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경제 좀먹는 노인" 총살…"이젠 현실같다"는 섬뜩한 이 영화
조글로미디어(ZOGLO) 2022년10월11일 23시00분    조회:964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저출산 고령화

영화 '플랜75'는 국가가 75세 이상 노인에게 죽음을 권하는 '플랜75' 정책이 도입된, 머지 않은 미래의 일본 사회를 그린 작품이다.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고령층이 일본 경제를 좀먹고, 젊은 세대에게 커다란 부담감을 지우고 있다. 노인들은 분명 우리 사회에 부담이 되고 싶지 않을 것이다.”

한 젊은 남성이 이같은 주장을 남긴 뒤 노인들을 총기로 살해한다. 유사한 노인 혐오 범죄가 잇따르자 정부는 75세 이상 국민에게 스스로 죽음을 택할 권리를 부여하는 법안을 제정한다. 이른바 ‘플랜75’ 정책으로, 국민이 죽음을 신청하면 정부가 존엄사 절차를 시행해준다. 이 제도를 택하는 노인에게는 ‘위로금’ 명목으로 10만엔(약 98만원)도 지급한다. 공무원들은 공원을 돌며 정책을 홍보하고, TV 공익 광고에선 “언제 죽을지 결정할 수 있어서 좋다”며 웃는 노인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현실인지 상상인지 분간이 어려운 위 풍경은 다행히 영화 속 이야기다. 지난 6월 일본에서 개봉한 영화 ‘플랜75’(Plan75)는 이같은 섬뜩한 상상을 담아내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일본과 한국 모두 2025년이면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는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고령화 문제를 디스토피아적인 상상력으로 그려낸 이 영화가 던지는 질문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 영화가 장편 데뷔작인 하야카와 치에(46) 감독은 “약자에 대해 관용이 점차 사라져가는 일본 사회에 대한 분노감 때문에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했다.

일본 영화 ‘플랜75‘의 하야카와 치에 감독이 10일 부산 영화의 전당 씨네마운틴에서 본지와 개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일본 영화 ‘플랜75‘의 하야카와 치에 감독이 10일 부산 영화의 전당 씨네마운틴에서 본지와 개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약자에 관용 잃어가는 사회에 분노”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아시아영화의 창’ 섹션에 초청돼 방한 중인 하야카와 감독을 지난 10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만났다. ‘플랜75’의 초기 단편 버전이 담긴 옴니버스 영화 ‘10년’(2018)으로 BIFF를 두 차례 방문한 적 있다는 하야카와 감독은 “드디어 제 장편을 가지고 부산에 오게 돼 무척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신인상 격인 ‘황금카메라상 특별언급’을 받기도 한 그는 13일부터 열리는 시카고 국제영화제에도 초청받는 등 각종 국제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하야카와 감독은 약자에 대한 관용을 잃어가는 일본 사회를 직접 체감했던 계기로 2016년 가나가와현에서 벌어진 장애인 살해 사건을 꼽았다. 당시 중증 장애인 19명을 무참히 살해했던 범인은 “장애인은 해악만 끼친다”, “일본이 장애인을 안락사할 수 있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 등의 주장을 늘어놔 충격을 줬다.

영화 '플랜75' 속 노인들은

영화 '플랜75' 속 노인들은 "스스로 죽음을 택할 수 있어 좋다"고 말하거나, 건강검진을 받으면서 "삶에 집착하는 것처럼 보일까봐 민망하다"며 자신들에게 죽음을 권하는 사회 분위기에 순응한다.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하야카와 감독은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은 살 가치가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을 느낀 게 영화를 만드는 동기가 됐다”며 “가까운 미래에 실제 ‘플랜75’와 같은 제도가 생겨도 이상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사실 4년 전, 이 영화의 단편 버전을 처음 만들었을 때만 해도 ‘이런 일이 설마 일어나겠어’ 하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죠. 하지만 코로나19를 겪은 뒤에는 ‘진짜 현실 같다’는 반응이 많아졌어요. ‘플랜75’ 같은 제도가 실제로 있었으면 좋겠다는 반응도 많았고요.”

“국가에 순종적인 日 사회, 이대론 안된다는 위기감”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을 다룬 영화가 더욱 오싹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영화 속 이야기가 언제든 실제가 될지도 모른다는 현실감 때문이다. 특히 “죽음을 택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되레 제도에 순순히 따르는 영화 속 노인들의 모습은 평소 국가 정책에 순응적인 일본 사회 분위기를 고려하면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하야카와 감독은 “일본인은 ‘국가가 정한 것은 바꿀 수 없다’는 국민성을 갖고 있다”며 “전쟁을 했던 일본의 역사를 통해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져온 것 같지만,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강하게 들었다”고 했다. 영화 속 인물이 카메라를 똑바로 쳐다보는, 흔치 않은 연출을 영화에서 두 차례 활용한 감독은 “한 번은 이 위기가 닥쳐오는 걸 직감하는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고, 또 한 번은 관객들을 향해 ‘당신들도 이 시스템에 가담하고 있는 방관자 아니냐’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플랜75' 스틸컷. 호텔 청소를 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78세 가쿠타니 할머니는 일을 그만두게 된 뒤 구직에 번번이 실패하고, 친한 동료마저 고독사 하자 ‘플랜75’ 신청을 마음먹는다.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영화 '플랜75' 스틸컷. 호텔 청소를 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78세 가쿠타니 할머니는 일을 그만두게 된 뒤 구직에 번번이 실패하고, 친한 동료마저 고독사 하자 ‘플랜75’ 신청을 마음먹는다.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영화 '플랜75' 스틸컷.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영화 '플랜75' 스틸컷.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16
  • 예비군 운용에 추가 지출 불가피…'수출 효자' 원유마저 약세 러시아 연방 청사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러시아 경제가 안팎에서 동시다발 악재에 직면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군비 조달에 먹구름을 드리웠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
  • 2022-09-29
  • '게임체인저' 하이마스 등 우크라 위해 별도 발주 "기약없는 장기전에 지속가능한 무기공급 모델로 전환" 미국산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재고가 아닌 신품 무기를 지원하기...
  • 2022-09-29
  • 생필품 태부족에 전력 상황 불안…"사업체 운영 사실상 스톱" 교민 100여명 거주…대사관 철수 권고에 "쉽지 않아" 하소연도 아이티 포르토프랭스에서 붙 타는 장애물을 뒤로 한 채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시민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도심 주요 거리는 갱단이...
  • 2022-09-29
  • ◆…미국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한 시위자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집회에서 미국과 우크라국기를 들고 있다. (사진 로이터) 27일(현지시각) 미국 국무부는 주러미국대사관을 통해 러시아에 거주 중인 미국인을 상대로 대피령을 선포했다. ​ 이날 주러미국대사관은 안보경계태세를 발령해 러시아가 우...
  • 2022-09-29
  • 2015년 살해 당한 子, 이름 모를 연못에서 발견 엄마, 아빠, 손자 동원…작업 2시간 만에 단서 찾아 고 에디워드 굿인의 모친과 부친, 아들 게이지는 펌프를 빌려 카운티 로드 572 인근의 이름 없는 연못 물을 직접 퍼내 시신을 찾았다. 사진은 자료사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2015년 아들 에드...
  • 2022-09-29
  • 라이시 이란 대통령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 대통령이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를 촉발한 '히잡 의문사'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국영방송을 통해 한 대국민 연설에서 "마흐사...
  • 2022-09-29
  • 더 타임스, 영국 국방부 소식통 인용 보도 가스 유출 발생한 덴마크 해상 (덴마크 AP=연합뉴스) 독일과 러시아 사이를 연결하는 천연가스관 노르트스트림에서 가스 유출이 일어난 27일(현지시간) 덴마크 보른홀름섬 해안에서 파동이 일고 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총 3건의 가스 유출이 발생한 뒤 "사...
  • 2022-09-29
  • 실언 때마다 건강이상설…지난 4월에는 '허공 악수' 보도도 백악관 기아 관련 행사서 발언중인 바이든 대통령 [UPI 연합뉴스 자료사진](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백악관 행사에서 최근 사망한 연방 하원의원을 호명하는 해프닝이 벌어져 백악관 대...
  • 2022-09-29
  • 한쪽선 추모… 분향소 밖에선 반대시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장례식이 국장(國葬)으로 치러진 27일 도쿄 부도칸에 마련된 그의 분향소 위에 대형 영정 사진이 걸려 있다(위쪽 사진). 부도칸 인근 도로에서 아베 전 총리의 우익 노선, 막대한 국장 비용 등을 이유로 국장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국장 반대&...
  • 2022-09-28
  • 검열에 맞서 위성 인터넷 활성화 러시아에 침공당한 우크라이나에 전세(戰勢) 반전의 계기를 제공했던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가 이번에는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사용이 차단된 이란에 제공된다. 미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운용하는 스타링크는 지구 궤도를 따라 움직이는 3000여 개의 인공위성을 통해 초고속 인...
  • 2022-09-28
‹처음  이전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