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텔아비브 공항 습격 사건, JAL 소속 여객기 납치 사건 등 1970년대 세계 곳곳에서 테러를 일으켰던 '일본적군'의 최고 간부 시게노부 후사코(重信房子·76)가 20년의 형기를 마치고 28일 출소했다. 시게노부의 출소를 맞아 그를 응원하는 시민들과 항의하는 사람들이 시설 앞에 모여 구호를 외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고 NHK 등 일본 언론이 전했다.
28일 20년의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일본적군'의 전 리더 시게노부 후사코
살인 미수 등의 혐의로 징역 20년의 실형 판결을 받아 복역한 시게노부는 이날 오전 형기를 마치고 도쿄(東京) 아키시마(昭島)시에 있는 동일본 성인교정의료센터를 나왔다. 복역 중 암 수술을 네 차례 받은 그는 출소 소감으로 "살아서 나왔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50년 전 무고한 사람들을 인질로 삼는 등 모르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 것을 사과한다"고 말했다.
시게노부가 이끌었던 일본적군은 1960년대 공산주의 혁명을 내세우며 결성된 일본 내 극좌 단체인 '적군파' 간부들이 1971년 레바논으로 건너가 결성한 단체다.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PFLP) 등과 연계해, 1972년 5월 이스라엘 텔아비브 공항에서 총을 난사해 약 100명의 사상자를 낸 텔아비브 공항 습격사건을 비롯해 쿠웨이트 일본대사관 점거사건(1974년), 헤이그 프랑스대사관 습격사건(1974년), 방글라데시 다카 공항에서 승객들을 인질을 잡고 적군파 석방을 요구한 다카 사건(1977년) 등을 일으켰다.
1975년 국제테러리스트로 수배가 된 시게노부는 세계를 떠돌다 2000년 11월 오사카(大阪)에서 불심검문에 걸려 체포됐다. 체포된 다음 해 감옥에서 일본적군의 해산을 선언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검거되지 않은 일본적군 멤버 7명이 국제 지명수배 중이며 경찰은 이들이 위조 여권을 사용해 일본을 드나들고 있을 것으로 보고 뒤를 쫓고 있다.
테러단체 '일본적군' 지도자였던 시게노부 후사코가 28일 출소해 취재진에 소감을 밝히고 있다.
'적군파의 여제', '마녀 테러리스트' 등으로 불렸던 시게노부는 옥중에서 수기『사과나무 아래서 너를 낳으려 했다』를 출간했다. 간장 회사 직원으로 일하다 대학에 진학해 학생 운동에 뛰어들게 된 계기, 테러 활동을 하는 가운데 딸을 출산한 사연 등을 공개했다.(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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