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테헤란르포] "거짓말 지도부는 물러가라"…정부·군부에 성난 젊은이들
조글로미디어(ZOGLO) 2020년1월13일 08시56분    조회:2109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군경, 테헤란 아자디광장 지키며 최루탄·공포탄·곤봉 진압

테헤란주재 영국대사관 앞에선 반미·반서방 시위

12일 저녁 테헤란 아자디 광장 주변에 모인 시민들[트위터]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12일(현지시간) 오후 6시가 다가오자 테헤란 남서부 아자디광장에는 무장한 군인과 경찰 수백명이 자리 잡고 대형을 견고하게 갖췄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격추한 우크라이나 여객기 희생자를 추모하는 집회가 열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누가 시작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집회의 시간과 장소가 자발적으로 정해졌다.

군경은 6시가 되기 수 시간 전부터 아자디 광장으로 통하는 주요 도로를 모두 봉쇄했다.

'자유'라는 뜻의 아자디 광장은 테헤란 시민에게 특별한 곳이다. 2009년 대통령선거 부정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격렬하게 벌어져 대학생들이 총에 맞아 피를 흘린 곳이다. 

또 매년 2월 이란 이슬람혁명 기념일에 이곳에서 열리는 대규모 집회에서는 최고지도자와 체제에 대한 충성을 다짐하는 구호로 가득 찬다.

이날 저녁 아자디광장 주변에 모인 이들은 10대 후반부터 30대까지 젊은 층이 대부분으로 보였다.

전날 테헤란 명문대학 샤리프 베헤슈티 공과대학과 아미르 카비르 과학기술대학에서 희생자 추모집회에 참석한 학생 수백명이 교문 앞 도로에서 미사일로 민항기를 격추한 데 대해 정부와 군부를 규탄했다.

이 뜻하지 않은 규탄 시위에 자극받은 테헤란의 젊은 시민들이 SNS를 통해 약속이 정해진 아자디 광장으로 향한 것이다.

12일 저녁 테헤란 아자디 광장으로 향하는 시민들[테헤란=연합뉴스]

원천봉쇄된 아자디 광장에 접근하지 못한 시민 수백명은 인근 이면도로를 메웠다.

구호는 이란에서는 좀처럼 듣기 어려울 만큼 상당히 수위가 높았다.

"우리의 적은 바로 여기 있다. 그들(정부, 군부)은 미국이 적이라고 거짓말했다", "부끄러운 지도자, 무능한 지도자", "비겁한 군인들", "지도부는 물러가라" 등의 구호가 들렸다.

이들이 가장 분노하는 지점은 체제를 책임지는 지도부가 거짓말했다는 것이었다.

8일 여객기가 추락한 직후 '기계적 결함'이라고 확언하다가 결국 외부에서 증거가 제시되자 이란 혁명수비대는 11일 미국이 쏜 미사일인 줄로 오인한 '인간의 실수'로 격추했다고 시인했다.

혁명수비대 대공사령관은 "격추됐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차라리 죽고 싶었다"라고 통렬하게 자성하면서 "사건 당일 격추 가능성을 보고받았지만 사실 확인을 위해 사흘이 더 걸렸다"라고 해명했다.

이날 정부 소유의 일간지 이란보는 추모를 뜻하는 검은 바탕에 '용서할 수 없다'라는 제목을 1면에 배치해 책임자가 엄중히 처벌받게 될 것을 예고했다. 또 희생자의 이름으로 비행기 꼬리날개 모양을 그렸다. 

'용서할 수 없다'…12일 이란 정부 소유의 일간지 이란보의 1면[이란보 캡처]

그러나 거리에 뛰쳐나온 시민들은 불신에 가득했다. 

시위에 나온 한 대학생은 "이란 지도부는 완전히 은폐할 수 있었다면 그렇게 했을 것이다"라며 "거짓말만 하려 하는 비겁한 그들이 너무 부끄럽다"라고 말했다.

시위대가 아자디광장으로 밀고 들어오려 하자 군경은 최루탄과 공포탄을 발사했다. 고무탄을 맞았다는 시민도 있었다. 곤봉을 들고 쫓아오는 군경을 피해 도망치는 시위 참가자도 목격됐다.

사복을 입은 정보 요원들은 외신 기자가 보이면 "현장을 떠나지 않으면 안전을 책임질 수 없다"라며 거칠게 내몰았다.

결국 오후 8시께 시위대는 대부분 해산했다.

지난해 11월 휘발유 가격 인상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을 때만큼 강경하지는 않았지만, 지도부를 비판하는 시민의 집단행동은 엄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당시엔 이란 당국은 '폭도'가 폭력 시위를 주도했다고 규정하면서 시위대에 실탄을 쏘기도 했다.

이날 오후 테헤란 주재 영국 대사관 앞에서는 정반대의 규탄시위가 열렸다. 아자디 광장에서 열린 시위의 '맞불' 성격인 셈이다.

보수 성향의 시민이 참여한 이 시위에서는 영국 대사가 전날 추모 집회에 참석한 점을 비판하면서 반미, 반서방 구호를 외쳤고 성조기와 영국 국기(유니언잭), 이스라엘 국기를 태웠다.

영국 대사는 이란 내 반정부 시위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영국 대사의 추방과 영국 대사관 폐쇄를 요구했다.

최고지도자와 미군에 폭사한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사진을 들고나온 시민도 있었다.

12일 주테헤란 영국대사관 앞에서 시위하는 보수 성향의 테헤란 시민들[AP=연합뉴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16
  •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지난 2016년 생전퇴위 의향을 밝혔던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오는 30일 물러나고 나루히토(德仁) 왕세자가 5월 1일 즉위한다. 이에 따라 30년간 계속된 '헤이세이'(平成·현재 일본의 연호) 시대가 저물고 일본은 '레이와'(令和) 시대로 접어들게 된다. 아키히토 일...
  • 2019-04-28
  • 제국주의 시절 신격화…패전 후 美군정 용인으로 '천황제' 존속 1960년대 폐지 여론 거셌지만 보수정권 장기집권 속 목소리 약해져  현재는 국정관여 못하는 '상징 천황'…'제도존속 위한 표현' 지적도 일왕, 신년인사…"세계 안녕 기원"(도쿄 교도=연합뉴스) 아키히토(明仁...
  • 2019-04-28
  •   어제(22일) 필리핀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클락공항이 폐쇄됐습니다. 이에 따라 필리핀에서 항공편을 통해 국내로 들어올 예정이던 승객들의 발이 묶인 상태입니다. 제주항공은 한국시각으로 오늘(23일) 새벽 3시 30분에 승객 156명을 태우고 필리핀 앙헬레스 클락 국제공항을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향할 예정이었던 7...
  • 2019-04-23
  •   걸프만 인근 유전에 내걸린 이란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더 이상의 대(對)이란 제재 유예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자 이란은 중동지역 원유 수출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맞섰다. 국제 유가에 불확실성이 짙게 드리워졌다....
  • 2019-04-23
  • 드라마 제목으로 당명 정하고, 드라마 주연처럼 대통령 됐다 대통령을 연기한 배우가 진짜 대통령이 됐습니다.     극 중 대통령, 진짜 대통령 됐다  출구 조사 결과 당선 유력…압도적 표차 드라마에서 교사 역 맡아 정부 부패 비판 부패 척결 약속했지만 “공약 불확실” 우려 러시아...
  • 2019-04-22
  • 현지 경찰 "용의자 13명 모두 스리랑카인"[아이뉴스24 권준영 기자] 부활절인 지난 21일(현지시간) 스리랑카에서 발생한 연쇄 폭발로 인한 사망자 수가 228명으로 늘었다. 이번 테러와 관련해 현재까지 13명의 용의자가 체포됐다. AP는 루완 구나세카라 스리랑카 경찰청 대변인을 인용해 현재까지 13명의 용의자가 체포됐다...
  • 2019-04-22
  • 대선 결선투표 출구조사서 73% 득표…52% 개표 현재 득표율 73%  포로셴코 대통령, 패배 인정…젤렌스키 "국민 실망시키지 않을 것" 트럼프도 축하전화…선관위 "2~3일 이내 잠정결과, 공식결과는 30일께 발표" 출구조사 발표후 박수 치는 젤렌스키[epa=연합뉴스]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2019-04-22
  • 예배 중 교회와 외국인 밀집 호텔 동시 폭발…"외국인 사망자 35명"  교회와 성당 중 두 곳에서는 자폭테러 가능성도…부상자도 400여명 종교갈등서 기인한 테러 의심…현지 한국대사관 "우리 국민 피해 없어" 2019년 4월 21일 갑작스러운 폭발이 일어난 스리랑카 콜롬보 시내 교회 주변에 현지 군경...
  • 2019-04-21
  • 멕시코 총기 난사 사건 현장[로이터=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멕시코에서 한 가족 파티에 난입한 무장괴한들이 총기를 난사해 1살 유아를 포함해 14명이 숨졌다고 dpa통신과 AFP통신이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저녁 멕시코 남동부 베라크루스주 미나티틀란에서 한 가족이 파...
  • 2019-04-21
  • 아프리카 순방, 각국 정상과 회담, 세계은행 총재·유엔대사설 인정  世銀 자금, 6년간 10억달러 풀어 "백악관 백지수표… 건방의 극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37) 백악관 선임고문이 정치적 야망을 위해 아버지의 지위를 이용하고 있다는 논란이 불붙었다. 정치 반경을...
  • 2019-04-19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