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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더미가 된 그렌펠 타워. [AFP=연합뉴스]
지난 14일 런던 공공 임대아파트 '그렌펠 타워' 화재로 집을 잃은 생존자들 다수가 근처의 고급 아파트단지 내에 영구 수용될 예정이라고 영국 이브닝스탠다드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그렌펠 타워가 있는 켄싱턴·첼시구에 신축된 고급 아파트 단지 내에 방 1개부터 3개짜리 집 68채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가구당 최소 분양가가 150만 파운드(약 22억원), 펜트하우스는 1300만 파운드(약 188억원)에 이르는 고급 아파트다.
런던 타워 화재 참사 생존자들을 위해 런던 시가 매입한 고급 아파트. [사진=버클리 그룹]
제레미 코빈 영국 노동당 당수가 켄싱턴 내에 비어있는 고급 주택을 정부가 구입해서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뒤에 나온 조치다. 방 2개짜리 아파트는 분양가가 통상 240만 파운드(약 35억원)이지만 런던 시는 약 1000만 파운드(145억원)에 68채를 구입했다고 한다. 아파트 단지 개발업체인 버클리 그룹이 참사 생존자들을 위해 뭔가 도울 방안을 찾는 과정에서 정부 당국과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토니 피즐리 버클리 그룹 회장은 "우리는 그들 모두에게 집을 찾아주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안전하고 협조적이며, 그들이 잘 알던 친구와 장소에 가까운 어딘가에서 삶의 재건을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그들의 입주를 준비하기 위해 밤낮으로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 타워 화재 참사 생존자들을 위해 런던 시가 매입한 고급 아파트. [사진=버클리 그룹]
그렌펠 타워 화재로 최소 79명이 사망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집을 잃었다. 런던의 한가운데에서 '후진국형 참사'가 일어났다며 비난과 분노가 일었다. 그렌펠 타워에는 120가구가 살고 있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생존자들에게 3주 내에 인근에 새 집을 얻어주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생존자들은 7월 말께 새 집으로 이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런던 시 정부는 공적 자금을 추가로 지원해 완공 속도를 높여 입주를 앞당기기로 했다. 이 아파트의 사이트에 따르면 입주자에게 24시간 컨시어지 서비스와 영화관·수영장 등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그렌펠 타워 희생자들에게도 동일한 서비스가 제공될지는 미지수라고 BBC는 보도했다.
런던 타워 화재 참사 생존자들을 위해 런던 시가 매입한 고급 아파트. [사진=버클리 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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