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키이우를 가다] 3.그날 부차에서 학살당한 116명의 원혼
조글로미디어(ZOGLO) 2022년6월13일 12시15분    조회:1129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공위성에서도 찍힌 부차 성당의 집단 매장지

"러시아군, 움직이는 것은 모두 다 죽였다"

민간인 학살 일어났던 부차에는 파란 하늘만

(부차[우크라이나]=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10일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 인근 소도시 부차의 한 성당에 마련된 민간인 학살 희생자 매장지에 희생자를 기리는 십자가와 우크라이나 국기를 상징하는 노랑, 파란색의 꽃이 놓여 있다. 2022.6.10 hkmpooh@yna.co.kr
 

3월 3일부터 30일까지 러시아군이 부차를 점령했을 당시 미사일에 맞아, 폭탄 파편에 맞아, 그리고 러시아군의 총탄에 맞아 세상을 떠난 민간인들이 이곳에 잠들었다.

4월 초 미국의 한 위성업체는 길이가 14m에 달했던 이 성당의 집단 매장지 사진을 찍어 세상에 공개하기도 했다.

지금은 시신을 모두 수습했기 때문에 풀도 하나 자라지 않은 황량한 모래 위에 쇠로 만든 정교회 십자가만이 덩그러니 남아있다.

부차에서 일어난 비극을 잊지 않겠다는 살아있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십자가 아래에는 뜨거운 태양에 바싹 마른 꽃들이 쌓여있었다.

10일(현지시간) 오전에도 세르비아 국회의원이 이 성당을 찾아 참상을 기록한 사진을 둘러보고 십자가 아래 헌화했다.

이곳에 묻혔던 사람 중에는 일가족도 있었다. 어머니와 아이 2명이 사망했고, 가까스로 살아남은 아버지는 두 다리를 잃었다.

시 당국은 프랑스의 도움을 받아 DNA 검사로 시신의 신원을 확인해 유족을 찾았으나 여전히 20여 구의 시신은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러시아군이 점령한 한달 동안 부차에는 피란하지 못했던 3천여명이 남았는데 그중 452명이 목숨을 잃었다. 부차시 관계자는 "사망자 중 93%가 마치 '처형'당하는 것처럼 사살됐다"라고 말했다.

미사일이나 포탄에 맞아 죽은 게 아니라 러시아군이 작정하고 민간인을 죽이겠다는 뜻이 명백했다는 것이다.

차가운 주검으로 발견됐을 당시 손이 뒤로 결박됐고, 눈이 가려져 있었으며, 머리에 총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손이 등 뒤로 묶인 희생자
손이 등 뒤로 묶인 희생자

(부차[우크라이나] AP=연합뉴스) 4월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인근 도시 부차에서 발견된 손이 뒤로 결박된 희생자. 2022.4.4. photo@yna.co.kr

'부차 학살'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참상을 상징하는 고유명사가 됐다. 러시아군이 물러나고서 비로소 드러난 부차의 집단 매장지와 시신의 사진에 전 세계가 분노하고 경악했다.

"부차에서 일어난 일은 잊을 수도 없고 잊어서도 안 됩니다"

다라스 샤프라우스키(31) 부차시 대변인은 연합뉴스에 "그 당시 러시아군은 사람이든, 강아지든, 고양이든 움직이는 모든 것에 총을 쐈다"고 말했다.

부차시는 전쟁이 끝나는 대로 시신을 매장했던 곳에 추모관을 세우기로 했다.

이날로 107일째를 맞이한 이 전쟁이 언제 끝날 것으로 예상하느냐고 묻자 샤프라우스키 대변인의 대답은 단호하고 망설임이 없었다.

"우리가 승리할 때까지"

러시아 군이 한 달여 점령했던 상처
러시아 군이 한 달여 점령했던 상처

(부차[우크라이나]=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10일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 인근 소도시 부차의 한 쇼핑몰이 러시아군에 의해 파괴되고 불에 탄 채 뼈대를 들어내고 있다. 2022.6.10 hkmpooh@yna.co.kr

2월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만 해도 부차에는 5만3천명이 살고 있었으나 지금은 인구가 1만5천명 수준으로 줄었다.

부차는 키이우와 가까운데다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고 비교적 저렴한 집값 때문에 많은 신혼부부가 미래를 꿈꾸며 보금자리로 삼은 도시였다.

전쟁이 터진 뒤 폭격과 포격으로 전기와 물이 끊겨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없던 부차에는 이제 버스도, 기차도 다시 다니고 마트도 다시 문을 열었다.

빅토리아 부차시 공보관은 "기업도 돌아오기 시작했고, 유치원도 다시 문을 열었다"며 복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차에는 골목을 하나 지날 때마다, 코너를 하나 돌 때마다 폭격으로 처참히 망가진 전란의 상흔이 곳곳에 남아있었다.

가전제품 판매점, 스포츠용품점 등이 모여있던 부차에서 가장 큰 쇼핑센터는 러시아군 폭격으로 녹아내렸다.

한 층이 완전히 무너진 아파트의 깨진 창에 유리 대신 덧댄 비닐이 바람에 펄럭였다. 러시아군은 떠났지만 이 소도시에 가시지 않은 불안을 웅변하는 듯했다.

민간인 학살 일어난 우크라이나 부차에는 여전히 상처가
민간인 학살 일어난 우크라이나 부차에는 여전히 상처가

(부차[우크라이나]=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10일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 인근 소도시 부차의 한 건물이 러시아군에 의해 파괴되고 불에 탄 채 뼈대를 들어내고 있다.
부차는 키이우로 전진하려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강한 저항에 진격이 막혀 1달여 격전지가 된 곳이다. 부차는 러시아군이 지난 3월 3일 진입해 31일까지 점령한 곳으로 러시아군은 도시 기반 시설 파괴와 민간인 학살을 저질러 비판을 받고 있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16
  • 끊이지 않는 美 총기참사…트럼프 "끔찍한 총격" 트윗 경찰, 21세 남성 용의자 1명 체포…부상자 수십명 이르는듯 엘패소 총격 현장에 출동한 현지 경찰[AFP=연합뉴스]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 텍사스주의 국경도시인 엘패소의 대형 쇼핑몰에서 주말인 3일(현지시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20...
  • 2019-08-04
  • 마다가스카르 방문 중 사고…현지 경찰 "항말라리아제 부작용 가능성 조사" (서울=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영국 명문대학인 케임브리지대 대학생이 아프리카 1천m 상공에서 비행기 문을 열고 갑자기 뛰어내려 숨졌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 등이 현지 경찰을 인용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다가스카르 안자자비...
  • 2019-08-02
  •   2003년 3월 1일 파키스탄 라왈핀디에서 체포될 당시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의 모습 [미 법무부 제공]    3000여명의 사망자를 낸 2001년 9·11 테러 주범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사진·55)가 사형을 면하게 해주면 9·11 테러 피해자들이 사우디아라비아 정...
  • 2019-07-31
  • [서울신문 나우뉴스] 이탈리아에서 마약과 살해 혐의로 경찰서로 압송된 미국의 10대 소년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났던 미국의 부유층 10대 자녀들이 현지에서 마약 및 살인사건에 연루돼 조사를 받는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BBC 등 해외 언론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가브리엘 크리스천 나탈리-요르트...
  • 2019-07-29
  •  [총격범 현장에서 숨져 … 뉴욕서 총기난사로 1명 숨진 지 하루 만에 발생] 2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길로이시에서 열린 '길로이 마늘 축제'에서 벌린 총기난사로 시민들이 겁에 질린 채 대피하고 있다. /사진=트위터 캡쳐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에서 열린 마늘 축제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져 최...
  • 2019-07-29
  • 日 교도통신 26일 오전 11시 보도…다음달 2일부터 발효[아이뉴스24 김상도 기자]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했다고 교도 통신이 26일 오전 11시 보도했다. 교도 통신에 따르면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되는 시점은 다음달 2일이다. 이에 앞서 이 통신은 일본이 다음달 2일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배...
  • 2019-07-26
  • "매우 긍정적이었다…北, 우리를 만나고 싶어할 것" '서신외교' 가동 통해 실무협상 본궤도 올리는 역할할지 주목 '북한의 준비' 강조…속도조절론 연장선서 '비핵화 결단' 촉구 메시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July 22, 2019, in Washington. (AP&...
  • 2019-07-23
  • 국제원자력 기구 측은 22일 유키아 아마노 사무총장이 지병으로 72세 나이로 별세했다고 선포했다.유키아 아마노 선생은 2009년 국제원자력 기구 사무총장으로 당선되였다.   앞서 아마노 사무총장이 건강 문제 탓에 정식 임기 이전인 내년 3월 안에 사임할 것이라는 EFE 통신 등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아마노 사무총...
  • 2019-07-23
  • 자민·공명·유신 개헌세력, 참의원 ⅔ 못미쳐…개헌 구심력 약화 아베 "참의원선거, 개헌세력 묻는 선거 아냐…임기중 국민투표 실현" 주장 작년 10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사이타마 현의 육상자위대 아사카 훈련장에서 열린 자위대 사열식에 참석하는 모습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도쿄=연합...
  • 2019-07-22
  •   오늘(19일) 새벽에는 서울 종로의 일본대사관이 있는 건물에 한 70대 남성이 차를 몰고 돌진했습니다. 스스로 차에 불을 질러 생명이 위독한 상태인데, 경찰은 해당 남성의 장인어른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 소식은 백운 기자입니다.     흰색 승합차 위로 희뿌연...
  • 2019-07-19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