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뉴스분석] 김정은, 하노이 결렬 후 첫 정상회담에 ‘러’ 택한 이유는?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3월25일 14시38분    조회:1372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Q.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가장 먼저 러시아와 정상회담을 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러시아와의 회담이 이루어진다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완화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북미관계에는 어떤 영향을 줄 지 궁금합니다.

-김소현 부산교대 교육학과 15학번(아산서원 14기)

A.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장세호 연구위원은 21일 발간된 이슈브리프를 통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조성된 구조적 현실 때문에 북한이 최우선 정상외교 대상으로 러시아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게 확장됐다”고 진단했습니다. 외교가에서도 정확히 언제 어디서 열릴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스크바가 아닌 극동 지역 정도에서 만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장 위원이 말하는 구조적 현실의 핵심은 ‘미국의 비핵화 문제 접근법 변경’입니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지난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단계적 동시적’ 접근법에 미국과 공감을 이뤘는데, 이번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다시 ‘일괄타결식’ 접근으로 회귀한 셈이 된 것이 사실입니다. 북한은 다음 회담에서 이 문제에 대한 교섭에 우위를 점하기 위해 자신을 지지할 우군을 확보하고 국제여론을 형성하는 것이 필수적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지난달 27,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아무런 합의 없이 회담장을 나섰다. 뉴시스그렇다면 왜 러시아일까요. 우선 중국과 한국과의 관계개선 상황이 여의치 않은 점이 꼽힙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 대한 국제여론이 빗발치자 중국이 북한을 배후 조종하고 있다는 ‘중국 배후론’을 들고 나온 바 있습니다. 다시 김정은을 베이징으로 불러들여 이런 의혹을 키운다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중 무역협상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중국이 할 수 있습니다. 북미협상 중재자를 자처했다가 촉진자로 물러선 한국 역시 북한에게 뾰족한 수가 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이에 비해 러시아는 북한을 포용해 얻을 수 있는 이점들이 있습니다. 옛 사회주의 종주국인 소련의 후신인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북한 핵문제 진행 과정에 개입하는 것으로 자신의 동북아시야 영향력 확대를 꾀해 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도왔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경제제재에서 풀려나기는커녕 정치 경제 안보적으로 더 큰 압박을 당하고 있다는 불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러시아는 북핵 문제에 대해 중국이상으로 북한과 인식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한-러 대화에 참석한 한 언론인은 참석한 러시아 측 인사들의 주장이 최근 북한의 그것과 너무나 유사하다는 점에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전언을 토대로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국제 사회의 많은 전문가들은 이미 북한을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과 같은 반열로 놓는다. … 국제사회 제재에도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개발했다. 제재는 핵개발을 지연시켰을지 몰라도 막지는 못했다. 평양 시내에 금수 사치품인 렉서스와 도요타자동차 등이 굴러다니지 않는가(국책연구소 소장).”

“핵 폐기 검증 사찰단은 북한뿐만이 아니라 주한 미군에도 보내야 한다. 미국의 핵 폭격기가 북한 주변에 비행하지 않는다는 것도 한반도 비핵화에 포함되어야 한다(전 주한대사).”

“유엔 대북 제재 결의안에 따라 올해 말까지 러시아에 있는 북한 근로자는 모두 돌아가야 한다. 많을 때는 7만 명까지 됐으나 지금은 1만5000명가량인데 이것이 ‘0’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유엔 결의안에서 근로자를 제외하지 못한 것은 ‘외교적 실책’이었다(전 주북한대사).”

유엔 대북제재를 승인했고 이행을 책임져야 할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 인사들이 제재를 비난하는 것은 충격적입니다. 특히 국책연구소 소장은 “북한은 미국이 이란과의 핵협상 파기처럼 합의를 쉽게 뒤집는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북미 양국만의 합의가 아니라 여러 국가가 참여한 가운데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6자회담 프로세스 같은 다자협의체를 다시 가동하자는 것으로 북미 양자회담 국면에서 붉어진 ‘러시아 패싱’ 논란을 잠재우고 자신들의 존재감을 높여야 한다는 지극히 러시아 국익위주의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이런 정황들은 러시아의 개입이 북미 비핵화 협상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장애가 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비핵화 협상의 주체는 미국과 북한이며, 러시아 역시 한국이 자처했던 중재자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북-러 밀월 속에서 북핵문제는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는 꼴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러시아의 개입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레짐을 흔드는 상황까지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 또한 일반적인 관측입니다. 러시아 역시 공식적으로는 북한 핵·미사일 개발에 반대하고 있으며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제재 이행의 책임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미 우크라이나 침공 등의 이유로 러시아에 대해 경제제재를 가하고 있는 미국은 러시아의 경솔한 행동에 반격을 가할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러시아가 안보리 상임이사국 자격으로 대북 제재의 완화가 필요하다고 선언해 주거나 기존 제재의 예외조항으로 빼놓은 나진하산 경제협력 사업 추진 필요성 언급 등의 선언적인 조치들은 나올 수 있습니다.

장 위원은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등장을 꼭 부정적으로 볼일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무엇보다 북한이 현재의 대화와 협상 트랙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기대입니다. 북-러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북한의 그릇된 상황 판단과 이에 따른 군사적 도발이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 명확히 지적되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신석호 동아일보 디지털뉴스팀장(북한학 박사)

동아일보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16
  • "격추 10분 전까지 영공침해 경고…응답없어 격추" 21일 이란 군이 공개한 미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 호크' 파편[이란 국영방송]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군은 20일(현지시간) 새벽 대공 방어 미사일로 격추한 미국 무인정찰기(드론) 'RQ-4 글로벌 호크'의 파편이라면서 실물을 21...
  • 2019-06-21
  •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을 실행 10분 전에 자신이 중단시켰다며 세 곳을 타격할 예정이었다고 직접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을 통해 "우리는 어젯밤 세 곳에 보복하려고 했고 얼마나 많이 죽느냐고 물으니 '150명입니다'라는 게 장군의 대...
  • 2019-06-21
  • 플로리다 올랜도서 재선 도전 공식 선언 “망가진 정치적 기득권층에 대한 반란” 호소 반이민 등 분열적 주제로 지지층 결집 전략 “다음주부터 수백만명 불법이민자 추방 시작” 2020년 미국 대선 레이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출정식으로 본격 개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사회의 분열과 대...
  • 2019-06-20
  •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18일 오후 10시 22분께 일본 야마가타(山形)현 앞바다를 진원으로 발생한 규모 6.8의 강진으로 모두 15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 소방청은 19일 이번 지진으로 니가타(新潟), 야마가타 등 4개현에서 15명이 다쳐 병원에 이송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흔들림이 진도 ...
  • 2019-06-19
  • 유엔 경제사회사무부가 17일 2030년에는 세계 인구가 지금의 77억 명에서 85억 명으로 늘고 2050년에는 97억 명, 2100년에는 110억 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세계인구전망 2019: 발견 요약"이란 제목의 이 보고서는 지금부터 2050년까지 세계 신규 인구의 절반이 인도,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콩고민...
  • 2019-06-19
  • 교도통신 보도…이란 압박 강화하는 미국에 "근거없이 이란소행 단정 못해"  이란 문제 놓고 美日 시각차 드러내…日, '아베 중재외교 실패' 비판 우려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정부가 자국 관련 유조선 2척을 공격한 주체가 이란이라는 미국의 발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미국에...
  • 2019-06-16
  •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의 납치 피해자 가족들에게 격려하는 내용의 자필 편지를 보냈다고 교도통신과 산케이신문 등이 16일 보도했다.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 아리모토 게이코(有本惠子·실종 당시 23세)의 부친인 아리모토 아키히로(明弘·90)씨는 전날...
  • 2019-06-16
  •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13일(현지시간) 오전 걸프 해역과 이어지는 오만해상에서 발생한 유조선 2척에 대한 피격 사건으로 선박이 화염에 휩싸이자 이란 해군 함정이 화재 진압에 나서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서울경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3일(현지시간) 오만 해상에서 발생한 유조선 피격 사건과 관...
  • 2019-06-14
  • 구테흐스 "전세계, 걸프만 대결 감당못해"…美대표부 '상황 주시' 오만 해상에서 공격당한 유조선[AFP=연합뉴스]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3일(현지시간) 오만 해상에서 발생한 유조선 피격 사건과 관련, "민간 유조선에 대한 공격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
  • 2019-06-14
  • 타임스스퀘어 부근 헬기 사고로 조종사 1명 숨져…트럼프 "경이롭게 초동대응" 헬기가 불시착한 고층빌딩 옥상 [EPA=연합뉴스] 헬기가 비상착륙한 맨해튼의 빌딩[EPA=연합뉴스]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 뉴욕 맨해튼의 고층빌딩 옥상에 10일(현지시간) 헬기가 불시착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
  • 2019-06-11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