실제 ‘플랜75’와 같은 제도가 생겨도 이상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사실 4년 전, 이 영화의 단편 버전을 처음 만들었을 때만 해도 ‘이런 일이 설마 일어나겠어’ 하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죠. 하지만 코로나19를 겪은 뒤에는 ‘진짜 현실 같다’는 반응이 많아졌어요. ‘플랜75’ 같은 제도가 실제로 있었으면 좋겠다는 반응도 많았고요.”

“국가에 순종적인 日 사회, 이대론 안된다는 위기감”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을 다룬 영화가 더욱 오싹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영화 속 이야기가 언제든 실제가 될지도 모른다는 현실감 때문이다. 특히 “죽음을 택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되레 제도에 순순히 따르는 영화 속 노인들의 모습은 평소 국가 정책에 순응적인 일본 사회 분위기를 고려하면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하야카와 감독은 “일본인은 ‘국가가 정한 것은 바꿀 수 없다’는 국민성을 갖고 있다”며 “전쟁을 했던 일본의 역사를 통해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져온 것 같지만,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강하게 들었다”고 했다. 영화 속 인물이 카메라를 똑바로 쳐다보는, 흔치 않은 연출을 영화에서 두 차례 활용한 감독은 “한 번은 이 위기가 닥쳐오는 걸 직감하는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고, 또 한 번은 관객들을 향해 ‘당신들도 이 시스템에 가담하고 있는 방관자 아니냐’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플랜75' 스틸컷. 호텔 청소를 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78세 가쿠타니 할머니는 일을 그만두게 된 뒤 구직에 번번이 실패하고, 친한 동료마저 고독사 하자 ‘플랜75’ 신청을 마음먹는다.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영화 '플랜75' 스틸컷. 호텔 청소를 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78세 가쿠타니 할머니는 일을 그만두게 된 뒤 구직에 번번이 실패하고, 친한 동료마저 고독사 하자 ‘플랜75’ 신청을 마음먹는다.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영화 '플랜75' 스틸컷.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영화 '플랜75' 스틸컷.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16
  •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40번째 대관식…2.23㎏ 왕관은 대관식 때만 사용 1953년과 2022년 영국 왕실 1953년 엘리자베스 2세의 대관식 날(위)과 2022년 즉위 70주년 축하 행사(아래) 당시 촬영한 왕실 가족사진.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파리=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 엘리자베스 2세의 ...
  • 2022-09-09
  • 러시아가 지난 6개월 동안 우크라이나에 퍼부은 탄약이 미국 20년치 사용량보다 많다는 분석이 나왔다. 벤 호지스 전 유럽 주둔 미군 사령관은 6일(이하 현지시간) 노보예브레먀와의 인터뷰에 연말이면 러시아 탄약고가 바닥날 것으로 예측했다.러시아가 지난 6개월 동안 우크라이나에 퍼부은 탄약이 미국 20년 ...
  • 2022-09-09
  • 에어백 6개 의무 장착·안전벨트 미착용 경고 장치 등 추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인도에서 한 재벌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당국이 교통 안전 강화에 나섰다. 8일(현지시간) NDTV 등 인도 매체에 따르면 니틴 가드카리 인도 교통부 장관은 "내년 6월까지 모든 차에 에어백 6개를 의무적...
  • 2022-09-09
  • 키이우 깜짝 방문해 추가 지원책 발표…18개 인접국에도 장기 지원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좌)과 블링컨 미 국무장관 (키이우 로이터=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났다.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10억 달러, 인접 유...
  • 2022-09-09
  • 이달 들어 700㎢ 수복…남부 예고후 동북부 기습 '성동격서' 주효 러시아군 향해 발포하는 우크라이나군 자주포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우크라이나가 8일(현지시간) 남부와 동부 전선에서 러시아군을 격퇴하며 700㎢에 달하는 영토를 수복했다고 밝혔다. ...
  • 2022-09-09
  • 영국 최장 70년 재위 군주…끝까지 사랑받은 영국인의 정신적 지주 장례식은 10일째 되는 날…세계 지도자들 애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재위 기간 70년으로 영국 최장 집권 군주이자 영연방의 수장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 2022-09-09
  • CBS 인터뷰 "클린턴과 결혼 유지, 내가 했던 가장 대담한 일" "후회는 없어…나 밖에 할 수 없었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이 자신이 했던 가장 대담한 일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결혼을 유지한 것을 꼽았다. 사진=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주리 기자]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이 자신...
  • 2022-09-08
  • '스티브 잡스 시어터'에서 신제품 공개…1천여명 참석 '성황' 팀쿡 "아이폰14는…" (쿠퍼티노[美캘리포니아주]=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파크에서 열린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사전 녹화 장면을 통해 신제품을 설...
  • 2022-09-08
  • 기본 모델 799달러, 프로 999달러, 프로맥스 1천99달러 프로 모델 'A16 바이오닉'·4천800만 화소 카메라 장착 (쿠퍼티노=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애플이 7일(현지시간) 아이폰14 시리즈 등 새로운 제품을 공개했다. 애플은 이날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파크에서 ...
  • 2022-09-08
‹처음  이전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