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편집광' 앤디 그로브 前 인텔 CEO 타계... 난민에서 실리콘밸리의 전설로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3월23일 13시44분    조회:1432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텔 전(前) 최고경영자(CEO) 앤디 그로브(Andy Grove)가 21일(현지시각) 79세의 나이로 타계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그로브의 사망원인은 발표되지 않았으나 그가 수 년간 앓아온 파킨슨병이 원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헝가리 유대인 출신인 그로브는 미국 IT 업계의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힌다. 그가 미국에 망명할 때 수중에는 20달러밖에 없었고 영어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하지만 20여년 뒤 그는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 인텔의 사장직에 올랐다. 그가 인텔을 이끈 기간만 30년에 이른다.

◆ 홀로코스트, 공산당 독재에 시달린 성장기… 20달러만 들고 미국에 도착

그로브는 1936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유대인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그는 홀로코스트와 공산당 독재를 거치며 힘겨운 성장기를 보내야 했다.

가장 먼저 그를 괴롭힌 것은 병마였다. 그로브는 4살 무렵 성홍열을 앓아 청력의 상당 부분을 잃었다.

1942년부터는 2차 세계대전이 그로브의 삶에 영향을 미쳤다. 그로브의 아버지는 헝가리 군대에 징집된 후 가족과 연락이 두절됐다. 1944년에는 독일 나치가 헝가리를 점령했고, 어린 그로브는 유대인을 상징하는 '다윗의 별'을 달고 다녀야 했다. 나치가 유대인들을 수용소로 보내기 시작하자 그로브의 가족은 수용소행을 피하기 위해 부다페스트를 떠나 숨어 지냈다.


앤디 그로브 전(前) 인텔 CEO. /블룸버그 제공

2차대전이 끝난 뒤 어린 그로브의 삶은 안정되는 듯 했다. 포로 수용소에 갇혀있던 아버지가 돌아왔고, 아버지가 정부 소유 가축 회사의 관리직으로 임명되면서 경제적 기반도 확보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공산정권이 이들을 괴롭혔다. 그로브의 삼촌이 신문 편집자라는 이유로 체포됐고 그로브의 아버지는 곧 해고당했다.

동유럽에 반소련 정서가 확대되면서 헝가리 사회는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1956년, 헝가리에서 대규모 반소련 시위가 일어났고 소련 군대는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헝가리 시민들을 학살했다. 이 무렵 그로브는 헝가리를 탈출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가족들과 헤어져 홀로 헝가리 국경을 넘었다. 국경을 감시하는 소련 군대를 피해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도착한 그로브는 국제구호위원회(International Rescue Committee)의 도움을 받아 미국으로 망명했다. 이 때 그의 손에 들린 재산은 20달러가 전부였다.

◆ 인텔 3번째 멤버로 합류…마이크로프로세서로 인텔 전성기 열어

미국에 도착한 그로브는 친척들의 도움으로 난민 수용소를 벗어나 미국에서의 생활을 시작했다. 미국의 비싼 학비를 감당할 능력이 없었던 그로브는 학비가 전액 무료인 뉴욕시립대학교에서 화학 공학을 공부했다. 이후 UC 버클리에서 화학 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그로브는 1963년 반도체 회사 페어차일드에 입사했다.

입사 초기, 페어차일드 직원들이 반도체 개발을 위한 수식 계산에 골머리를 앓고 있을 때, 그로브는 프로그래밍 언어 ‘포트란(Potran)’을 이용한 수식 계산 프로그램을 만들어 문제를 해결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1963년부터 1968년까지 그로브는 학술지에 4편의 논문을 기고하고 2건의 특허를 신청했다. 고든 무어와 로버트 노이스는 1968년 인텔을 창업하면서 그로브에게 합류를 권했다. 인텔의 3번째 멤버가 된 그로브는1979년 인텔 사장으로 승진했고, 1987년에는 인텔 CEO, 1997년에는 인텔 회장직까지 올랐다. 그로브는 1998년 인텔 CEO 자리에서는 물러났지만, 2005년까지 인텔 회장으로 일했다.


앤디 그로브 전(前) 인텔 CEO. /블룸버그 제공

그로브의 주 업적은 인텔 사장으로 일하던 1980년대 중반 회사의 주력 사업을 메모리칩에서 컴퓨터용 마이크로프로세서로 변경한 것이다. 창업 초기 메모리 산업을 사실상 독점했던 인텔은 일본 기업들이 메모리 시장에 뛰어들자 흔들리기 시작했다. 1985년 초에 30달러였던 256KB 메모리 가격이 몇 달만에 3달러까지 떨어지면서 인텔은 1억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인텔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새로운 분야에서 활로를 찾아야 했다.

메모리 사업 쇠퇴로 고민하던 그로브는 당시 CEO였던 고든 무어를 찾아가 “주주들이 우리를 내쫓고 새로운 경영진을 내세운다면 그들이 무엇을 할까?”라고 물었다. 무어가 “메모리 사업에서 철수하겠지”라 답하자 그로브는 “그럼 메모리 사업을 끝냅시다”고 말하고 바로 사업 구조 변경에 착수했다.

그로브는 메모리 공장을 폐쇄하고 8000명이 넘는 직원을 해고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가 메모리 대신 택한 사업은 컴퓨터용 마이크로프로세서였다. 그로브의 결정은 개인용 컴퓨터 보급이 늘어나는 시기와 맞물리면서 인텔을 빠르게 성장시켰다. 1990년대 인텔은 매년 30%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고, 컴퓨터용 마이크로 프로세서 시장에서 80%를 넘는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며 사실상 시장을 독점했다 .

◆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인텔 특유의 평등 문화 만들어

그로브는 인텔 내부에 ‘평등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임원들은 개인 사무실을 받는 대신, 일반 직원들과 똑같은 크기의 책상에서 일했다. 임원 전용 주차장도 만들지 않았다. 그로브 본인이 CEO로 일할 때도 빈 주차 공간을 찾기 위해 회사 주변을 빙빙 돌아야 했다.

그로브가 평등을 강조한 것은 지위에서 오는 권력이 직원들의 창의력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신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부딪히면서 길을 찾아나가야 하는데, 구성원들이 상급자의 지위를 의식하면 제대로 된 논쟁이 불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그로브는 임원들의 특혜를 없앰으로써 직원과 임원들의 심리적 격차를 좁혔고, 구성원들의 의견개진이 자유롭게 만들었다.

인텔 사내에 평등 문화를 확산시킨 그로브였지만, 그는 직원들에 대한 통제로도 악명높았다.

출근시간인 아침 8시보다 늦게 출근하는 사람들은 지각자 명단에 이름이 올랐고, 그로브의 특별관리 대상이 됐다. 회사 내에서 직원들끼리의 잡담도 금지됐고, 근무시간에는 라디오나 음악도 들을 수 없었다. 그로브는 직원들의 작업계획표를 일일이 체크했기 때문에 정해진 일정대로 개발이 진행되지 않는 경우에는 어김없이 질책을 들어야만 했다. 그는 수시로 직원들의 책상을 점검해 자리 정돈이 돼 있지 않은 직원에게는 직접 주의를 주기도 했다.

당시 자유로운 근무 분위기를 자랑하던 실리콘밸리에서 그로브의 방식에 불만을 품는 직원들도 많았지만, 그로브는 끝까지 자신의 방식을 고집했다. 직원들은 회사내에 먼지하나 허용하지 않았던 그의 태도를 빗대 그로브를 ‘미스터 클린’이라 부르기도 했다.

이런 엄격함은 그로브의 철학에서 나왔다. 그로브는 자신의 저서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에서 “성공은 만족을 낳고, 만족은 실패를 낳는다. 과거와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는 순간, 미래의 생존 근거를 잃게 된다. 항상 긴장하는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고 말했다.

◆ 말년엔 파킨슨병과 고독한 싸움...실리콘밸리 거물들도 추모 메시지

그로브는 노년기에 접어들면서 병마에 시달렸다. 1995년에는 전립선암 판정을 받았고, 2000년에는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다. 이후 그로브는 파킨슨병 연구를 위해 3000만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그로브의 타계 소식이 알려지자 실리콘밸리 인사들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추모글을 남겼다. 팀 쿡 애플 CEO는 트위터에 “앤디 그로브는 전세계 테크놀로지 업계의 거인 중 하나였고, 미국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애도를 표했다.

마크 안드레센 페이스북 이사는 페이스북에 “앤디 그로브는 실리콘밸리 최고의 회사를 키워낸 사람”이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도 “앤디 그로브와 일하는 것을 참 좋아했다”며 “그는 20세기 가장 뛰어난 비즈니스 리더 중 한명이었다”고 추모했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16
  • 남미 아르헨티나의 정글 속에서 2차 대전 당시 지은 것으로 보이는 독일 나치의 은신처가 발견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23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대 탐사팀이 최근 아르헨티나 북단 파라과이 국경 근처 밀림에서 독일 나치의 은신처로 보이는 건물들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건물 안과 밖에서 1938~1944년 사이에 ...
  • 2015-03-24
  • 고(故)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는 원래 지독한 애연가였다. 1957년까지만 해도 그는 하루 담배 2갑을 꼭꼭 피웠다. 담배 연기는 그의 목을 해쳤다. 급기야 선거기간 중 목소리가 안 나오기 시작했다. 지지자들에게 고맙다는 인사조차 건네기 힘든 목 상태에 놀란 그는 담배를 끊었다. 60년대부터 리콴유의 사무실 내 흡연이...
  • 2015-03-24
  • 승객과 승무원 148명을 태운 유럽 저가항공사 여객기가 24일(현지시간) 알프스산맥에 추락했다.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AFP·dpa통신에 따르면 독일 루프트한자 계열 저가항공사 저먼윙스의 에어버스 A320기는 이날 오전 10시47분쯤 프랑스 남부 알프스 상공에서 인근 관제탑에 긴급 구조요청을 보냈...
  • 2015-03-24
  •   [서울=신화통신] 중국 외교부장 왕의는 21일 서울에서 한국 외무장관 윤병세, 일본 외무상 기시다 후미오와 함께 제7차 중일한 외무장관회의에 참석했다. 왕의는 다음과 같이 표했다. 오늘의 회의는 뒤늦게 열렸고 또한 아주 어렵게 재개된 회의인만큼 소중히 여겨야 한다. 동시에  참답게 반성하고 그가운데서...
  • 2015-03-23
  • 리콴유 싱가포르 전 총리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싱가포르 건국의 아버지로 추앙받던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91세. 블룸버그통신은 리 전 총리가 23일 새벽 3시18분(현지시간) 입원 중이던 싱가포르종합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싱가포르 총리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 사실을 알리고 리...
  • 2015-03-23
  • 2012년9월 강원도 철원 사격장에서 미2사단 제210화력여단이 다연장 로켓포 실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210화력여단에 MLRS 1개대대 9개월 단위 추가 순환배치 (워싱턴·서울=연합뉴스) 강의영 특파원 김호준 기자 = 미국 국방부는 20일(현지시간) 경기도 동두천 지역에 배치된 주한미군 제210화...
  • 2015-03-21
  •   TED 블로그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불륜 상대였던 모니카 르윈스키(42)가 사이버 폭력 방지 운동가로 변신했다. 르윈스키는 19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진실 그리고 대담’이라는 주제로 열린 테드(Ted) 콘퍼런스에 연사로 등장했다. 그는 “(스캔들 이후) 방종한 여자, 매춘부, 백치 그...
  • 2015-03-20
  • 윁남정부가 대리모를 통한 출산을 합법화한 이후 불임부부들의 시술신청이 이따르고있다. 19일 윁남 일간지 뚜오이쩨 등에 따르면 대리모방식의 출생을 허용하는 혼인가족법 개정안이 이달 15일 시행된 이후 하노이병원 등 정부지정 시술병원 3곳에 불임부부들의 시술신청이 100여건 접수됐다. 이 개정안은 선천적으로 자궁...
  • 2015-03-20
  • 한 이라크 정부군 병사가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티크리트 북서부 지역을 바라보고 있다.© AFP=뉴스1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장악중인 티크리트 탈환에 나선 이라크 정부군이 군사작전 중단을 선언했다. 인명피해 예방과 사회기반시설 보호를 위한 일시적인 중단이라고 해명했지만...
  • 2015-03-18
  • 국방부, 중국 겨냥 “주변국 영향력 행사하려 해선 안돼” 미 차관보 “배치안된 시스템, 제3국이 강하게 나서 의아” 중국 외교부 “신중히 결정해달라” 거듭 우려 표명 한국과 미국이 17일 비슷한 시각에 유사한 수위로 ‘사드(THAAD·종말단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국...
  • 2015-03-18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