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특파원 시선] 대낮 공습경보에도 미동 없는 키이우
조글로미디어(ZOGLO) 2022년6월19일 05시31분    조회:793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러군 물러난 지 석 달…일상 회복한 듯 보여도 전란 흔적 여전

전쟁이 갈라놓는 사랑 그리고 사람
(키이우=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중심에서 군복을 입은 연인과 헤어져야 하는 한 여성이 아쉬운 눈빛으로 얼굴을 바라보고 있다. 2022.6.17 hkmpooh@yna.co.kr


(키이우=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1. 6월 14일(현지시간) 낮 12시 31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성미하일 수도원에 들어가려는 순간 휴대전화에 알림이 도착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보낸 알림에는 키이우 지역에 공습경보가 발령됐으니 즉시 대피하라는 안내가 담겼다. 그와 동시에 경보가 울리기 시작했다.

3분 남짓 이어지는 경보에도 주변에 동요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옆 사람과 대화를 하면서 가던 길을 계속해서 갈 뿐이었다.

공습 대피소에서 제 모습 찾은 키이우 지하철
(키이우=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중심의 지하철 M1선 테아트랄라역에서 시민들이 전동차에 내려 이동하고 있다. 2022.6.17 hkmpooh@yna.co.kr


#2. 6월 16일 오전 11시 45분. 키이우에서 서울 지하철 1호선에 해당하는 '빨간색 선'을 타고 테아트랄나 역에서 유니베르시테트 역으로 가는 길은 인파가 뿜어내는 열기와 체취로 가득했다.

열차에서 내린 승객들은 담담한 표정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지상까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3분 넘게 걸리는 이동 시간을 조금이라도 단축해보려는 것이었을까. 여느 수도와 다를 게 없는 풍경이었다.

한때 공습 대피소로 쓰였던 역 밖으로 나와보니 출입구 옆에 모래주머니가 높게 쌓여있고, 그 위에는 빨간색 페인트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욕하는 글이 쓰여있었다.

전쟁의 불안함에도 정상 생활로 돌아가려는 키이우 시민들
(키이우=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중심의 지하철 M1선 유니베르시테트역 출입구에서 한 시민이 장미꽃을 사고 있다. 2022.6.17 hkmpooh@yna.co.kr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공략을 포기한 지 석 달 가까운 시간이 흐른 키이우에서는 공존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전쟁과 일상이 '불편한 동거'를 하고 있다.

밝은 햇살 아래 평온하기 그지없어 보이는 시내 곳곳에 쌓여있는 대전차 장애물과 타이어, 모래주머니는 이 나라가 여전히 전쟁 중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게 해준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탔던 탱크와 전차를 시내 한복판에 전시해놓고, 그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거나 춤을 추는 영상을 촬영하는 모습은 상당히 이질적이다.

전쟁 중이지만 소풍 나온 키이우 시민들
(키이우=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흐르는 드네프르강 도보교에서 친구들과 소풍 나온 시민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2.6.17 hkmpooh@yna.co.kr


전쟁이 장기전으로 흘러가는 양상을 보이면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주민들은 그대로 주저앉지 않고, 전란을 품에 안고 살아가는 법을 체득한 듯 보였다.

폐허로 변한 건물 앞에서 집에서 만든 요구르트를 다 먹은 코카콜라 페트병에 담아 팔던 남성에게서는 돈을 한 푼이라도 벌어보겠다는 의지가 읽혔다.

구호 상자에서 챙긴 헌 옷 중에서 사이즈가 맞을 것 같다며 바지를 두 벌 꺼내 기자에게 건네주는 할머니를 보고는 마음 한편이 따뜻해졌다.

헌 옷 고르는 마카리우 시민들
지난 6월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서쪽으로 약 60㎞ 떨어진 마카리우 시내에서 사람들이 구호단체가 지원한 헌 옷이 담긴 상자를 뒤적거리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러시아군 폭격으로 망가진 키이우와 키이우 외곽 도시들은 슬슬 재건에 시동을 걸고 있지만, 러시아군이 언제든 돌아올 수 있다는 두려움을 여전히 마음에 품고 있다.

전선이 동쪽으로 옮겨가면서 키이우는 일상을 되찾은 듯하지만,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서 교전이 어떻게 결론 나느냐에 따라 언제든지 다시 위태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만난 아나톨리 페도루크 부차 시장이 도시 재건을 위해 내부 예산, 외부 지원보다 전쟁의 종식이 가장 시급하게 필요하다고 말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었을 테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16
  • 바이든 "아직 검증되지는 않았다" 견제…우크라 "눈으로 봐야" 러시아 병력 복귀 발표로 '외교의 창'은 넓어져 훈련 마치고 주둔지 복귀 위해 열차에 실리는 러시아군 탱크 (러시아 AP=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러시아 남부 역에서 훈련을 마친 탱크가 주둔지로 복귀하기 위해...
  • 2022-02-16
  • 우크라이나 둘러싼 위기 근본 원인…러시아 극렬히 반대 가입금지 법적보장 어려워…우크라 가입은 시간 걸릴 듯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로고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송병승 기자 = 옛 소련 국가 우크라이나가 뜻대로 서방의 군사동맹인 북대...
  • 2022-01-11
  • 카자흐스탄 전국 곳곳에서 물가 폭등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다. 현지 시간 5일 카자흐스탄의 최대 도시인 알마티에서는 수천 명의 시위대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새해 들어 인상된 가스 가격의 인하와 복지 개선 등을 요구하며 대통령 관저에 난입해 건물을 점령하는 등 과격 시위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
  • 2022-01-06
  • 미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가운데 어린이 확진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소아과학회(AAP)는 현지시간 지난 2일 기준 최근 한주간 어린이 코로나19 확진자가 전체 확진자의 22%가 넘는 것으로 집계돼 신규 확진자 5명 중 1명 이상이 어린이인 것으로 밝혔습니다. 이 기간...
  • 2021-12-07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1일 오후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출발한 승객들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뉴스1] 한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변이’ 첫 감...
  • 2021-12-01
  • 지난 20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그린패스 반대' 집회./EPA 연합뉴스 델타변이에 이어 강력한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이탈리아의 백신 거부자들이 코로나 감염 파티를 열어 당국이 비상에 걸렸다. 인디펜던트, 미러 등 외신은 24일(현지시각) 이탈리아 현지...
  • 2021-11-27
  •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11일 스톡홀름에서 2021년 노벨경제학상으로 경제학자 데이비드 카드, 죠슈아 앵그리스트, 귀도 임벤스를 선정하여 그들이 로동경제학 및 실증방법연구에서 한 두드러진 기여를 표창한다고 선포했다. 카드는 1956년에 카나다 궬프에서 태여났고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분교에서 임직하...
  • 2021-10-13
  • 지난 29일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당선된 기시다 후미오 전 외무상이 도쿄 자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선거에서 자민당 제27대 총재로 선출된 기시다는 다음 달 4일 소집되는 임시국회에서 스가 요시히데 총리에 이어 제100대 일본 총리로 선출된다. /AFP 연합뉴스 오는 4일 일본의...
  • 2021-09-30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