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50명 생명 앗아간 뉴질랜드 테러…위협받는 다문화주의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3월24일 10시01분    조회:1314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크라이스트처치=AP/뉴시스】16일(현지시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마스지드 알 누르 모스크 인근 임시 추모소에 추모객들이 총기난사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헌화한 꽃다발이 놓여있다. 2019.03.16.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이슬람 교인에게 금요일은 기도의 날이다. 기독교인의 일요일과 마찬가지이다. 그들의 기도의 날이었던 지난 15일 뉴질랜드 남섬 최대 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사원(모스크) 두 곳에서 끔찍한 총격 사건이 일어났다. 50명이 숨지고, 50명이 다쳤다. 경찰은 이번 테러 사건의 용의자로 호주 국적의 브렌턴 태런트(28)를 검거했다. 현재까지는 그의 단독 범행일 가능성이 유력하다. 

태런트의 테러는 면밀했다. 그는 범행 전 자신의 계획과 동기를 담은 74장 분량의 선언문을 온라인에 공개했다. '대전환(Great Replacement)'이라는 제목의 선언문에서 그는 자신을 평범한 백인 남성이라고 소개했다. 

어떻게 이 평범한 백인 남성은 '현대 뉴질랜드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테러'의 주인공이 된 것일까. 

태런트는 선언서에서 세계의 외딴 곳인 뉴질랜드에서조차 이민자가 넘쳐나는 현실을 알리기 위해 뉴질랜드를 공격 대상으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민자를 '침략자'라고 칭하며 그는 "우리의 땅은 결코 그들의 땅이 될 수 없고, 우리의 고국은 우리 자신의 고국"임을 보여주기 위해 테러를 벌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늘어나는 이민자들로 인해 결국 유럽에서는 완전한 인종적·문화적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원하는 것은 그저 "우리 민족(백인)의 존속, 그리고 백인 아이들의 미래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했다. 2017년 이슬람 테러로 사망한 11세 스웨덴 소녀의 실명을 언급하며 "에바 아카룬드에 대한 복수를 위해" 테러를 감행한다고도 썼다.

◇뒷배가 되어준 정치인들

'위험한 이민자' '내 나라와 문화를 위협할 이민자' '내 땅에 거주하는 어린, 여성을 위협할 이민자' . 어딘가 익숙한 선언문의 메시지는 지난 5년간 끊임없이 이어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서울=뉴시스】지난달 27일(현지시간) 독일 뒤셀도르프 축제에 나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와 금발머리 극우 정치인 3인방의 모형이 등장했다. 왼쪽부터 히틀러, 헤이르트 빌더르스 네덜란드 자유당(PVV) 대표, 마린 르펜 프랑스 국민전선(FN) 대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 트위터 캡처> 2017.3.3.

2017년 12월 영국 방문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의 극우정당 '브리튼 퍼스트(BritainFirst)'의 제이다 프랜슨 대표가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 3개를 리트윗했다. 이슬람교도들이 어린 남자아이를 지붕에서 떨어뜨린 뒤 폭행을 가하는 영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자들로 인해 영국은 자신의 고유한 '문화'를 잃고, 유럽의 구조를 바꾸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빠르게 움직이지 않으면, 영국은 결코 예전과 같을 수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태런트가 선언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백인의 정체성과 공동의 목표를 새롭게 만든 상징'이라고 칭송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구 사회의 대표 국가인 ‘미국’의 대통령은 이민자 혐오주의의 공고한 뒷배였던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만의 일도 아니다. 호주의 프레이저 애닝 상원의원은 테러가 발생한 다음날 멜버른 인근에서 열린 극우 집회에 참석해 “(테러의 원인은) 무슬림 이민과 이민 정책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이탈리아 정부는 남부 칼라브리아 주에 위치한 아프리카 이주민들의 거주지를 한꺼번에 철거했다. 사하라 사막 이남에서 유럽으로 건너온 난민1000여명은 그렇게 살 곳을 잃었다. 

테러라는 방식으로 드러내지 않았을 뿐 곳곳에서 정치인들은 이민자에 대한 혐오를 보여주고 있다.

◇다문화주의, 줄어드는 '내 몫'의 문제

【크라이스트처치=AP/뉴시스】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16일(현지시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난민센터에 서 무슬림 공동체 대표들을 만나고 있다. 아던 총리는 "용의자가 합법적으로 총기를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총기법을 강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2019.03.16

이민자에 대한 혐오는 결국 다양성, 다문화주의에 대한 반감이다. 태런트의 선언문에서도 다문화주의에 대한 반발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선언문에서 그는 “다양성은 약하다”고 말한다. 통일성, 통합성, 신뢰, 전통, 인종적 민족주의야 말로 진정한 힘을 발휘한다고 주장한다. 다양성은 누구에게도 '강점'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다양성이 힘을 발휘한다면 어떻게 "중국, 일본, 대만, 한국과 같은 단일민족 국가가 21세기 가장 지배적인 국가로 등극할 수 있었겠냐"며 반문한다. 

태런트의 문제의식과 논리는 이렇게 구성된다. '다문화 사회에서는 갈등이 일어나고, 이는 공동체를 약화시킨다. 그러니 이 다문화를 구성하는 이민자를 없애야 한다'. 뉴질랜드 총리의 표현처럼 '길고 두서없는' 선언서는 결국 이런 뜻이다. 

다문화주의는 단순히 한 공동체가 다양한 문화를 존중한다는 뜻이 아니다. 2010년 9월 한국정책학회보에 실린 논문 '한국의 다문화주의와 다문화정책의 선택적 적용(2010;박진경)'은 다문화주의를 "사회통합적 관점에 의한 소수자의 정체성 인정과 구성원 간 불평등을 해소하려는 합의된 실천이념"이라고 정리한다. 개인이 소속된 문화적 정체성과 상관없이 모두가 동등한 권리를 지닌다는 뜻이다. 즉 다문화주의란 모든 개인, 심지어 이민자들에게도 공동체가 누려온 권리를 나누는 일이다. 

이민자에 대한 혐오는 여기에서 시작된다. 나의 몫이었던 권리를 나의 공동체가 아닌 이와 나누는 것에서 이들은 분노한다. 태런트가 선언문에서 자신이 싫어하는 것은 유럽에 침투한 무슬림이지, 자기 나라에서 살고 있는 무슬림이 아니라고 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가 혐오한 것은 자신의 권리를 침해하는 이민자다. 태런트의 총격 테러는 증오 범죄이기 전에 '나의 권리를 빼앗아가지 말라'는 정치적 투쟁이다. 

◇한국의 '정치적 투쟁'은…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제주도 예멘 난민 수용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사거리에서 집회를 열고 난민법 및 무사증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2018.06.30. mangusta@newsis.com

이러한 정치적 투쟁에 뉴질랜드의 아던 총리는 '아살람 알라이쿰'으로 응수했다. 아랍어 인사인 이는 ‘여러분에게 평화를' 이라는 뜻이다. 전 세계의 눈이 그를 향해 있던 19일 의회에서 그는 다문화주의를 둘러싼 정치 싸움에서 지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 정치 싸움에서 우리는 완전히 배제되어 있는가. 지난해 예멘인 500여명이 제주도에 들어와 난민 신청을 했을 때, 우리의 여론도 태런트의 사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들이 세금을 축낼 것이다, 그들이 여성을 겁탈할 것이다, 그들이 우리의 문화를 해칠 것이다'. 유명 배우의 "한국은 목숨을 걸고 피란을 선택한 난민을 수용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과 의지를 가진 나라"라는 발언에 누리꾼들은 '어리석다'는 일성을 내뱉었다. 단 500명에도 비명이 나온다. 

태런트가 꼽은 모범 국가인 한국은 테러범이 알고 있는 것과 달리 외국 이주민의 숫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한국 사회의 정치적 투쟁은 과연 어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가, 올바른 방향을 찾아가고 있는가. 그리고 이 방향을 제시할 한국판 '저신다 아던'이 우리에게도 있는가. 

뉴질랜드의 테러 사건은 이 물음의 시작점이 되어야 한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16
  • 말레이 당국의뢰로 삭제 데이터 분석·부기장 자료도 넘겨받아 (서울=연합뉴스) 방형국 김태균 기자 =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실종된 말레이시아 MH370 항공기 사건 수사에 합류했다. FBI는 실종기의 자하리 아흐마드 샤(53)기장 자택에서 압수한 모의 비행장치(비행 시뮬레이터)의 삭제 자료를 복원·분석하는...
  • 2014-03-20
  • 말레이, 수색능력 부족 인정… 주변국에 통제권 일부 넘겨 예상 이동범위 14구역 분할… 中·호주·카자흐 등과 협의 유엔 "폭발 징후 감지 못해" 몰디브선 실종기 추정 목격담 말레이시아항공 실종기 수색을 총괄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당국이 지휘력에 한계를 느껴인근 국가들에 자체 수색을 진행...
  • 2014-03-20
  •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MH370)의 유력한 용의자로 꼽히고 있는 자하리 아흐마드 샤(53) 기장의 집에서 압수한 비행 시뮬레이션 기기에서 일부 자료가 삭제된 사실이 밝혀졌다. 자하리 기장은 파리크 압둘 하미드(27) 부기장과 함께 이 여객기를 당초 항로에서 벗어나 인도양 쪽으로 몰고 갔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인...
  • 2014-03-20
  •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370편이 관제탑과 마지막으로 교신하고 몇 분 뒤 정체불명의 항공기가 태국 레이더에 감지된 사실이 19일 알려졌다. 태국 공군은 "말레이시아 정부의 요청에 따라 지난 17일 레이더 일지를 검토하던 중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관계자들이 이 같은 사실을 상부에 더 빨리 보고하지 않은...
  • 2014-03-20
  • 말레이시아 여객기 MH370기가 실종된 지 2주 가까이 됐지만 의문점만 계속 나오고, 사건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자 중국의 탑승객 가족들이 단식 투쟁에 나섰다. 말레이시아 당국이 계속해서 갈팡지팡 노선을 지속하며 수사에 난항이 계속되자 중국인 탑승객 가족들이 이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단식에 돌입한 것. 여객기에...
  • 2014-03-20
  • 핵실험 감지하는 유엔기구 "항공기 폭파·추락·충돌 때 발생하는 충격파 없었다" 인도양 몰디브 섬 주민들 "저공 비행 목격했다" .par:after { DISPLAY: block; CLEAR: both; CONTENT: "" }   유엔 포괄적 핵실험금지 조약기구(CTBTO)가 19일 말레이시아 항공기(편명 MH370) 실종 사건과 관련해 중요한 ...
  • 2014-03-20
  • 실종된 말레이시아 항공기가 마지막 교신을 하기 12분 전 이미 비행 경로를 바꿨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 연방항공청(FAA) 스콧 브레너 대변인은 18일(이하 현지시각) FOX뉴스에 출연해 "실종기 부기장이 마지막 교신을 하기 12분전 이미 실종기의 비행 경로는 바뀐 상태였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실종기의 마지막 교신은 ...
  • 2014-03-19
  • 말레이 여객기, 사상 최장 실종기록(AP=연합뉴스)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탑승자 가족들이 19일(현지시간) 사고기 수색상황에 대한 일일 브리핑을 듣기 위해 중국 베이징의 호텔에 모여 있다. 말레이시아 주재 중국 대사 "중국인 범죄 가능성 없어" (상하이=연합뉴스) 한승호 특파원 = 지난 8일 말레이시아 항공기가...
  • 2014-03-19
  •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화섭 특파원 =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도심에서 방송사 헬리콥터가 교차로로 추락해 2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 추락 지점이 관광 명소인 '스페이스 니들' 바로 옆인데다가 도로를 지나던 자동차에 불이 붙어 엄청난 화염이 치솟고 시커먼 연기가 타오르는...
  • 2014-03-19
  •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가 실종된 지난 8일 오전 인도 남쪽에 있는 섬나라 몰디브에서 아주 낮게 비행하는 항공기를 목격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말레이시아 언론이 19일 보도했다. 또 전 세계의 핵실험을 감시하는 유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는 여객기 실종 당시부터 공중 또는 해양 폭발 징후는 전혀 포...
  • 2014-03-19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