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마이크로소프트가 선보인 웹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지난 15일부터 서비스를 중단했다. 사진은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추모하는 밈. /트위터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대표 웹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IE)’가 27년 만에 역사 속으로 퇴장했다.
MS는 15일부로 인터넷 익스플로러 11 브라우저 버전에 대한 지원을 종료했다. 익스플로러를 실행하면 MS의 차세대 웹 브라우저인 ‘에지’로 전환된다. 다만 MS는 에지의 ‘IE 모드’를 2029년까지 지원할 방침이다.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등장한 것은 1995년이다. MS의 운영체제(OS)인 윈도우에 포함된 웹브라우저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당시 주류 웹브라우저였던 ‘넷스케이프’를 밀어내고 인기를 끌었다. 2003년에는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시장 점유율이 95%에 달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대에 들어서며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이용률은 떨어졌다. 간결한 인터페이스와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구글 크롬, 파이어폭스, 애플의 사파리 등에 밀린 탓이다. MS는 2016년 새 웹브라우저인 ‘에지’를 선보였고, 인터넷 익스플로러 서비스는 차츰 축소해왔다.
전세계 네티즌들은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퇴장을 아쉬워하며 추모하고 있다. 트위터에는 “느리고 가끔 멈추기도 했지만 덕분에 많은 추억을 얻었다” “모든 90년대생의 기억”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 컴퓨터과학인공지능 연구소도 트위터를 통해 익스플로러를 ‘추모’하며 “그리울 거야. 우리 나이 든 것 같네”라고 적었다.
인터넷과 트위터 등에 올라온 인터넷 익스플로러 추모 '밈'. /트위터, 클리앙
추모 ‘밈’들은 주로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낮은 성능을 비판하면서도 애틋한 마음을 담았다.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묘비 옆에서 다른 웹 브라우저들이 애도를 표하는 모습이나, 익스플로러에 오류가 생긴 사진 등이다.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에는 경주의 한 카페 건물 옥상에 인터넷 익스플로러 추모비를 마련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오늘 내일 하던 친구가 결국 떠났다. 부모도 버린 자식이라서 그런지 아무도 빈소를 마련해 주지 않아, 경주에 사는 친형에게 부탁했다”며 “독보적이었던 그의 업적을 기념하며”라고 적었다. 추모비에는 ‘He was a good tool to download other browsers(그는 다른 브라우저를 다운로드하기 좋은 도구였다)’라고 새겨져있다. 다른 브라우저를 내려받기 위해서는 이미 설치된 익스플로러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를 뜻하는 미국식 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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