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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 中 이례적… “푸틴에 무언가 바란다는 것” 분석도
지난 6월 23일(현지 시각) 람잔 카디로프 러시아 연방 체첸공화국 수장이 노자이-유르트주 베노이 마을에서 열린 민속 대회에 참석했던 모습./타스 연합뉴스 러시아 연방 체첸공화국 독재자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수족(手足) 역할을 해 온 람잔 카디로프(46) 수장이 돌연 사임 의사를 밝혔다.
3일(현지 시각)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카디로프 체첸공화국 수장은 이날 텔레그램에 공개한 영상에서 “오늘 체첸공화국을 15년 동안 이끌어 온 내가 러시아 연방 자치공화국 현직 수장 중 가장 오래 재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내가 쫓겨나기 전 (직접 물러날) 시간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존경받는 사람일수록 제시간에 떠나야 아름답다’는 현지 속담을 전하면서 “나는 이제 무기한 장기 휴가를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2018년 6월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람잔 카디로프 체첸공화국 수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러시아 크렘린궁 2007년 체첸공화국 수장에 오른 카디로프는 자신을 후원하는 푸틴 대통령을 위해 체첸군을 사병처럼 부리며 ‘러시아 용병’ 역할을 자처해 왔다. 2008년 조지아 침공, 2015년 시리아 내전 등 러시아가 개입한 주요 전쟁엔 항상 체첸군이 투입됐다. 지난 2월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참전, 남동부 요충지 마리우폴 등 치열한 격전지마다 모습을 드러내며 러시아군을 도왔다. 미국 CNN 등은 이들에 대해 “잔혹한 시가전과 민간인 학살로 악명 높은 체첸 민병대의 후신(後身)”이라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카디로프의 노력을 인정, 지난 4월 그를 육군 소령에서 중장으로 특진시켰다.
자유유럽방송(RFE) 등은 그가 과거에도 비슷한 사임 의사를 밝혔다가 결국 유임됐던 것을 언급하며 “푸틴에게 어떠한 ‘호의’(favor)를 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에스토니아 요한 쉬테 정치학 연구소 소속 이반 클리스츠는 “이러한 공개적 표현은 그가 푸틴으로부터 무언가 얻고 싶어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참인 와중 이 같은 발언이 나온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애널리스트 단체 리들러시아 안톤 바르바신 편집장은 “최근 러시아 지도층 내 전반적인 분위기에 반(反)하는 발언”이라며 “그가 실제로 자진 사임한다면 아무도 예상치 못한 전례 없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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