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팔레스타인 "존엄 지키겠다" vs 유대인 "원래 우리땅"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12월12일 07시33분    조회:1057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예루살렘 사태 후 팔레스타인-유대인 갈등 증폭

동·서 예루살렘 곳곳에 무장경찰…흉기 공격도


(예루살렘·서안=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선언한 뒤 이스라엘의 유대인과 팔레스타인인들 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동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 지역 라말라 등지에서 만난 팔레스타인인들은 "우리의 존엄이 훼손당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을 강하게 거부했다.

반면, 이스라엘의 주축 인구인 유대인들은 "예루살렘은 원래 우리 땅이자 우리의 수도였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은 당연한 조치라는 논리를 폈다.

팔레스타인인과 유대인의 갈등은 '술탄 술레이만'이라 불리는 도로를 경계로 동예루살렘과 서예루살렘으로 나뉜 사실상의 분할 상태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동예루살렘에서 유대인은 보이지 않았고 서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인은 찾아볼 수 없었다. 면적으로는 동예루살렘은 면적이 약 70㎢로 서예루살렘 45㎢보다 좀 더 넓다. 

동·서 예루살렘 간 교류는 트럼프 선언 이전에도 거의 없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선언의 여파 탓인지 예루살렘 중심부에 있는 성지 올드시티(구시가지)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유대교와 이슬람교, 기독교 등 3개 종교의 성지인 올드시티는 술탄 술레이만 도로와 인접해 있다.

4km 길이의 성벽에 둘러싸인 1㎢ 면적에 달하는 올드시티 주변의 주요 거리와 골목길엔 경찰 병력과 무장 차량이 어김 없이 목격됐다. 지난 10일 대낮엔 예루살렘 시내에서 팔레스타인 청년이 이스라엘 보안 요원에게 흉기 공격을 가하는 일도 있었다.

이스라엘 경찰은 군중이 모이기만 하면 즉각적으로 그 주변을 강력히 통제하며 즉각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동예루살렘에 사는 팔레스타인인들의 분노는 여전히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들은 트럼프의 선언을 예루살렘의 지위를 둘러싼 그들의 종교적 존엄과 정체성을 무시하는 행위로 간주하는 듯 했다.

동예루살렘에서 만난 팔레스타인인 파리스 리시크(45)는 "우리는 원래부터 예루살렘에서 살았던 사람"들이라며 "예루살렘은 우리의 땅이고 우리의 수도"라고 말했다.

머리에 히잡을 쓴 다른 팔레스타인인 지한 압바시(37.여)도 "여기 예루살렘은 유대 국가의 것도, 미국의 것도 아니다"며 "바로 우리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시크와 압바스를 포함해 기자가 동예루살렘에서 만난 팔레스타인인 대부분은 권한도, 자격도 없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선언해 "우리의 존엄을 훼손했다"는 취지의 목소리를 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에 함께 사는 팔레스타인인과 유대인의 갈등을 더 조장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동예루살렘에서 택시 기사 일을 하는 이스라엘계 아랍인 다비드 술레이만(47)은 "예루살렘은 유대인의 것도, 무슬림의 것도 아닌 여기에 사는 우리 모두의 국제 도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술레이만은 "우리의 성스러운 도시가 트럼프의 선언으로 혼란에 빠져 매우 슬프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을 두고 '누군가 먹는 우물에 돌을 던지는 건 쉬운 일이지만 마을 사람 수백 명이 이용하는 우물에서 그 돌을 빼내기는 매우 어렵다'라는 현지 속담을 전하며 곧바로 파문이 진정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미·반이스라엘 성향이 더 강한 팔레스타인 자치령 요르단강 서안 지역에서의 반발은 더욱 거셌다.

동예루살렘에선 조직적인 투석전이나 대규모 거리 시위는 벌어지지 않았지만, 서안의 주요 도시인 라말라와 베들레헴, 헤브론 등지에선 연일 크고 작은 폭력 시위가 잇따랐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 포탄이 발사됐고 이스라엘이 가자에 즉각 전투기 보복 공습을 가하기도 했다.

라말라의 한 투석전 현장에서 만난 라말라 거주 대학생(18)은 "우리의 성지를 지키기 위해 이곳에 왔다. 예루살렘은 우리의 존엄이다. 우리의 존엄을 인정받을 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복면을 한 채 이름 밝히기를 꺼린 그는 "트럼프의 선언은 그 자신의 결정이지 우리의 결정이 아니다. 우리는 성전을, 존엄을 팔지 않고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라말라에서 정치분석가로 활동하는 칼리드 나시프는 "이스라엘이 극단주의적인 유대 국가로 변해가며 있다"고 진단하며 "이스라엘이 평화 협상 과정을 깨면서 양측간 갈등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나시프는 이어 "팔레스타인도 이젠 돌을 던지는 투석전만으로는 이스라엘과 미국에 대항할 수 없다"며 "국제사회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외교 다변화, 미국 중심의 평화 협상 전략의 수정, 온라인상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 운동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반면, 서예루살렘이나 텔아비브에 사는 유대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을 내심 반기는 분위기였다. 적극적으로 큰 목소리를 내며 환영 퍼레이드까지 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선언을 계기로 '유대 국가'로 인정받기 위한 정당성을 확보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유대인들은 기자와 인터뷰를 할 때 트럼프 선언에 대한 속마음을 분명하게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예루살렘은 우리 땅'이란 주장을 할 땐 목소리가 커졌다.

서예루살렘의 최대 번화가 야포스트리에서 만난 유대인 이브라힘 레비(60)는 "트럼프의 선언은 당연한 것"이라면서도 "트럼프가 그 선언을 하지 않았다고 해도 예루살렘은 3천년전부터 우리의 땅이었고 우리의 수도였다. 그 점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머리에 유대인 전통모자인 키파를 쓴 그는 이어 "(유대교 성전) 토라를 보면 예루살렘은 유대인의 성지라는 표현이 나온다"며 "이스라엘은 하나의 유대 국가이다. 예루살렘에 사는 아랍인들은 이스라엘 법을 따르든지 아니면 여기를 떠나 다른 나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정식 국가로 인정하지 않은 상태로, 이곳의 유대인들은 팔레스타인인들을 주로 '아랍인'이라 불렀다.

레비는 또 팔레스타인이 동예루살렘을 자신들의 수도라고 밝히는 것에 대해선 토라를 근거로 대며 "그들의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텔아비브 외곽에 사는 유대인 로닌 인지(46)는 "트럼프가 예루살렘 수도 선언을 한 타이밍은 좋지 않았지만 사실 그의 선언은 당연한 것"이라며 "트럼프가 굳이 선언하지 않았어도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예루살렘에는 이스라엘 총리 공관도, 의회도, 정부 기관도 있다"며 "예루살렘은 모두가 인정하는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부연했다. 

텔아비브 국제공항에서 일하는 한 유대인 직원은 기자에게 예루살렘에 '취재하러 왔느냐 묻고는 "예루살렘 분쟁은 복잡할 게 전혀 없다. 아주 간단한 일이다. 예루살렘은 3천 년부터 이스라엘의 수도였다. 그것만 알면 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히브리대 방문학자인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스라엘인들은 트럼프 선언에 마음 속으로는 좋아하겠지만, 이스라엘 내 긴장이 더 고조되기를 원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 추세로 간다면 예루살렘 사태가 더 악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중동 분쟁·충돌 역사를 공부해 온 이스라엘인 하곱 베니안(32)은 "이스라엘은 이번 트럼프의 발언을 통해 극우 성향의 정치인들이 더욱 힘을 얻게 됐다"며 "앞으로 이-팔 평화 협상 과정이 큰 위기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이 트럼프 선언으로 가시적이고 직접적인 혜택을 받은 건 아니지만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인정으로 이스라엘은 유대 유일의 국가로 한 발 더 다가갔다. 이스라엘의 극우 정치인들이 다른 나라들에도 미국처럼 '예루살렘 수도 선언'에 동참하라고 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예루살렘 올드시티에 배치된 무장 경찰 [연합뉴스 자료사진]


화약고로 변한 서안 지역 [연합뉴스 자료사진] 화약고로 변한 팔레스타인 서안 시위 현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16
  • 文대통령과 정상회담 가질 듯 "위안부·북핵 日입장 알릴 것"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4일 "사정이 허락하면 다음 달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사정이 허락하면'이란 단서를 달았지만 사실상 참석 의사를 확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의 방한(訪韓)은...
  • 2018-01-25
  • [출처=USGS]© News1 (서울=뉴스1) 윤지원 기자 = 미국 알래스카주 치니악에서 남동쪽으로 250㎞ 떨어진 곳에서 23일(현지시간) 00시 31분(한국시간 오후 6시 31분)께 리히터 규모 8.2 지진이 발생했다고 미 지질조사국(USGS)이 발표했다. 진원 깊이는 10㎞다.  미국 기상청은 즉각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
  • 2018-01-23
  • 도쿄서 직선거리 150㎞ 구사쓰온천 부근 모토시라네산 분화 스키훈련 하던 자위대원 1명 숨져…추가분화 가능성도 있어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23일 오전 일본 군마(群馬)현 북서부의 구사쓰시라네산(草津白根山)의 주봉우리인 모토시라네산(本白根山)(2천171m)에서 분화가 발생해 인근에서 훈련 중이던 자...
  • 2018-01-23
  • 아프간주재 미국대사관 며칠 전 "극단주의단체 호텔 공격 가능성" 경고 (카불 AFPㆍ로이터=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랜드마크인 인터컨티넨탈 호텔에 20일(현지시간) 중무장한 괴한 4명이 들이닥쳐 손님들에게 총격을 가하고 인질극까지 벌였다. 이 과정에서 현장에 투입된 아프간 보안군과 총격 공방이 이...
  • 2018-01-21
  • UAE가 막후서 ‘빅 브라더’ 역할 하는 듯 사우디 등에 업은 하디 정부와 서ㆍ북부의 후티 반군 대립 속 UAE 지원 받는 분리주의 조직 의회 출범시켜 독립 투표 주장 IS 등 축출 명분 비밀감옥 운영 계속되는 자폭테러 원인으로 지난 11일 사우디 주도 연합군의 공습을 받은 예멘 수도 사나의 반군 군사...
  • 2018-01-19
  • 인도가 18일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아그니-5(Agni-V)'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 인도국방부 핵탄두 탑재 가능…사거리는 5500~5800km 인도, 2012년 이후 5차례 ICBM 시험 발사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인도가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
  • 2018-01-19
  • 일본 정부가 공적연금의 수급개시 연령을 70세 이후로도 늦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연금 수급을 늦게 할수록 연금을 더 많이 주는 내용이다. 이미 일하는 고령자들이 많은 일본이지만, 연금 개편으로 고령자들의 근로를 더욱 독려해 일손부족 등 고령화사회의 문제점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n...
  • 2018-01-17
  • NHK 오보 5분만에 사과…"속보 인터넷 전달장치 잘못 조작"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최근 하와이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 오경보가 내려져 주민들을 공포에 몰아넣은 데 이어 일본에서도 북한 미사일 발사 오보 사태가 벌어졌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16일 퇴근길에 뉴스 사이트와 모바일앱을...
  • 2018-01-16
  • 워싱턴 DC 소재 미 국무부 청사. © AFP=뉴스1 (서울=뉴스1) 정진탄 기자 = 미 국무부는 미국인들이 북한을 여행하려면 유서를 작성하고 가족과 미리 장례식 절차를 상의하라고 경고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주 갱신한 국가별 여행경보에서 북한 방문을...
  • 2018-01-16
  •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리투아니아를 찾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4일(현지시간) 일본판 쉰들러 리스트의 주인공 스기하라 지우네(杉原千畝) 전 리투아니아 주재 일본 총영사 기념관을 찾았다. 전범 국가의 과거사도 직시하지 못하는 아베 총리가 독일 정권의 유대인 학살에 맞섰던 일본인을 기리는 것은 이중...
  • 2018-01-15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