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이집트=남자의 천국’?…일부다처제의 이면 들여다보니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11월7일 08시56분    조회:1205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동주 카이로 특파원
 “거기 가면 부인이나 여럿 얻어와.”

 이슬람 신도가 인구의 90%인 이집트에 특파원으로 발령이 났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이런 농담을 많이 들었다. 법적으로 아내를 4명까지 둘 수 있는 일부다처제를 인정하는 이슬람 문화가 내심 부러웠던 건지 유독 유부남들이 이런 농을 했다.

 카이로에 와 무슬림 남성들과 편하게 만나는 자리에서 일부다처제에 대한 견해를 물어봤다. ‘이집트=남자의 천국’이라는 선입견은 완벽한 편견이었다. 기자가 만난 무슬림 남성들은 주로 30∼50대였는데, 하나같이 여러 아내를 두는 데 거부감을 드러냈다. 자기들 주변에도 일부다처로 살아가는 이들이 거의 없다고 했다. 둘 이상의 아내를 둔 유부남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법적으로 허용된 중혼(重婚)을 꺼리는 이유는 돈 때문이다. 결혼을 한 번 할 때마다 막대한 비용이 들고 부양 의무가 주어지는 게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중혼을 하면 아내마다 따로 집을 한 채씩 얻어줘야 하고, 생활비나 선물 같은 경제적 지원도 아내마다 동등하게 해줘야 한다. 그런 부담을 감수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50대 유부남 무슬림 마흐무드 씨는 “결혼을 두 명이랑 하느니 몰래 애인을 두는 게 훨씬 낫다”고 말했다.

 일부다처 가정은 부인이 각자 다른 집에 살고 남편이 정기적으로 집을 옮겨 다니는 방식으로 유지된다. 흔히 상상하는 것처럼 한 집에 여러 부인이 같이 사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한 건물에 살아도 각자 다른 층에 산다. 남편이 새 부인을 들이려면 본부인의 승낙을 받아야 하는데,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없는 부인이 울며 겨자 먹기로 남편의 결혼을 허락하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부인끼리 사이가 좋을 리가 없다.
 
 이슬람 가정 문화는 남성 중심적인 가부장적 성향이 강하지만 가장의 권위가 유지되려면 생계를 보장해줘야 한다. 돈을 벌어다 주지 못하는데 권위만 내세웠다간 이혼당하기 십상이다. 2011년 1월 시민혁명 이후 이어지는 사회 불안으로 경제가 곤두박질치면서 이집트의 이혼율은 급상승하고 있다. 이집트의 이혼 건수는 2014년 18만244건에서 2015년 19만9867건으로 1년 만에 10.9%나 늘었다. 이혼 건수 중 67.6%가 여성이 먼저 이혼을 요구한 경우다. 

 
 기자가 만난 카이로 가정법원 판사는 요즘 여성이 이혼을 요구하는 사건의 70% 이상이 남편의 경제적 무능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이슬람 문화에서는 여성이 먼저 이혼을 요구하면 혼전에 계약서로 약조한 위자료를 일절 받을 수 없다. 그럼에도 과거와 달리 요즘에는 생계조차 책임져주지 못하는 남편이 많아진 데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면서 부인 주도 이혼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가 추락하면서 이집트 총각들의 혼인 전선에도 비상이 걸렸다. 부모가 집을 사준다고 해도 인테리어 비용으로만 적어도 15만 이집트파운드(약 1100만 원)는 들어간다. 차량과 가전제품, 신부에게 줄 지참금과 예물까지 합치면 50만 이집트파운드(약 3700만 원)는 필요하다. 직장인 평균 월급이 30만 원 수준인 데다 실업률이 20%에 육박하는 이집트에선 엄청난 금액이다. 

 요즘 같은 때엔 일부다처는커녕 아내 한 명 데리고 살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최근 이집트 정부가 자국 화폐가치를 48% 절하하고 정부보조금을 대거 삭감하는 조치를 단행했으니 앞으로 살림살이는 더욱 팍팍해질 것이다. 이집트의 고개 숙인 남자는 좀처럼 일어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돈 못 벌어오는 가장은 집에서 기를 못 펴고 사는 건 이슬람 국가나 한국이나 마찬가지다. 
  
조동주 카이로 특파원
동아일보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16
  • 회수 블랙박스 음성녹음 공개돼…당국, 신원확인 작업 박차  (멕시코시티·서울=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김수진 기자 = 브라질 프로축구리그 소속팀 선수 등 71명의 목숨을 앗아간 비행기 추락 사고 당시 기체에 연료가 없었다고 콜롬비아 항공당국이 밝혔다. 이번 참사가 터무니없는 원인에서 비롯된 인...
  • 2016-12-01
  • 28일(현지시간) 브라질 프로 축구팀이 탑승한 항공기의 콜롬비아 산악지역 추락 사고 현장 © AFP=뉴스1 사고 원인으로 연료 부족 가능성 대두 (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브라질 프로 축구팀 사페코엔시 선수들을 태운채 콜롬비아에서 추락한 전세기가 사고 당시 연료가 떨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AFP통...
  • 2016-11-30
  • 인민넷 조문판: 미국 록색당 대통령후보자 질 스타인은 28일 펜실베니아주에서 대선 재검표절차 가동을 신청하고 이 주에서 살고있는 유권자들이 자신의 선거구역에 가서 재검표신청서를 바칠것을 호소했다. 스타인경선단체는 성명을 발표하여 "전 주에는 이미 100여개 선거구역의 유권자들이 재검표신청을 제출했다"고 했다...
  • 2016-11-30
  • 한국과 일본이 23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체결한것과 관련해 중국 외교부 경상대변인은 이날 북경에서 한국과 일본이 군사정보 협력을 강화하는것은 반도의 대립을 가중시키고 동북아지역에 불안한 요인을 더해줄것이라고 밝혔다. 경상대변인은 해당 국가가 랭전사유로 군사정보협력을 강화하는것은 평화발전의 시대적흐름...
  • 2016-11-30
  • (AFP=뉴스1) 윤지원 기자 = 남아프리공화국 집권 여당은 최근 인도계 재벌과 결탁 혐의로 탄핵 위기에 몰린 제이콥 주마 대통령에 대한 하야를 거부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집권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는 2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주말부터 주마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 투표 발의 여부를 두고...
  • 2016-11-29
  • 중국 국가관광국 리금조 국장이 24일 도꾜에서 일본 이시이 게이치 국토교통대신과 회담하고 두나라 관광협력을 추진하고 상호래왕규모를 확대하는 등 의제를 둘러싸고 의견을 교환했으며 “관광교류와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할데 관한 중화인민공화국 국가관광국과 일본국 국토교통성의 량해비망록”을 체결했다.&...
  • 2016-11-27
  • "혁명은 미래-과거 사이 투쟁, 좋은 정부 만들면 턱수염 자르겠다"도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반 세기간 쿠바의 지도자로 살다 25일(현지시간) 타계한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은 파란만장한 인생만큼이나 무수한 명언을 남겼다.  카스트로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사회주의 신념이나 반(反) 미국 ...
  • 2016-11-27
  • 철저한 반미주의자·좌파 아이콘·공산혁명 연설때 비둘기가 어깨에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쿠바 공산 혁명의 아버지 고(故) 피델 카스트로는 냉전 시대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만큼 숨겨진 뒷얘기들도 많다.  AFP통신은 26일(현지시간) '피델 카스트로 : 인생의 여섯 가지 스냅샷'이란 ...
  • 2016-11-27
  • 1959년 쿠바 혁명 이후 반세기 동안 쿠바 지도자 2006년 동생 라울에게 권력 넘겨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쿠바의 공산혁명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25일(현지시간) 밤 타계했다고 주요 외신들이 쿠바 현지 언론을 인용해 일제히 보도했다. 향년 90세.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 평의회 의장은 자...
  • 2016-11-26
  • “TPP 탈퇴, 취임 첫날 발표” 가장 먼저 달려가 당선 축하 허사 공들인 쿠릴 4개섬 반환도 먹구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미국이 빠지면 의미가 없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밤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이곳을 순방 중이던 아베 신조(安倍晋三)일본 총리는 내...
  • 2016-11-25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