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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매치 포인트 - 돈 보고 결혼하는데, 처남 약혼자에 끌려…그대로 결혼해도 될까요
조글로미디어(ZOGLO) 2022년10월2일 06시18분    조회: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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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 이 기사에는 영화의 전개 방향을 추측할 수 있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씨네프레소-49] 영화 '매치 포인트'

독서 욕구는 있는데 시간이 부족할 때, 서점가에 진열된 책 제목을 읽는 것만으로도 꽤 괜찮은 인사이트를 얻어 갈 수 있다. 아무래도 출판계는 우리나라에서 제목을 제일 잘 짓는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아무도 보는 이 없을 때 당신은 누구인가?'란 책도 제목이 잘 뽑힌 서적 중 하나다. 자세한 내용을 읽어보지 않더라도 '남이 보지 않을 때 내가 하는 행동이 결국 나라는 사람의 본질에 가깝겠구나'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상류층' 여성과의 결혼으로 인생을 역전시켜보려던 주인공(왼쪽)은 딜레마에 빠진다. 바로 손위처남 될 사람의 애인(오른쪽)과 사랑에 빠진 것이다. [사진 제공 = 퍼스트런]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 '매치 포인트'(2005) 주인공은 바로 저 지점에서 딜레마에 빠진 인물이다. 테니스 강사인 그는 '상류층'에 편입되기 위해 남에게 보이는 삶을 가꾸는 데 노력한다. 상류층에 어울리는 애티튜드와 매너를 습득하고 품위와 정도를 아는 남자로 스스로를 포장한다. 그러나 정작 그는 상류층 사회의 사람들이 보지 않는 영역에서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손위처남이 될지도 모를 사람의 애인과 사랑을 나누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이중 인생을 청산하고 남에게 보이는 인격과 자신만 아는 인격을 일치시키려는 노력을 경주할 수 있을까.

주인공은 테니스 교습을 하던 도중 회원과 애인 사이로 발전한다. 그녀의 아버지가 기업 오너라는 사실이 주인공 마음을 흔든다. [사진 제공 = 퍼스트런]

첫눈에 사랑에 빠졌는데…하필 손위처남 애인이라니


이야기는 '신분 상승'의 열망이 있는 아일랜드 출신 테니스 강사 크리스 윌튼(조너선 리스 마이어스)이 수강생 톰(매슈 구드)과 친해지면서 시작된다. 톰의 가족과 오페라를 보러 간 자리에서 그의 동생인 클로에(에밀리 모티머)가 크리스에게 반하게 된다. 크리스는 클로에와 결혼해 이 집 식구가 되길 꿈꾼다. 클로에 아버지는 규모 있는 기업의 오너라 자신에게 사업체를 물려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감독은 스칼릿 조핸슨 매력을 부각시키는 데 집중함으로써 관객이 돈과 사랑 사이에서 고뇌하는 주인공에게 감정을 이입하게 만든다. [사진 제공 = 퍼스트런]클로에 역시 크리스에게 호감이 없는 것은 아니기에 둘의 사이는 급진전된다. 그러나 그의 인생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는데, 그가 클로에 집에 놀러갔다가 만나게 된 여성 노라(스칼릿 조핸슨)에게 첫눈에 반하면서다. 노라는 크리스 손위처남이 될 수도 있는 톰의 약혼녀다.

크리스가 클로에(오른쪽)에게 감정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다만, 노라와의 관계에서처럼 강렬한 스파크가 튀지 않을 뿐이다. [사진 제공 = 퍼스트런]

아버지가 기업 오너인 여인과 생계형 배우와의 사랑 사이에서 고민하다


크리스는 돈과 사랑 사이에서 고민한다. 클로에와 결혼한다면 그는 장인어른 사업체 경영에 참여하게 될 것이다. 그가 오랜 시간 바라왔던 상류층 인생이 펼쳐진다. 반면 노라와의 사이에서 그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강렬한 사랑을 느끼지만, 생계형 배우인 노라는 그에게 신분 상승의 사다리 같은 것을 보장해줄 수 없다. 아마도 두 사람은 런던의 높은 물가를 견뎌내기 위해 하루하루 분투하듯 살아가야 할 것이다. 어쩌면 높은 생활비를 견뎌내지 못하고 교외로 이동해야 할 수도 있다.

노라와 크리스는 주체할 수 없는 끌림을 느낀다. 그러나 크리스는 생계형 배우 노라와 결혼함으로써 둘 다 매일 분투하듯 살아야 하는 상황을 상상하고 싶지 않다. [사진 제공 = 퍼스트런]

(*아래 단락엔 영화 결말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꼭 두 사람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할까…사랑도 돈도 모두 갖기로 한 남자


둘 다 놓치고 싶지 않았던 크리스는 두 사람과의 만남을 병행할 방법을 생각한다. 클로에와는 결혼 생활을 하고 노라와는 밀회를 갖는 것이다. 마침 노라가 처남과 헤어지면서 관계를 이어가기 더 좋은 조건이 만들어졌다. 클로에에게 노라와의 만남은 철저히 비밀로 하고, 노라에겐 결혼 생활이 곧 끝날 것이란 암시를 주며 남자는 이중 생활을 이어간다.

크리스(가운데)는 클로에(왼쪽)와 갤러리를 방문했다가 우연히 노라(오른쪽)를 마주친다. 배우로 커리어가 잘 풀리지 않은 노라는 의상실에서 근무 중이다. 크리스는 이날 만남을 계기로 노라와 비밀스러운 연애를 재점화한다. [사진 제공 = 퍼스트런]이중 생활은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튀며 그의 숨통을 조여온다. 아내인 클로에는 간절히 원하는데도 임신이 되지 않는 반면, 노라는 어느 날 크리스의 애를 갖게 됐다고 통보한다. 클로에는 크리스가 자신에게 좀 더 집중해주길 바라고, 노라는 모든 비밀을 폭로해버리겠다는 기세로 달려들며 크리스가 결혼 생활을 정리할 것을 요구한다. 이혼을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크리스는 비로소 깨닫는다.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은 안락한 생활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답답함에 괴로워하던 그는 친구에게 자신의 이중 생활을 고백한다. 안락하지만 따분한 결혼생활, 불꽃이 튀지만 미래가 안 보이는 연애 사이에서의 고민을 털어놓는다. [사진 제공 = 퍼스트런]본인의 진정한 소망을 깨달은 크리스는 과감한 결단을 내린다. 노라와의 관계를 인생에서 완전히 지워버리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이별로 정리하는 정도를 넘어서 노라가 불쑥 자신의 결혼 생활에 개입할 가능성까지 차단하기로 한다. 그는 노라와 노라의 옆집 이웃을 총기로 살해한다. 굳이 옆집 이웃까지 죽인 것은 강도 사건으로 위장하기 위해서였다.

크리스가 진정 사랑한 것은 강이 내려다 보이는 집과 원하면 언제든 휴양지로 떠날 수 있는 여유였다. [사진 제공 = 퍼스트런]

그녀 일기장에 당신 얘기뿐이었습니다


크리스는 경찰서에서 이 사건에 대한 참고인으로 조사받게 된다. 크리스는 노라를 본 건 1년 전 미술관에서 우연히 마주친 게 마지막이었다고 증언한다. 이 영화에서 가장 재미난 장면이 여기서 나온다. 경찰은 크리스에게 노라의 일기장을 들이민다. 거기엔 온통 크리스 이름밖에 없다. 머릿속이 하얘진 크리스는 잠시 고민하다가 자신이 앞서 거짓말을 했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자신이 바람을 피웠다는 것이 살인 증거가 될 수는 없다고 항변한다. 경찰은 그러한 주장을 인정하면서도 크리스에 대한 의심을 키워가게 된다.

로맨스 영화에선 일기장이 종종 중요한 소재로 등장한다. 주인공들은 연인에 대한 얘기를 일기에 적어놓고, 이것이 공개됐을 때 곤경에 빠지거나, 사랑이 더 크게 발전될 계기가 되기도 한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 브리짓은 마크 다시에 대한 얘기를 일기장에 적는다. [사진 제공 = 유니버설 픽처스]경찰은 어느 날 꿈을 꾼다. 노라와 노라의 이웃집 여인이 크리스에게 찾아와 비난하는 내용이다. 크리스가 범인이라는 증거를 수집하던 경찰은 이 꿈을 통해 크리스가 범인이라는 의심을 확신으로 바꿔가게 된다. 그리고 크리스가 어떤 방식으로 두 사람을 살해했을지 퍼즐을 맞추는 데 거의 성공한다. 그러나 크리스가 범인이라며 흥분하는 그를 동료가 자제시키며 더 이상 수사를 이어갈 필요가 없어졌다고 얘기한다. 바로 다른 살인 사건의 범인이 노라 이웃집에서 사라진 반지를 주머니에 소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크리스가 증거를 은폐하기 위해 강으로 던졌던 보석 중 하나가 난간을 맞고 도로로 떨어졌는데, 그것을 주운 것이다. 증거 인멸 시도가 의도와 다르게 실패했는데, 그것이 외려 그에겐 기가 막힌 운으로 작용해 용의선상에서 벗어나게 된 것이다.

영화에선 테니스가 중요한 소재로 등장한다. 테니스 시합의 경우 크리스가 친 공이 네트를 건드렸을 때, 반대 편으로 넘어가면 포인트가 되고, 넘어가지 못하면 실점이 된다. 그러나 증거 인멸을 위해 그가 강으로 던진 반지(공)가 다리 난간(네트)에 맞고 다시 도로 쪽으로 떨어졌을 때, 크리스에겐 외려 득점이 돼버린다. 그것을 다른 살인 사건의 범인이 주움으로써 크리스가 저지른 살해에 대한 범인으로 몰리게 돼버렸기 때문이다. [사진 제공 = 퍼스트런]

자신의 치부를 아무도 모르게 숨기는 건 불가능하다


이 영화는 '그래도 나쁜 사람은 벌을 받아야지'란 관객 기대를 산산조각 낸다. 파렴치한 살인범 크리스가 수사망에서 빠져나갈 수 있었던 건 그저 운 때문이다. 작품은 다소 냉소적인 인생관을 보여준다. 악인이 어딘가에서 걸려 넘어지길 바라는 우리의 바람은 자주 좌절되는데, 그건 단지 그의 운이 좋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무고한 사람 역시 여러 사람의 협조에도 단지 운이 나빠서 억울함을 끝내 풀지 못하기도 한다.

크리스는 완전 범죄에 성공한다. 그러나 그가 죽기 전까지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는 그를 계속 따라다닐 것이다. 바로 자기 자신이다. [사진 제공 = 퍼스트런]그렇다고 이 영화가 인생은 모두 운에 달려 있으니 되는 대로 살라는 이야기로만 해석되는 건 아니다. 형사의 꿈은 다소 모호하게 표현된 부분이 있는데, 꿈을 꾼 주체가 형사 같기도 하고, 크리스 같기도 해서다. 아마도 크리스는 평생 이런 종류의 꿈을 반복적으로 꾸게 될 것이다. 강이 내려다보이는 화려한 집에서 식구들과 샴페인 잔을 부딪칠 때, 크리스가 보여주는 멍한 눈빛에서 그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그는 스스로가 끔찍한 살인자라는 사실을 계속해서 떠올리고 있다. 이것은 우리가 무인도에 떨어져서 살인을 저지르더라도 거기엔 늘 목격자가 있음을 말해준다. 그건 바로 자기 자신이다.

'매치 포인트' 포스터 [사진 제공 = 퍼스트런]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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