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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신혜리 기자] ['통일독일 아버지' 항년 87세 지병으로 별세…EU위원장 "나의 친구, 몹시 그리울 것" 전 건물에 조기게양]
“오랫동안 독일을 섬겨주고 희생해준 콜 총리에 감사를 표한다. 그는 영원히 우리의 기억에 통일의 수장이자 위대한 유럽인으로 남을 것이다.”(메르켈 독일 총리)
“그의 비전과 노력은 전 세계에 도움이 되었다. 이런 그의 유산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통일 독일의 아버지’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의 타계에 전 세계가 애도했다.
독일 및 세계 언론은 16일(현지시간) 헬무트 콜 전 총리가 루트비히스하펜에 있는 자택에서 87세의 나이로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콜은 지난 2010년 담낭 수술을 받고 2012년 심장 수술을 받은 데 이어 2015년에는 장 수술과 고관절 치료를 받는 등 노환에 시달려왔다. 여러 차례 위독설이 나돌던 콜은 몇 주 전 병원에 입원한 상태에서 건강이 급격히 악화, 사망했다.
고인의 중요한 외교 파트너였던 조지 HW 부시 미국 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진정한 자유의 벗을 잃었다”며 “그는 유럽의 위대한 지도자 중 한 명이었다”고 말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도 “내 친애하는 친구의 소식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애도를 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고인을 “독일통일과 프랑스·독일 친선우호의 설계자”라고 평가하고 애도를 표했다.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이탈리아는 그를 독일통일과 유럽장벽 붕괴를 이끈 주역으로 기억한다”고 기억했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나의 멘토이자 친구, 유럽의 진정한 정수였던 그가 몹시 그리울 것 같다”며 애통한 심정을 전하며 EU 건물들에 조기를 달라고 지시했다.
콜 총리는 독일의 통화를 마르크에서 유로로 바꾸는 등 유럽연합(EU)을 구성하는데도 주요한 역할을 했다.
독일 기독민주연합당은 트위터에 “우리는 슬픔에 빠져있다 #평화롭게 잠들다(RIP)#헬무트콜”이라고 애도를 표했다.
콜 전 총리는 독일 역사상 민주적으로 선출된 총리 가운데 최장수 총리를 지냈고,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독일 통일을 주도한 인물로 통한다.
콜 전 총리는 1930년 루트비히스하펜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프랑크푸르트대학과 하이델베르크대학에서 공부했다. 기독민주당 청년당원으로 활동하다 1969년 39세의 젊은 나이로 라인란트팔츠 주지사로 당선된 이후 1982년 서독 총리에 올랐다. 이후 1982년부터 1998년까지 16년간 독일 총리로 재임하며, 냉전 시대의 종말을 지켜봤다.
콜 전 총리는 1990년 동서독 통일을 주도하며 그 해 총선에서 압승해 ‘첫 통일 독일 총리’라는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그는 회고록에서 “내 꿈이 완벽히 이뤄졌다. 실로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이후 콜 전 총리는 1992년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마스트리히트’ 조약에 서명해 유럽 연합을 이끌었다. 이후 그는 ‘유럽연합의 건축가’라는 명칭도 얻었다.
콜 전 총리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정치적 아버지’라도 불릴 정도로 독일 총리와 인연이 깊다. 그는 1991년 동독 과학자 출신의 메르켈을 통일 내각의 여성청소년부 장관으로 깜짝 발탁했다. 그러나 1999년 콜 전 총리가 비자금 스캔들에 휘말리자, 메르켈은 콜 총리의 정계 은퇴를 요구하면서 그들의 사이는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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